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내년부터 개정되는 중학교 교과서에서 ‘시인’ 도종환(58) 민주통합당 의원의 작품을 뺄 것을 권고(?)해 말썽이 일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교과부 산하로 검정교과서를 심사하는 국가기관이다. 교육과정평가원은 9일 검정심사를 통과한 중학교 국어 교과서 16종에 대한 수정·보완 의견을 출판사에 보내면서 이 중 도종환 의원의 시와 산문 작품이 실린 8개 출판사 교과서에 도 의원의 시를 다른 시로 교체해 줄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시인이자 교사 출신인 도 의원은 1986년 시 ‘접시꽃 당신’을 발표하면서 이름이 널리 알려졌으며, 2002년부터는 중·고교 국어 교과서에 ‘담쟁이’, ‘흔들리며 피는 꽃’, ‘어떤 마을’ 등의 시와 산문이 실렸다. 논란이 되고 있는 도 의원의 ‘담쟁이’ 시 전문은 다음과 같다. 담쟁이 저것은 벽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이런 시를 두고 평가원 관계자는 “도 시인이 현역 정치인인 만큼 교과서 내용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며 “교과목 별 편찬상의 유의점 및 검정기준을 보면 ‘교육의 중립성 유지’라는 항목이 있는데 현역 국회의원의 경우 정치적 중립성을 감안해 수록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평가원측의 주장이 원칙론적인 면에서 완전히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이같은 조치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해 보인다. 우선 이같은 ‘원칙’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오래전부터 관행으로 정착돼 있어야 했다. 그러나 5공 시절 민정당 전국구 의원을 지낸 김춘수 시인의 작품은 그간 단 한 번도 이런 일로 논의된 적이 없었다. 도 의원의 시가 논란이 된 것은 그가 국회의원이 돼서라기보다는 그가 최근 통합민주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문재인 고문 캠프의 대변인으로 활동하는 점, 또 문 캠프의 외곽 싱크탱크 조직의 명칭이 ‘담쟁이 포럼’인 점 등이 ‘눈에 거슬린’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도 의원의 ‘담쟁이’ 시는 은연중에 문 고문을 연상시킬 수 있다고 본 듯하다. 문 고문은 지난달 17일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하면서 선언문 말미에 ‘담쟁이’ 시 끝구절을 인용한 바 있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결국 그 벽을 넘는다.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라는 시의 일부입니다. 우리 모두 담쟁이처럼 서로 두 손 꽉 잡고 벽을 넘읍시다. 특권의 벽, 차별의 벽, 분단과 분열의 벽, 패배주의의 벽을 넘읍시다. 저 문재인과 함께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엽시다.” 도 의원이 ‘친노’ 진영과 가까운 사이인 건 맞고 그런 인연으로 국회에 진출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이유만으로 작가의 작품을 정치적으로 해석한다면 이승만, 전두환 찬양시를 미당 서정주 시인의 작품은 물론 육영수 여사 관련 책을 펴낸 청록파 시인 박목월의 작품도 교과서에 싣는 것은 재검토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단 문인뿐만 아니라 소설가, 화가, 음악가 등 예술인 전반에 걸쳐 논의를 해봐야할 것이다. 평가원측의 조처에 대해 도 의원이 부이사장을 지낸 한국작가회의는 ‘정치적 탄압’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시영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은 “현역 국회의원이라는 이유로 도 시인의 시가 실린 출판사에 공문을 보내 이를 모두 삭제할 것을 요구한 것은 ‘시계가 박정희 시대로 회귀하고 있는 일’”이라며 “5공화국 시절 김춘수 시인이 민정당 전국구 의원이었는데 그의 시 ‘꽃’이 교과서에서 삭제됐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이어 “교과서 수록시는 특정한 정치이념이나 종교, 인종에 대한 편견을 주장한 것들은 엄격히 규제되고 있지만 도 의원의 시는 서정시의 품격을 유지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도 시인의 시를 모조리 삭제하라고 하니 이는 특정 시인 죽이기이며 나아가 야당 정치인에 대한 정치 탄압이자 학생들의 문학 작품 향수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한국일보>는 9일자 사설에서 “정치인이 됐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사람 작품까지 아예 교과서에서 빼야 한다는 발상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교육평가원의 잣대대로라면 교과서에 실을 수 있는 시와 소설, 그림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아무리 봐도 교육평가원의 특정인 작품 배제 요구는 과잉반응”이라고 지적했다. 적절한 지적이라고 본다. 한편,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사이버 공간에서는 평가원을 비난하는 글에 이어 도 의원을 격려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끝으로 논란이 된 도 의원의 또 다른 시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아래 소개한다.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 '시인' 도종환 의원. ⓒ 도종환 공식홈페이지
도종환의 ‘담쟁이’ 詩 교과서에서 빼라는 이유
[뉴스비평] “정치 중립성 훼손 우려”…문재인 후보 ‘담쟁이 포럼’ 의식한 듯
정운현 기자 | 등록:2012-07-09 11:57:14 | 최종:2012-07-09 13:37:19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 벽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사직터널 입구의 모습. ⓒ 진실의길
오죽했으면 여당 최고위원까지 나서서 철회를 요구했을까. ‘친박’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문제제기를 하고 싶다”며 “만약 교과서에 실릴 때 그것이 어떤 이념이나 특정 정당이나 정파와 관련 돼 실렸다면 그건 문제가 되겠지만 그 분이 정치활동 이전에 순수하게 문학작품으로서 교과서에 실릴만하다고 판단이 서서 실렸다고 한다면 아무리 국회의원이 됐다고 그 작품이 교과서에서 삭제돼야 한다는 것에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교과부를 비난했다.
