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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의 ‘담쟁이’ 詩 교과서에서 빼라는 이유

道雨 2012. 7. 9. 15:42

 

 

 

    도종환의 ‘담쟁이’ 詩 교과서에서 빼라는 이유
[뉴스비평] “정치 중립성 훼손 우려”…문재인 후보 ‘담쟁이 포럼’ 의식한 듯
정운현 기자 | 등록:2012-07-09 11:57:14 | 최종:2012-07-09 13:37:19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내년부터 개정되는 중학교 교과서에서 ‘시인’ 도종환(58) 민주통합당 의원의 작품을 뺄 것을 권고(?)해 말썽이 일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교과부 산하로 검정교과서를 심사하는 국가기관이다.

교육과정평가원은 9일 검정심사를 통과한 중학교 국어 교과서 16종에 대한 수정·보완 의견을 출판사에 보내면서 이 중 도종환 의원의 시와 산문 작품이 실린 8개 출판사 교과서에 도 의원의 시를 다른 시로 교체해 줄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시인이자 교사 출신인 도 의원은 1986년 시 ‘접시꽃 당신’을 발표하면서 이름이 널리 알려졌으며, 2002년부터는 중·고교 국어 교과서에 ‘담쟁이’, ‘흔들리며 피는 꽃’, ‘어떤 마을’ 등의 시와 산문이 실렸다. 논란이 되고 있는 도 의원의 ‘담쟁이’ 시 전문은 다음과 같다.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벽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사직터널 입구의 모습. ⓒ 진실의길

 

 

 

이런 시를 두고 평가원 관계자는 “도 시인이 현역 정치인인 만큼 교과서 내용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며 “교과목 별 편찬상의 유의점 및 검정기준을 보면 ‘교육의 중립성 유지’라는 항목이 있는데 현역 국회의원의 경우 정치적 중립성을 감안해 수록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평가원측의 주장이 원칙론적인 면에서 완전히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이같은 조치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해 보인다. 우선 이같은 ‘원칙’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오래전부터 관행으로 정착돼 있어야 했다. 그러나 5공 시절 민정당 전국구 의원을 지낸 김춘수 시인의 작품은 그간 단 한 번도 이런 일로 논의된 적이 없었다.

도 의원의 시가 논란이 된 것은 그가 국회의원이 돼서라기보다는 그가 최근 통합민주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문재인 고문 캠프의 대변인으로 활동하는 점, 또 문 캠프의 외곽 싱크탱크 조직의 명칭이 ‘담쟁이 포럼’인 점 등이 ‘눈에 거슬린’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도 의원의 ‘담쟁이’ 시는 은연중에 문 고문을 연상시킬 수 있다고 본 듯하다. 문 고문은 지난달 17일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하면서 선언문 말미에 ‘담쟁이’ 시 끝구절을 인용한 바 있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결국 그 벽을 넘는다.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라는 시의 일부입니다. 우리 모두 담쟁이처럼 서로 두 손 꽉 잡고 벽을 넘읍시다. 특권의 벽, 차별의 벽, 분단과 분열의 벽, 패배주의의 벽을 넘읍시다. 저 문재인과 함께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엽시다.”

 

도 의원이 ‘친노’ 진영과 가까운 사이인 건 맞고 그런 인연으로 국회에 진출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이유만으로 작가의 작품을 정치적으로 해석한다면 이승만, 전두환 찬양시를 미당 서정주 시인의 작품은 물론 육영수 여사 관련 책을 펴낸 청록파 시인 박목월의 작품도 교과서에 싣는 것은 재검토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단 문인뿐만 아니라 소설가, 화가, 음악가 등 예술인 전반에 걸쳐 논의를 해봐야할 것이다.

