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군사정보협정 체결 밀실 추진과 관련해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을 참여 정부 때부터 실무논의가 있었다는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의 주장에 대해 “후안무치한 거짓말”이라는 거센 비판이 제기됐다.

 

박선원 전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은 최근 ‘사람사는세상’ 홈페이지에 기고한 글에서 최근 한일군사정보협정 파동과 관련한 현 정부의 주장에 대해 이같이 밝히고 협정 논의 자체를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지난달 29일 아침 “한일간 상호군수지원협정문제는 2008년이 아니라 그 전부터 실무선에서 많이 논의돼왔다…언제부터 누구에 의해 논의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의 주장에 대해 박 전 비서관은 “정말 후안무치하고 무책임한 정권이며, 비겁하기 이를 데 없다”며 “안보를 위해 꼭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버티지 못해서 겨우 찾아낸 알리바이가 참여정부 때도 그런 논의가 실무자 사이에 논의가 있었다는 헛소리라니 기가찰 일”이라고 성토했다.

 

박 전 비서관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군사정보협정 보다 한단계 높은 군사지원협정까지 제안한 게 이명박 츠기아먀 정권이다.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듯 거짓말해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차라리 일본에게 100개를 넘겨주더라도 하나라도 받으면 좋은 것 아니냐고 항변하는 게 낫지 않을까”라며 “코웃음 거리는 되겠지만 비겁하고 야비하다는 이 정권의 속성까진 노출하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고 개탄했다.

 

 

   
이명박 대통령 노컷
©CBS노컷뉴스

 

2008년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서 먼저 일본측에 군사지원협정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는 것은 지난달 29일자 세계일보가 단독보도한 내용이다.

 

이와 함께 박 전 비서관은 한일군사정보협정의 위험성에 대해 “츠기야마 아끼히로, 이명박 정권의 뼛속깊은 친일근성이 마침내 가장 민감한 군사정보를 일본에 유출될 수 있는 통로를 합법적으로 열어주는 협정”이라고 혹평했다.

 

박 전 비서관은 협정의 실익에 대해서도 “‘2급 군사비밀’이나 ‘특수정보’ 수준의 고급 정보를 일본으로부터 얻을 게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진정한 의미에서 안보에 도움이 된다기 보다 손실이 훨씬 클 수 밖에 없다”며 “일본은 중요정보에서 잘못 판단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신중해야 하며, 실익 차원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협정이 체결되면 정부기관의 정보관리체계가 붕괴되고 누구나 일본 스파이노릇을 할 위험도 있다고 그는 우려했다. 박 전 비서관은 “한일군사보호협정이 체결되는 순간 우리 군과 국정원, 그리고 외교부의 정보관리체계가 와해될 수도 있다”며 “일본에 정보를 전달해도 죄가 되지 않는다면 누구든 일본의 스파이가 될 수도 있다. 한국 측에서 건네진 정보를 일본 정부가 잘 간직할 테니 염려하지 말라 하고 접근하는 형국에서 원론적으로 보자면 누구든 매수될 수 있지 않겠는가. 처벌될 것이라는 부담이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박 전 비서관은 “그에 반해 정말 애국적이고 능력있는 정보요원들은 사기가 떨어질 것”이라며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혼란에 빠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선원 전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현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

 

더구나 현 정부야 말로 국방정보의 중요성을 말할 자격이 없다는 점도 지적됐다.

박 전 비서관은 국방부 내 ‘국방정보본부’의 기능을 그 어느 때보다 활성화시켜줬던 참여정부 때와 달리, 이명박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해체시켜버린 점을 들어 “국방정보본부를 해체한 게 누구인가. 이명박 청와대 아닌가”라며 “국방은 곧 정보이며, 정보는 곧 국방인데, 다 무너뜨려놓고 이제 일본에게 내주자는 속셈이라면 이는 반역”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박 전 비서관은 한일군사정보협정을 연기할 것이 아니라 당장 더 이상 추진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해야 한다며, 이를 밀어부친 청와대는 공식 사죄하고, 책임자를 당장 문책 사임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전 비서관은 또한 “일본과의 군사정보협력은 일본이 한반도 안보와 장래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망 통제권에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는 첫단추”라며 “츠기야마 명박정권, 이제 그냥 정권이 끝나는 날까지 조용히 있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