안도현 시인(@ahndh61)은 “만약에 도종환 시인이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에 배정이 되었다면? 시인의 시를 국어교과서에서 빼라고 지시한 이주호 장관 취소하느라고 허둥지둥 정신 없었을테죠.”라며 비꼬았고, 한 트위터리안(@mett****)은 “이건 독재의 시대에나 가능한 사소한 아래 것들의 과잉충성이나 심각한 도그마가 아닐 수 없다”며 평가원의 처사를 비난했다. 관료사회의 ‘눈치보기’가 극에 달했다는 지적인 것이다.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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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지수 제로 정권'의 시인 도종환에 대한 폭력
[김민웅 칼럼]<96> 너희가 파블로 네루다를 아느냐
어이없다
이명박 정권이 하는 짓이 매사가 이렇다. 문화지수 제로 상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산하기관 교육과정평가원을 통해, 중학교 국어 검정 교과서에 실린 도종환의원의 작품을 삭제하라는 "권고"를 내린 것이다. 말은 "권고"지만, 수정보완이 미진할 경우 검정 교과서 합격 취소가 가능하다고 밝혀 실질적인 삭제 압력을행사한 것이다.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정치인의 작품이므로 교체 바람' '국회의원 당선자의 작품이므로 부적절함' '특정 인물에 대한 편파적 옹호임' 등이다. 어이가 없다.
이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사실 이명박 정권이 도종환 시인이자 국회의원의 작품을 달가워 할 까닭은 없다. "담쟁이" 같은 작품은 함께 손을 잡고 연대의 힘으로 시대의 한계를극복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도처에서 이명박 정권의 정치적 폭력에 대한 저항의 의지를 표명할 때 쓰이고 있다는 점에서 유쾌할 리가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이참에 교과서에서 도려내고 싶었나보다.
▲ 교과부가 도종환 의원의 시를 교과서에서 삭제할 것을 권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뉴시스 |
문학작품에 대한 모독
야비하고 치졸하지 않은가? 문학작품의 가치를 그런 식으로밖에 볼 줄 모르는가? 그에 더해, 멀리 내다보고 이루어나가야 할 교육이 어찌해서 정권의 이해관계나 입장에 따라 좌우되어야 하는가? 그런 이유에서가 아니라면 당장에 삭제권고 조치를 취소하고 당사자에게 깊이 머리 숙여 사과를 해야 할 일이다. 이런 모독이 어디 있는가? 그 모독은 단지 작품의 저자에게만 향해 있는 것이 아니라, 그의 작품을 사랑하고 아끼는 이들 모두를 향해 저질러진 횡포다.
우선 도종환의 작품은 교과부가 삭제의 이유로 내세웠던 것처럼 정치인의 작품이 아니다. 시인으로서 써온 작품들이다. 그에 더해 오랫동안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것들로서, 그러한 평가 위에 교과서에 수록되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난데없는 폭언인가?
문학작품은 작품 자체로서의 의미와 가치를 우선해서 논하기 마련이다. 문인시절 썼던 작품이 국회의원 당선자가 되면 작품성이 갑자기 사라진다는 말인가? 게다가 국민들에게 사랑받아온 작품이 교과서에 실려 자라나는 세대에게 전수되는 것이 어째서 "특정인물에 대한 편파적 옹호"인가? 문학작품에 대한 교육이지.
가령 시인으로서 정치인이 되었던 김춘수의 작품 "꽃"을 그 누구도 이런 식으로 취급하지 않았다. 어느 누구도 그의 작품이 교과서에 실려 있다고 해서 지금 교과부가 앞세운 이유를 들어 문제 삼은 적이 없다. 왜? 당연하지 않는가? 시인으로서 심혈을 기울여 썼던 시기의 작품 가치가 그의 정치사회적 신분변화에 의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슨 금서조치를 취하듯, 정치인이 되면 그의 작품은 후세에게 교육될 수 없다는 식으로 나오는 것은 그 자체가 동기가 불순한 정치적 결정이라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인문정신을 가진 정치를 꿈꾸며
이 사안은 시인이 정치인이 되었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그러면 이에 대해 생각해보자. 누군가는 도종환에게 시인이 시인으로 살지 왜 정치에 뛰어드는가, 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권력욕이 아니라 문화계의 대표로 역할을 하기 위해 시인으로서의 삶을 일단 희생시키는 결단을 했다면 그건 당사자에게는 고뇌에 찬 결정이었겠지만, 우리에게는 한편 아쉬우면서도 한편 고마운 일이다. 여기서 아쉽다는 것은 시인으로서의 활동을 그만큼 접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로써 그의 문학작품이 교과서 삭제라는 난행을 당할 이유가 성립되지 않는다.