 

평가원측의 조처에 대해 도 의원이 부이사장을 지낸 한국작가회의는 ‘정치적 탄압’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시영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은 “현역 국회의원이라는 이유로 도 시인의 시가 실린 출판사에 공문을 보내 이를 모두 삭제할 것을 요구한 것은 ‘시계가 박정희 시대로 회귀하고 있는 일’”이라며 “5공화국 시절 김춘수 시인이 민정당 전국구 의원이었는데 그의 시 ‘꽃’이 교과서에서 삭제됐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이어 “교과서 수록시는 특정한 정치이념이나 종교, 인종에 대한 편견을 주장한 것들은 엄격히 규제되고 있지만 도 의원의 시는 서정시의 품격을 유지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도 시인의 시를 모조리 삭제하라고 하니 이는 특정 시인 죽이기이며 나아가 야당 정치인에 대한 정치 탄압이자 학생들의 문학 작품 향수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한국일보>는 9일자 사설에서 “정치인이 됐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사람 작품까지 아예 교과서에서 빼야 한다는 발상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교육평가원의 잣대대로라면 교과서에 실을 수 있는 시와 소설, 그림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아무리 봐도 교육평가원의 특정인 작품 배제 요구는 과잉반응”이라고 지적했다. 적절한 지적이라고 본다.

오죽했으면 여당 최고위원까지 나서서 철회를 요구했을까
. ‘친박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문제제기를 하고 싶다 만약 교과서에 실릴 때 그것이 어떤 이념이나 특정 정당이나 정파와 관련 돼 실렸다면 그건 문제가 되겠지만 그 분이 정치활동 이전에 순수하게 문학작품으로서 교과서에 실릴만하다고 판단이 서서 실렸다고 한다면 아무리 국회의원이 됐다고 그 작품이 교과서에서 삭제돼야 한다는 것에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교과부를 비난했다.

 

한편,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사이버 공간에서는 평가원을 비난하는 글에 이어 도 의원을 격려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안도현 시인(@ahndh61)은 “만약에 도종환 시인이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에 배정이 되었다면? 시인의 시를 국어교과서에서 빼라고 지시한 이주호 장관 취소하느라고 허둥지둥 정신 없었을테죠.”라며 비꼬았고, 한 트위터리안(@mett****)은 “이건 독재의 시대에나 가능한 사소한 아래 것들의 과잉충성이나 심각한 도그마가 아닐 수 없다”며 평가원의 처사를 비난했다. 관료사회의 ‘눈치보기’가 극에 달했다는 지적인 것이다.

끝으로 논란이 된 도 의원의 또 다른 시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아래 소개한다.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시인' 도종환 의원. ⓒ 도종환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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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지수 제로 정권'의 시인 도종환에 대한 폭력

 

[김민웅 칼럼]<96> 너희가 파블로 네루다를 아느냐

 

 

어이없다

이명박 정권이 하는 짓이 매사가 이렇다. 문화지수 제로 상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산하기관 교육과정평가원을 통해, 중학교 국어 검정 교과서에 실린 도종환의원 작품을 삭제하라는 "권고"를 내린 것이다. 말은 "권고"지만, 수정보완이 미진할 경우 검정 교과서 합격 취소가 가능하다고 밝혀 실질적인 삭제 압력행사한 것이다.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정치인의 작품이므로 교체 바람' '국회의원 당선자의 작품이므로 부적절함' '특정 인물에 대한 편파적 옹호임' 등이다. 어이가 없다.

이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사실 이명박 정권이 도종환 시인이자 국회의원의 작품을 달가워 할 까닭은 없다. "담쟁이" 같은 작품은 함께 손을 잡고 연대의 힘으로 시대의 한계를극복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도처에서 이명박 정권의 정치적 폭력에 대한 저항의 의지를 표명할 때 쓰이고 있다는 점에서 유쾌할 리가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이참에 교과서에서 도려내고 싶었나보다.

▲ 교과부가 도종환 의원의 시를 교과서에서 삭제할 것을 권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뉴시스

 

문학작품에 대한 모독

야비하고 치졸하지 않은가? 문학작품의 가치를 그런 식으로밖에 볼 줄 모르는가? 그에 더해, 멀리 내다보고 이루어나가야 할 교육이 어찌해서 정권의 이해관계나 입장에 따라 좌우되어야 하는가? 그런 이유에서가 아니라면 당장에 삭제권고 조치를 취소하고 당사자에게 깊이 머리 숙여 사과를 해야 할 일이다. 이런 모독이 어디 있는가? 그 모독은 단지 작품의 저자에게만 향해 있는 것이 아니라, 그의 작품을 사랑하고 아끼는 이들 모두를 향해 저질러진 횡포다.

우선 도종환의 작품은 교과부가 삭제의 이유로 내세웠던 것처럼 정치인의 작품이 아니다. 시인으로서 써온 작품들이다. 그에 더해 오랫동안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것들로서, 그러한 평가 위에 교과서에 수록되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난데없는 폭언인가?

