건강

암 환자, 제대로 못 먹어서 사망 20%

道雨 2007. 10. 13. 14:10

 

 

암 환자, 제대로 못 먹어서 사망 20%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살다보면 입맛, 밥맛이 없어질 때가 참 많다.

실연당한 젊은 남녀, 사업에 실패한 가장, 성적이 떨어진 수험생 등등 대부분 슬픈 일을 겪었을 때나 뜻하는 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때다.

어린 손주가 어디 아프기라도 하면 할머니 할아버지들 또한 덩달아 상을 물리신다.

이런 경우 잃었던 입맛이 다시 돌아오곤 하지만 식욕부진의 결과가 극단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암 환자들이다.

◇치료 후유증 등 식욕부진 원인 다양

해마다 암으로 숨지는 한국인은 6만4000여명, 전체 사망자의 4명 중 한 명이 암 환자다. 이처럼 암은 국민의 전체 평균수명을 좌우할 정도로 막강한 질병이다.

한편 암환자의 절반은 암으로 죽는 것이 아니라 영양불량으로 숨진다는 말이 있다. 말기 암 환자 뿐 아니라 대부분의 암환자에게서 식욕부진 현상이 흔하게 관찰되기 때문이다.

단순 굶주림에 비해 암에 의한 굶주림은 암세포의 증식 등에 의한 대사활동이 지속되는 가운데 몸에 영양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전체적인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는 것.

식욕부진의 정도는 암의 종류와 치료에 따라 달라지고 항암치료에 의한 2차적으로 식욕부진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암환자 치료에 동반되는 항암요법은 불가피하게 신체에 손상을 가하는 경우가 빈번하고 스트레스를 가중시켜 인체의 자연치유의 능력이 저하 된다”고 설명한다.

식욕부진에 의한 암환자의 영양부족상태는 입원환자의 50%까지 보고될 정도로 흔하게 볼 수 있다.

식욕이 떨어지고 구토나 메스꺼움을 잘 느끼는 한편 암환자의 경우 입맛 자체가 변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암환자의 절반의 경우에서 혀 맛 봉오리의 수, 기능의 변화를 비롯해 단맛을 잘 못 느끼고 쓴 맛을 쉽게 느끼는 생리적인 변화가 생긴다.

암환자에게 투여되는 항암제를 포함한 약제들은 암 조직뿐만 아니라 체내 모든 곳에서 분비된다. 미각은 혓바닥의 맛 봉오리에 있는 미각세포를 통해 느끼는데 침샘을 통해서도 분비되는 약제들이 맛 봉오리를 자극하게 되므로 미각의 이상이 초래된다.

◇잘 먹어야 암도 이겨내

식욕부진의 가장 큰 두 가지 원인 중 첫 번째는 암 그 자체와 치료에 따른 후유증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영양지원으로 비교적 쉽게 해결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암이 체내에 존재함으로 나타나는 염증반응인데 이것은 사이토카인과 그 외 염증반응물질 때문에 일어나므로 치료하기가 어렵다.

이렇게 식욕부진, 영양분의 섭취불량, 암환자에서 보이는 대사이상 등이 복합적인 원인이 돼 지속적인 체중감소로 이어지고 사망에 이르는 상태를 ‘악액질’이라 한다. 이 악액질로 사망하는 비율은 암 환자 사망 원인 20% 정도를 차지한다.

암환자에게는 편안한 마음가짐 못지 않게 무엇보다 잘 먹고 충분한 영양섭취를 하는 게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언급한대로 암환자의 미각이상이 보여 지는 가운데 그 원인이 심리적인 요인에 의한다는 것이 밝혀져 안정제의 투여로 미각이상이 호전됐다는 보고가 있다.

만약 악액질 상태인 환자가 경구섭취가 가능하다면 필수 아미노산과 분지아미노산, 오메가 3지방산이 다량으로 포함된 고단백식이가 좋다.

그리고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이 함유된 메게이스와 같은 식욕개선 약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식사에 아연, 엽산, 알파라이포익산, 비타민 B 종합제제를 첨가하면 미각 호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영양지원팀의 협의를 통해 입맛에 맞는 음식을 찾아 체내단백질과 에너지를 보충해 주는 것이다.

전문의들은 “암환자에 있어 식욕부진을 개선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영양지원 목적의 치료가 아니라 환자의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한다.

이희정기자 euterpe@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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