또 정치가 인문정신을 가진 시인과 만난다는 점에서 시인이 있는 정치는 국민을 위해 다행스러운 일이다. 정치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예술이라고 하지만, 술수가 대세인 현실에서 예술정신을 지닌 이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건 아름다운 일이다. 물론 시인 도종환을 아끼는 이들은 그가 정치로 길을 선택했을 때 아파했다.마음 결 고운 그가 그 난리 통 속에 들어가서 어떻게 견딜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그의 역정이나 그의 작품세계에서 드러난 정신이나 그의 성품이나 그의 세계관을 보더라도 국회의원 도종환은 시인 도종환 못지않게 진솔하게 활약할 것이다. 그는 꽃 하나 피워내기 위해 바람에 흔들려도 마다하지 않으며, 저 혼자 빠르고 멀리 앞서 가기보다는 손잡고 담쟁이처럼 "어쩔 수 없는 벽처럼" 보이는 담을 함께 넘어서는 모습으로 정치를 할 것이다. 정치란 바로 그렇게 하면서 희망을 일구어내는 일이 아니겠는가?
그의 말대로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또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그에 더해,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시인의 마음을 고문하는 권력이 있기에 시인이 정치에 뛰어드는 것이다.
파블로 네루다, 그리고 도종환의 시 <강>
우리는 시인의 작품을 난도질 하는 정부가 있는 나라에서 살고 있다. 시인이 정치인이 되었다고 그가 시인이 아니지 않다. 그는 도리어 정치에 시인의 영혼을 불어넣는 이가 될 수 있다.
파블로 네루다를 잊었는가? 그가 시인이자 정치가였던 사실에 대해 이 나라 정권은 어떻게 생각할까?
도종환은 언젠가 다시 시인의 자리로 귀환할 것이다. 그런 그를 모욕하지 말라.
어느 전철 역 승강장 유리창에 실린 그의 시 <강>이다.
가장 낮은 곳을 택하여 우리는 간다
가장 더러운 것들을 싸안고 우리는 간다
너희는 우리를 천하다 하겠느냐
너희는 우리를 더럽다 하겠느냐
우리가 지나간 어느 기슭에 몰래 손을 씻는 사람들아
언제나 당신들보다 낮은 곳을 택하여 우리는 흐른다
이게 도종환의 시이고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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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도종환에 대한 역연좌제와 사상검증
(다음 아고라 / 늙은도령 / 2012-07-09)
기획재정부와 국토부에 이어 대한민국을 악마의 수렁으로 끌고 가고 있는 곳이 교육과학부인데, 이번에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내세워 도종환 의원의 작품을 교과서에서 삭제권고 했다.
도종환 시인이 민주통합당의 국회의원이 되었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그의 작품들을 삭제권고하게 된 것이 그들의 주장인데, 바로 이런 지극히 정치적인 행위가 대한민국 교육을 파괴하는 전형적인 예이다.
얼마 전에 진화론에 관한 내용들을 교과서에서 삭제토록 지시한 교과부의 비과학적, 특정 종교 편향적인 행태를 보인 것도 모자라, 이제는 시인 시절에 썼던 작품을 이제 정치인이 됐으니 교과서에서 삭제하라는 전형적인 정치행위를 벌이고 있다.
이건 마치 역연좌제의 성격이 농후하다.
이미 법적인 처벌을 받은 과거의 빨갱이 경력을 이유로 현재까지 그 사상적 전향의 유무를 밝히라고 강요하고, 그 가족들에게까지 빨간 칠을 하는 연좌제가 과거의 일을 현재에 적용하는 것이라면, 이번의 도종환 시인의 일은 현재의 일을 과거에 적용해 무자비한 정치 폭력을 행사했으니 이것이 역연좌제가 아니면 무엇인가?
이명박 정권 들어 온갖 역주행이 난무했지만 이번 조치는 가히 최고의 해외토픽감이다(내 얼굴이 벌써 빨개지고 있다).
정권의 이념적 지향성 때문에 역사 교과서의 내용이 일부 수정되는 것까지는 봐줄 수 있다고 해도 이게 대체 무슨 짓이란 말인가?
시인의 작품을, 그것도 서정성 짙은 순수한 문학작품들을 시인이 정치인이 됐으니 과거의 모든 작품들을 정치적으로 해석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자 교육과 문학에 대한 가장 정치적인 폭력이다.
교육은 백년대계라 했다.
한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국민들을 길러내고 완성된 인격체로 만드는 것이 교육이기 때문에 백년을 내다보고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 한다는 뜻인데, 오로지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이런 한심한 작태들이 반복되면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그들의 가치관을 어떤 지향으로 끌고 가려는 것일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도종환의 작품들에 대한 삭제권고 조치 같은 것들이 우리나라 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철저히 파괴하는 전형적인 사례이다.
선진국에 가면 이런 일이란 있을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백번 양보해 그들이 내세운 논거인 정치적 중립성을 기준으로 할 때도 시인 시절의 작품을 정치적 해석으로 바라보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정치적 중립성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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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에서 인용 |
이명박 정권의 교과부는 교육을 통해 우리의 아이들이 개개인의 재능과 적성을 발견하고, 그 기초의 단단함을 열어주며, 공통의 가치를 가르치고, 훌륭하고 건강한 양식을 가진 시민으로 성장시키는 과정으로 보지 않고 오직 기업의 일꾼으로 정치와 역사, 사회와 노동에 대한 편향성을 주입시키는 과정으로 보는 것 같다.
지난 4년6개월 동안 청와대와 교과부를 중심으로 일어났던 비교육적이고 정치공학적인 행태들은 도를 넘어 이제는 보편적 의미의 교육마저 철저히 짓밟고 있다.