문학작품은 작품 자체로서의 의미와 가치를 우선해서 논하기 마련이다. 문인시절 썼던 작품이 국회의원 당선자가 되면 작품성이 갑자기 사라진다는 말인가? 게다가 국민들에게 사랑받아온 작품이 교과서에 실려 자라나는 세대에게 전수되는 것이 어째서 "특정인물에 대한 편파적 옹호"인가? 문학작품에 대한 교육이지.

가령 시인으로서 정치인이 되었던 김춘수의 작품 "꽃"을 그 누구도 이런 식으로 취급하지 않았다. 어느 누구도 그의 작품이 교과서에 실려 있다고 해서 지금 교과부가 앞세운 이유를 들어 문제 삼은 적이 없다. 왜? 당연하지 않는가? 시인으로서 심혈을 기울여 썼던 시기의 작품 가치가 그의 정치사회적 신분변화에 의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슨 금서조치를 취하듯, 정치인이 되면 그의 작품은 후세에게 교육될 수 없다는 식으로 나오는 것은 그 자체가 동기가 불순한 정치적 결정이라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인문정신을 가진 정치를 꿈꾸며

이 사안은 시인이 정치인이 되었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그러면 이에 대해 생각해보자. 누군가는 도종환에게 시인이 시인으로 살지 왜 정치에 뛰어드는가, 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권력욕이 아니라 문화계의 대표로 역할을 하기 위해 시인으로서의 삶을 일단 희생시키는 결단을 했다면 그건 당사자에게는 고뇌에 찬 결정이었겠지만, 우리에게는 한편 아쉬우면서도 한편 고마운 일이다. 여기서 아쉽다는 것은 시인으로서의 활동을 그만큼 접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로써 그의 문학작품이 교과서 삭제라는 난행을 당할 이유가 성립되지 않는다.

또 정치가 인문정신을 가진 시인과 만난다는 점에서 시인이 있는 정치는 국민을 위해 다행스러운 일이다. 정치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예술이라고 하지만, 술수가 대세인 현실에서 예술정신을 지닌 이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건 아름다운 일이다. 물론 시인 도종환을 아끼는 이들은 그가 정치로 길을 선택했을 때 아파했다.마음 결 고운 그가 그 난리 통 속에 들어가서 어떻게 견딜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그의 역정이나 그의 작품세계에서 드러난 정신이나 그의 성품이나 그의 세계관을 보더라도 국회의원 도종환은 시인 도종환 못지않게 진솔하게 활약할 것이다. 그는 꽃 하나 피워내기 위해 바람에 흔들려도 마다하지 않으며, 저 혼자 빠르고 멀리 앞서 가기보다는 손잡고 담쟁이처럼 "어쩔 수 없는 벽처럼" 보이는 담을 함께 넘어서는 모습으로 정치를 할 것이다. 정치란 바로 그렇게 하면서 희망을 일구어내는 일이 아니겠는가?

그의 말대로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또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그에 더해,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시인의 마음을 고문하는 권력이 있기에 시인이 정치에 뛰어드는 것이다.

파블로 네루다, 그리고 도종환의 시 <강>

우리는 시인의 작품을 난도질 하는 정부가 있는 나라에서 살고 있다. 시인이 정치인이 되었다고 그가 시인이 아니지 않다. 그는 도리어 정치에 시인의 영혼을 불어넣는 이가 될 수 있다.

파블로 네루다를 잊었는가? 그가 시인이자 정치가였던 사실에 대해 이 나라 정권은 어떻게 생각할까?

도종환은 언젠가 다시 시인의 자리로 귀환할 것이다. 그런 그를 모욕하지 말라.

어느 전철 역 승강장 유리창에 실린 그의 시 <강>이다.

가장 낮은 곳을 택하여 우리는 간다
가장 더러운 것들을 싸안고 우리는 간다
너희는 우리를 천하다 하겠느냐
너희는 우리를 더럽다 하겠느냐
우리가 지나간 어느 기슭에 몰래 손을 씻는 사람들아
언제나 당신들보다 낮은 곳을 택하여 우리는 흐른다


이게 도종환의 시이고 정치다.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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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도종환에 대한 역연좌제와 사상검증

 

                                                                               (다음 아고라 / 늙은도령 / 2012-07-09)


기획재정부와 국토부에 이어 대한민국을 악마의 수렁으로 끌고 가고 있는 곳이 교육과학부인데, 이번에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내세워 도종환 의원의 작품을 교과서에서 삭제권고 했다.