‘오륀지’ 사태에서 시작된 철저히 자본주의적이고 사대주의적인, 그래서 필자가 종미적이라고 칭하는 발상과 행태들은 가히 한바탕의 저질 공연을 보는 듯하다.
미국의 국민들이 누리고 있는 뛰어난 공공서비스와 삶에 묻어 있는 민주적인 성숙도, 언론의 자유, 합리적 개인주의 등은 철저하게 배제한 채 미국의 잘못된 것(신자유주의적인 것)만 찬양하는 이유를 정치적이고 사대적주의적인 요인들을 빼면 필자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그 효과와 근거, 사후 대책 등이 전혀 검증되지 않는 일제고사(그것도 초등학생까지)와 경쟁만능과 성적 차별 풍토의 악의적 조성, 수시로 바뀌는 교육 지침과 권고,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조직적인 탄압과 왜곡, 사교육의 필요성을 유발하는 형편없는 정책, 이런 것들로 해서 발생하는 학생의 자살과 스트레스의 위험수위, 교내외의 폭력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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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노동뉴스에서 인용 |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인 아이들을 극한의 입시지옥으로 내모는 교과부의 행태를 보고 있자면 이것은 아이들과 가족, 미래와 행복 추구에 대한 인간 존엄성의 근본적인 권리들을 철저하게 파괴하는 반인륜적 짓거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지독히 정치적이고 자본 지향적인 행태들이 쌓이고 쌓이면, 대한민국의 교육이 북한과 다를 것이 무엇이며, 공교육의 몰락으로 미래의 성장 동력마저 상실해 버린 미국과 다를 것이 어디 있겠는가?
아! 청와대와 교과부가 그들의 우상이자 절대국가인 미국의 전철을 밟으려는 것일까?
이런 말도 안 되는 상상이나 하게 만드는 이명박 정권의 교육관과 교과부를 비롯한 정부기구들의 각성을 촉구한다.
나라를 팔아먹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니, 그중의 하나가 교육제도를 붕괴시키는 것이고 정치적 논리로 재단하는 것에서 그 모든 것이 시작된다.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인 아이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청와대와 교과부 및 관련 기관들의 대오각성을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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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6.10 항쟁 때의 공옥진 여사의 한풀이춤이 생각납니다. 삼가 공옥진 여사의 명복을 빌며.
늙은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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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내 시도 교과서에서 빼달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시인 도종환 민주통합당 의원의 작품을 중학교 교과서에서 뺄 것을 권고한 것과 관련해 안도현 시인이 자신의 작품도 교과서에서 모두 빼달라고 주장하고 나서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안도현 시인은 9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이주호장관께' 란 글에서 야당 국회의원이라는 이유로 작가로서 지위를 인정받지 못한다면 한 사람의 시인으로서 자신은 더욱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안 시인은 자신은 문재인 대선 예비후보를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정치행위를 했으므로 현재 초,중,고 교과서에 실려있거나 앞으로 실릴 예정인 작품 모두를 추방해 달라고 강조했다.
안 시인의 시는 초등학교 4학년 읽기 교과서에 실린 동시 '증기기관사 미키'를 비롯해 '연탄 한 장' '만복이는 왜 벌에 쏘였을까'(중등) '그대에게 가고 싶다' '연애 편지' '너에게 묻는다'(고등) 등 십여 편이 수십 종의 교과서에 실려 있다.
[ 권혁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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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도종환 이전에 시인 도종환의 작품” 한국작가회의 등 성명
경향신문 한윤정 기자 입력 2012.07.09 21:54 수정 2012.07.10 01:29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도종환 민주통합당 의원의 작품 삭제를 권고하면서 현 정부와 문인들 사이에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 당시 연간 3400만원의 지원금을 주는 전제로 한국작가회의에 '불법시위 불참확인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해 물의를 빚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작가회의는 정부 지원을 거부한 채 4대강 개발사업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등 '저항의 글쓰기'를 계속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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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작가회의(이사장 이시영·사진)는 9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사태를 '표현의 자유 침해'로 규정하고 "가능한 수단과 방법을 모두 동원해 권고 조치를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작가회의는 "시인이 국회의원이 된 뒤에 정치적 목적을 지니고 쓴 시라면 충분한 이유가 되지만 교과서에 실리게 될 시들은 정치인 도종환 이전에 시인 도종환의 작품"이라며 "도 시인이 만약 여당의 국회의원이었다 해도 이런 치졸한 이유를 들어 추방하려 했을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시영 이사장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교과서 사업의 특성상 정부의 권고는 강제 이행명령이나 마찬가지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시계가 박정희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교과서 수록 시는 특정 정치이념이나 종교, 인종에 대한 편견을 주장한 것들을 엄격히 규제하는데 도종환의 시는 그런 것과 아무 상관도 없이 아름답기 그지없는 서정시의 품격을 유지한다"며 "그런 작품을 삭제하라는 것은 특정 시인 죽이기이며 나아가 야당 정치인에 대한 악랄한 정치탄압이고 학생들의 문학작품 향수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주장했다. 시인 신경림씨도 "말도 안되는 일이다. 한마디로 코미디이고 기가 찰 노릇이다"고 개탄했다.
문단 관계자들은 작가의 정치활동이나 성향을 문제 삼아 교과서에 실린 작품을 삭제한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고 김춘수 시인의 경우 1980년대 새누리당의 전신인 민주정의당 전국구 의원을 지냈으나 대표작 '부다페스트에서의 소녀의 죽음'이 교과서에 그대로 실렸다.
'겨울공화국'의 시인 양성우씨의 경우 국회의원 재직 당시 교과서에 실린 시가 없었다.
< 한윤정 기자 yjhan@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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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 당시 연간 3400만원의 지원금을 주는 전제로 한국작가회의에 '불법시위 불참확인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해 물의를 빚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작가회의는 정부 지원을 거부한 채 4대강 개발사업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등 '저항의 글쓰기'를 계속해 오고 있다.
이시영 이사장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교과서 사업의 특성상 정부의 권고는 강제 이행명령이나 마찬가지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시계가 박정희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교과서 수록 시는 특정 정치이념이나 종교, 인종에 대한 편견을 주장한 것들을 엄격히 규제하는데 도종환의 시는 그런 것과 아무 상관도 없이 아름답기 그지없는 서정시의 품격을 유지한다"며 "그런 작품을 삭제하라는 것은 특정 시인 죽이기이며 나아가 야당 정치인에 대한 악랄한 정치탄압이고 학생들의 문학작품 향수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주장했다. 시인 신경림씨도 "말도 안되는 일이다. 한마디로 코미디이고 기가 찰 노릇이다"고 개탄했다.
문단 관계자들은 작가의 정치활동이나 성향을 문제 삼아 교과서에 실린 작품을 삭제한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고 김춘수 시인의 경우 1980년대 새누리당의 전신인 민주정의당 전국구 의원을 지냈으나 대표작 '부다페스트에서의 소녀의 죽음'이 교과서에 그대로 실렸다.
'겨울공화국'의 시인 양성우씨의 경우 국회의원 재직 당시 교과서에 실린 시가 없었다.
< 한윤정 기자 yjhan@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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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시'교과서 삭제 권고에… 문단, 보·혁 모두 한목소리 비난
교육과정평가원, 논란 일자 선관위에 유권해석 의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중학교 국어 검정교과서 심사 과정에서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시인인 도종환 민주통합당 의원의 작품을 교과서에 싣지 말도록 출판사들에 권고한 데 대해 9일 문단의 보수와 진보, 여야를 떠나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한국작가회의는 이날 성명을 내 "시인을 추방하는 사회는 가망이 없는 사회"라며 "도 시인이 만약 여당 국회의원이었다 해도 이런 치졸한 이유를 들어 추방하려 했을 것인가"라고 반발했다. 보수 성향의 소설가 이문열씨는 "도 의원의 시가 지난 10년간 교과서에 실렸다는 것은 실을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란 뜻"이라며 "정치적 판단은 온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 도종환 의원이 9일 국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민주통합당은 김현 대변인 논평을 통해 "시가 정치선전문이라도 되냐"고 반문하며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명박 정부 들어 역사교과서 좌편향을 수정하겠다며 교과서를 정치와 이념 대결의 전쟁터로 만들어왔다"고 비판했다.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김영환 의원은 "현대판 분시갱유(焚詩坑儒)"라며 관련자 문책을 요구했다. 새누리당도 친박계 핵심인 이정현 최고위원이 "정치활동 이전에 순수하게 문학작품으로 실렸던 건데 국회의원이 됐다고 삭제하려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도 의원도 이날 국회 본회의 발언을 통해 "정치를 하기 위해 이런 부당한 처사와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면 누가 문화예술계를 대변하려 하겠는가"라며 "김춘수 시인도 11대 민정당 전국구 의원이었는데 그의 대표시 '꽃'도 교과서에서 빼야 하나"고 되물었다.
한편,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도종환 의원의 시와 이자스민 의원 관련 자료를 교과서에 게재하는 것이 특정 정치인을 홍보함으로써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질의해 선관위의 유권해석을 교과서 검정심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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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원 “안철수·박원순 글 삭제할 필요없다” 이중잣대
"서울시장 정치인 아니다" 해명
10일 '도종환 시 삭제' 재논의
도종환 민주통합당 의원의 시와 산문을 교과서에서 뺄 것을 지시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교과서에 실린 박원순 서울시장의 산문에 대해서는 '정치인이 아니어서 삭제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평가원은 유력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작품 역시 '삭제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도종환 의원의 시가 게재돼 삭제 지시를 받은 대교출판사의 중학교 1-2 <국어> 교과서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수필 '아무나 가져가도 좋소'가 실려 있다. 대교출판사의 중학교 1-1 <국어> 교과서에는 안 교수의 수필 '내 삶의 가치'가 실려 있다. 평가원은 이들 작품에 대해서는 수정·보완 권고를 하지 않았다. 평가원 관계자는 "서울시장은 정치인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안 교수 역시 아직은 정치인이 아니어서 권고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시장은 선거를 통해 뽑혔고 지난 2월23일 민주통합당에 입당까지 한 상태여서, 평가원의 '정치인' 여부 판단부터가 애초 오락가락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평가원은 이날 자료를 내어 "현역 정치인으로 활동중인 도종환 의원의 시와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 관련 자료를 교과서에 게재하는 것이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는지를 중앙선관위에 공식 질의하고 그 결과에 따라 '검정심의회'를 개최해 처리 방안을 심의할 계획"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평가원은 또 10일 오후 검정심의회를 열고 도종환 의원의 작품 삭제 권고에 대해 다시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국국어교사모임은 이날 성명을 내어, 작품성을 인정받아 교과서에 실린 글을 그 작가가 국회의원이 됐다는 이유만으로 교과서에서 삭제하는 것은 일종의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교사모임은 과거 민정당 국회의원을 지낸 김춘수 시인의 작품과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을 지낸 이문열 작가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도 현장에서 교과서를 통해 가르치고 있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평가원의 이번 수정 권고가 편협한 조처임을 지적했다.
박수진 전종휘 기자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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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詩 교과서에 계속 실린다
선관위 "선거법 위반 아니다" 회신 평가원 오후 검정협의회 개최해 재논의
선관위 "선거법 위반 아니다" 회신
평가원 오후 검정협의회 개최해 재논의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도종환 민주통합당 의원의 시ㆍ산문 작품이 교과서에 계속 남게 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도종환 의원의 작품에 대한 `교과서 삭제' 논란과 관련,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법 위반 여부를 질의한 결과 `위반이 아니다'는 해석을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평가원은 이날 오후 교과서 검정협의회 회의를 개최해 도 의원의 작품을 교과서에서 삭제하도록 권고한 기존 조치를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평가원은 `출판사가 도종환 의원의 작품(시ㆍ수필 등)과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 관련 자료를 교과서에 게재하는 것이 특정 정치인을 홍보함으로써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대해 질의한 결과 `출판사가 특정 정치인의 작품 등을 교과서에 게재하는 것만으로는 공직선거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는 회답을 받았다.
평가원은 "선거법 등의 해석과 관련한 중요 기관의 유권해석인 만큼 존중할 것"이라며 "검정협의회는 이 안건을 상정하고 선관위 답변과 검정협의회의 교육적 판단기준, 각 위원이 수렴한 외부 의견 등을 종합해 재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평가원은 "작품에 대한 수정ㆍ보완 권고의 철회를 비롯해 관련 규정의 보완ㆍ완화 등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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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詩 교과서에 그대로..교과부 궁지
시 '접시꽃 당신'으로 유명한 도종환 민주통합당 의원의 시·산문 작품을 교과서에서 빼라고 지시한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 산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전격 제지로 인해 궁지에 몰렸다.
10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도 의원의 작품에 대한 '교과서 삭제' 논란과 관련, 선관위에 선거법 위반 여부를 질의한 결과 '위반이 아니다'는 해석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평가원은 "(도 의원의) 작품에 대한 수정·보완 권고의 철회를 비롯해 관련 규정의 보완·완화 등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교과부와 평가원이 선관위에 사전 문의도 없이 졸속으로 이번 해프닝을 야기 시켰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해프닝에 대해 여론은 MB 정부 들어 최장수 각료인 이주호 교과부 장관에 대한 집중적인 비난의 화살을 보내고 있다.
■교과부 졸속행정 비난
평가원은 지난달 26일 도 의원의 시와 산문이 실린 8개 출판사 교과서업체에 보낸 공문을 통해 '정치인의 작품이므로 교체 바람' '국회의원 당선자의 작품이므로 부적절함' '특정 인물에 대한 편파적 옹호임' 등의 이유를 들어 오는 17, 18일까지 수정·보완할 것을 권고했다.
금성출판사, 대교, 두산동아, 미래엔, 창비, 천재교육 등 8개 출판사가 펴낸 교과서에는 도 의원의 대표작인 '담쟁이'를 비롯해 '흔들리며 피는 꽃' '종례시간' '여백' '수제비' 등 시 5편과 산문 2편 등 모두 7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이들 교육업체들은 교과부 산하의 평가원의 권고사항에 따를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검정교과서 채택의 칼자루를 평가원이 쥐고 있기 때문. 검정교과서 채택 여부에 따라 출판사들은 대폭 이윤을 남길 수 있는 각종 참고서 등을 함께 판매할 수 있다. 이에따라 선관위의 제지가 없다면 도 의원의 작품은 이달중으로 교과서에서 곧 바로 삭제된다.
■여·야 동시비판에 굴복
MB정부는 도 의원의 작품 삭제 지시를 내린 것에 대해 외형적으로는 정치적 중립성을 내세웠다. 하지만 도 의원이 문재인 대선캠프의 대변인을 맡고 문재인 후원조직도 도 의원의 시 '담쟁이'를 원용해 '담쟁이포럼'이라고 명명하는 등 도 의원이 문재인 캠프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는 데 따른 외압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았다. 이런 가운데 도 의원과 민주당 등의 반발이 점차 거세지면서 후폭풍이 불었다. 또 일각에선 교과서의 도 의원의 작품을 검열하는 것 자체가 교과부의 정치적 성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평가원은 이와 관련, "도 의원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의 경우에도 영화 '완득이' 관련 사진을 교과서에 수록한 출판사에 대해 수정·보완을 요청한 바 있다"며 정치적 외압 논란을 일축했다. 하지만 여·야 의원들 뿐만 아니라 이문열 등 보수문인들 조차 교과부의 졸속 정책을 비난하면서 여론이 더 악화됐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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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시 삭제는 21세기판 '분서갱유'
(서프라이즈 / 아이엠피터 / 2012-07-10)
국회 1차 본회의장에 올라온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도종환 의원은 단상에 오르자마자 '저는 오늘 착잡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라는 말로 자유발언을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이 교과서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이유로 중학교 국어교과서에서 도종환 시인의 작품들을 삭제할 것을 교과서 발행 출판사에 권고했기 때문입니다.
도종환 의원은 국회의원 이전에 '바이올린 켜는 여자'로 제22회 정지용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접시꽃 당신'이라는 시집으로 유명한 시인입니다. 사실 도종환 의원이 이번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의원이 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보다, '접시꽃 당신'이라는 시인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이번 평가원이 도종환 의원의 시를 삭제 권고하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수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는 시를 지은 시인의 작품을 삭제하려고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평가원의 이중적인 잣대'
도종환 의원의 시를 삭제하라는 권고안이 알려지자 많은 언론과 여론은 평가원의 기준이 무엇이냐고 비판했고, 이에 대해 평가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들이 왜 도종환 시인의 시를 삭제했는지를 알려주는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평가원은 보도자료에서 '교육의 중립성 유지를 위해 현존인물 (현역 정치인 포함)에 대한 내용을 제외하는 것이었음'이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그들의 주장은 신빙성이 없습니다. 그것은 기준은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어야 함에도 편파적으로 적용됐기 때문입니다.
정치인이라 함은 정당에 관련된 인물이나 투표 등으로 선출된 사람을 뜻합니다. 그런 기준으로 보면 현직 박원순 서울 시장의 글도 삭제 대상이 됩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본질을 쉽고 간결하게 알려주는 '가진 자들의 베푸는 삶'이라는 박원순 시장의 수필은 많은 아이들에게 우리 사회에 가진 자들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제시하는 잔잔하면서 많은 깨달음을 주는 수필입니다. 그런데 평가원의 기준으로 박원순 시장의 수필은 현역정치인이므로 삭제 대상이 됩니다. 그러나 평가원은 전혀 박원순 시장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
박원순 시장은 민주통합당에 입당했기 때문에 정치인으로 분류될 수밖에 없습니다.
박효종 교수는 대표적인 뉴라이트 운동가이면서 2005년부터 뉴라이트 교과서포럼의 회장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박효종 교수는 이번 박근혜 의원 대선캠프의 정치발전위원회의 위원으로 영입됐습니다. 박 교수는 5.16 군사쿠데타를 '혁명'으로 표현한 뉴라이트 교과서를 편찬했던 인물입니다.
현대사에서 5.16 군사쿠데타는 명백한 쿠데타임에도 보수우익은 '혁명'이라는 논리를 앞세우고 있습니다. 이처럼 논란의 중심에 있는 사안을 만들고 있는 인물이 쿠데타의 딸이 대선에 나간다고 대선캠프에 있다면, 이것은 누가 봐도 명백한 정치적 행동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박효종 교수가 펴낸 책이 평가원에서 삭제권고를 받았다는 이야기는 전혀 없습니다.
김동길 교수는 보수우익 단체가 참여하는 시위에 빠짐없이 다니는 인물 중의 한 명입니다. 그는 방송과 언론에서 '종북좌파 척결'을 외치고 다니는데 아주 열성적이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비난하는데 앞장서고 있기도 합니다.
고교 작문 교과서를 보면 김동길 교수의 '우리가 이 땅에 사는 이유'라는 수필이 실려있습니다. 그러나 평가원은 김 교수의 수필에 관한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 강경보수의 대표적인 인물로 손꼽는 조갑제닷컴의 조갑제는 현대 교과서가 좌편향적이라는 극우적인 발언을 늘 하는 사람입니다. 특히 조갑제닷컴에서는 연일 현대사를 고쳐야 한다고 특집 기사를 내기도 합니다. 그런데 조갑제의 글이 고교 화법 교사용 지도서에 버젓이 실려 있습니다.
조갑제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이명박 대통령이 밀고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밀고 나가라는 정치적 주문을 외치는 사람의 글이 학생을 지도하는 교사의 지도서에 있습니다. 그런데 교사 지도서를 검정하는 평가원에서는 어떤 논의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치인이라고 다 같은 정치인이 아닙니다. 폭력을 수반한 시위에 참석하거나 왜곡된 역사를 말하는 사람들의 글이 우리 아이들에게 더 큰 영향력을 끼치는데도, 평가원은 시인의 작품을 국회의원이 됐기 때문에 삭제하겠다고 나오고 있습니다. 이것은 이중적인 잣대가 아닌 지독히도 편향적이면서 무엇이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일인지를 생각조차 하지 않는 일입니다.
'왜 도종환 의원일까?'
평가원은 이번에 이자스민 의원의 얼굴이 실린 '완득이' 사진도 삭제 권고안에 넣었기에 도종환 시인도 당연히 빠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이자스민 의원에게 쏟아지는 학력위조나 방송과 다른 실체 기사를 보는 아이들이 교과서에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볼 때의 느낌을 생각하면, 이것은 도종환 의원과 동일하게 볼 수 없습니다.
이자스민,'모든게 언론 탓?'
이자스민 의원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지금 얼마나 논란의 중심에 있는지를 평가원이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평가원은 도종환 의원이 문재인 의원 대선캠프의 대변인이기에 수정권고를 했다는 언론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그 근거로 검정심의회가 수정권고를 내린 시점이 6월20일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짜맞추기식 변명입니다.
문재인 의원의 싱크탱크의 이름이 '담쟁이포럼'이라고 나온 것이 5월30일이었고, 문재인 의원의 대선출마식은 6월17일이었습니다. 문재인 의원의 싱크탱크 이름이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라는 시에서 유래됐고, 문재인 의원이 대선출마식에서 읽었던 시가 바로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였습니다.
수정권고를 내린 시점이 6월20일이라고 그날 모여서 회의를 했다고 해도, 도종환 의원이 벌써 문재인 캠프의 주요인사라는 점을 평가원에서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정권고를 내린 시점이 6월20일이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변명은 별로 신빙성이 없습니다. 제대로 심사를 했다면 이미 4.11총선으로 도종환 시인이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됐을 때부터 그런 결정을 했어야 상식적으로 이해가 됩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진짜 정치적인 인물들의 수필과 글은 그냥 놔두고, 문학작품을 썼던 시인의 시를 특정 인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삭제권고를 내렸다는 것은 평가원이 무슨 의도로 이런 짓을 벌이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21세기판 분서갱유'
'분서갱유'에서 분서는 책을 태우는 것을 말하며, 갱유는 선비를 구덩이에 묻는 것을 뜻합니다. 이 얘기는 사기의 진사황본기에 나오는 말인데, 언론 탄압의 대명사로 불리는 단어입니다. 사실 진시황이 우리가 알고 있는 '분서갱유'를 통해 엄청난 숫자의 선비를 구덩이에 묻고, 모든 서적을 불태운 것은 아닙니다. 죽은 사람도 460명이고 실제로 일부 책이 정부 서고에 보관되어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점은 진시황이 유가에 대한 탄압만은 철저했다는 보편적인 학설입니다. 유자는 주나라의 봉건제를 찬미하고, 황제의 정치를 비방했는데, 진시황은 이런 유가의 모습을 극도로 탄압했다는 점입니다. 자신을 찬양하는 이에게는 은덕을 베풀고, 자신을 비판하는 자들에게는 탄압했던 이런 모습을 우리는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보수우익은 타인의 생각과 주장을 짓밟습니다. 그러나 진보는 자신과 다른 생각을 찬성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비열한 방법으로 그들을 향해 정신적,언어적,육체적 폭력을 휘두르지 않습니다. 제가 도종환 의원의 시(詩) 삭제를 21세기판 분서갱유라고 보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시인에게 시는 산고의 아픔을 겪고 태어난 자식과 같은 존재입니다. 그런 소중한 자식을 없애라는 명령은 몸과 마음이 찢기는 고통과 영혼의 파괴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 것은 정치인의 글이 아닙니다. 그 글이 정치적 행동이 수반되는 악의를 갔고 했느냐와 제대로 문학작품에 녹아서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만한 문학작품으로 승화됐냐는 점과. 같은 문학작품이라도 일방적이고 노골적인 정치 행동을 위한 문학(?)인가를 따져봐야 한다는 점입니다.
처음으로 한강을 넓고 깊고 또 맑게 만드신 이여
이나라 역사의 흐름도 그렇게만 하신 이여
이 겨레의 영원한 찬양을 두고두고 받으소서
새맑은 나라의 새로운 햇빛처럼
님은 온갖 불의와 혼란의 어둠을 씻고
참된 자유와 평화의 번영을 마련하셨나니
잘 사는 이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물가부터 바로 잡으시어
1986년을 흑자원년으로 만드셨나니
안으로는 한결 더 국방을 튼튼히 하시고
밖으로는 외교와 교역의 순치를 온 세계에 넓히어
이 나라의 국위를 모든 나라에 드날리셨나니
이 나라 젊은이들의 체력을 길러서는
86아세안 게임을 열어 일본도 이기게 하고
또 88서울올림픽을 향해 늘 꾸준히 달리게 하시고
우리 좋은 문화능력은 옛것이건 새것이건
이 나라와 세계에 떨치게 하시어
이 겨레와 인류의 박수를 받고 있나니
이렇게 두루두루 나타나는 힘이여
이 힘으로 남북대결에서 우리는 주도권을 가지고
자유 민주 통일의 앞날을 믿게 되었고
1986년 가을 남북을 두루 살리기 위한
평화의 댐 건설을 발의하시어서는
통일을 염원하는 남북 육천만 동포의 지지를 받고 있나니
이 나라가 통일하여 홍기할 발판을 이루시고 쉬임없이 진취하여
세계에 웅비하는 이 민족기상의 모범이 되신 분이여!
이 겨레의 모든 선현들의 찬양과
시간과 공간의 영원한 찬양과
하늘의 찬양이 두루 님께로 오시나이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이 시를 누가 지었는지 아십니까? 바로 대한민국 대표 시인으로 손꼽는 미당 서정주가 전두환의 56살 생일을 맞아 쓴 시입니다. 이것을 문학작품으로 볼 수 있습니까? 이것은 업적을 나열하여 아부를 떨기 바쁜 간신의 입에서 나온 소리일 뿐입니다.
우리가 왜 친일파 문학인들과 독재 권력을 찬양했던 문학인들을 비판합니까? 그들은 문학작품을 통해 정권을 찬양하고, 친일을 미화했고, 그것을 통해 부와 권력, 그리고 명예를 유지했기 때문입니다.
진짜 문학작품에 손을 대는 것은 오로지 자신들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했던 독재자들밖에는 없었습니다. 교육의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평가원이 도종환 시인의 시를 삭제하려고 했다는 변명은 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특정 정당과 인물을 선전하면서 상대방은 비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비추어집니다.
진짜 문학작품,
그리고 우리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고,
가르쳐 주고 싶은 시(詩)가 바로 이런 시(詩)입니다.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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