도종환 시인이 민주통합당의 국회의원이 되었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그의 작품들을 삭제권고하게 된 것이 그들의 주장인데, 바로 이런 지극히 정치적인 행위가 대한민국 교육을 파괴하는 전형적인 예이다.

얼마 전에 진화론에 관한 내용들을 교과서에서 삭제토록 지시한 교과부의 비과학적, 특정 종교 편향적인 행태를 보인 것도 모자라, 이제는 시인 시절에 썼던 작품을 이제 정치인이 됐으니 교과서에서 삭제하라는 전형적인 정치행위를 벌이고 있다.

 

이건 마치 역연좌제의 성격이 농후하다.

이미 법적인 처벌을 받은 과거의 빨갱이 경력을 이유로 현재까지 그 사상적 전향의 유무를 밝히라고 강요하고, 그 가족들에게까지 빨간 칠을 하는 연좌제가 과거의 일을 현재에 적용하는 것이라면, 이번의 도종환 시인의 일은 현재의 일을 과거에 적용해 무자비한 정치 폭력을 행사했으니 이것이 역연좌제가 아니면 무엇인가?

 

이명박 정권 들어 온갖 역주행이 난무했지만 이번 조치는 가히 최고의 해외토픽감이다(내 얼굴이 벌써 빨개지고 있다).

정권의 이념적 지향성 때문에 역사 교과서의 내용이 일부 수정되는 것까지는 봐줄 수 있다고 해도 이게 대체 무슨 짓이란 말인가?

시인의 작품을, 그것도 서정성 짙은 순수한 문학작품들을 시인이 정치인이 됐으니 과거의 모든 작품들을 정치적으로 해석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자 교육과 문학에 대한 가장 정치적인 폭력이다.

 

교육은 백년대계라 했다.

한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국민들을 길러내고 완성된 인격체로 만드는 것이 교육이기 때문에 백년을 내다보고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 한다는 뜻인데, 오로지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이런 한심한 작태들이 반복되면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그들의 가치관을 어떤 지향으로 끌고 가려는 것일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도종환의 작품들에 대한 삭제권고 조치 같은 것들이 우리나라 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철저히 파괴하는 전형적인 사례이다.

선진국에 가면 이런 일이란 있을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백번 양보해 그들이 내세운 논거인 정치적 중립성을 기준으로 할 때도 시인 시절의 작품을 정치적 해석으로 바라보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정치적 중립성인 것이다. 


 

 연합뉴스에서 인용

이명박 정권의 교과부는 교육을 통해 우리의 아이들이 개개인의 재능과 적성을 발견하고, 그 기초의 단단함을 열어주며, 공통의 가치를 가르치고, 훌륭하고 건강한 양식을 가진 시민으로 성장시키는 과정으로 보지 않고 오직 기업의 일꾼으로 정치와 역사, 사회와 노동에 대한 편향성을 주입시키는 과정으로 보는 것 같다.

지난 4년6개월 동안 청와대와 교과부를 중심으로 일어났던 비교육적이고 정치공학적인 행태들은 도를 넘어 이제는 보편적 의미의 교육마저 철저히 짓밟고 있다.

‘오륀지’ 사태에서 시작된 철저히 자본주의적이고 사대주의적인, 그래서 필자가 종미적이라고 칭하는 발상과 행태들은 가히 한바탕의 저질 공연을 보는 듯하다.

 

미국의 국민들이 누리고 있는 뛰어난 공공서비스와 삶에 묻어 있는 민주적인 성숙도, 언론의 자유, 합리적 개인주의 등은 철저하게 배제한 채 미국의 잘못된 것(신자유주의적인 것)만 찬양하는 이유를 정치적이고 사대적주의적인 요인들을 빼면 필자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그 효과와 근거, 사후 대책 등이 전혀 검증되지 않는 일제고사(그것도 초등학생까지)와 경쟁만능과 성적 차별 풍토의 악의적 조성, 수시로 바뀌는 교육 지침과 권고,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조직적인 탄압과 왜곡, 사교육의 필요성을 유발하는 형편없는 정책, 이런 것들로 해서 발생하는 학생의 자살과 스트레스의 위험수위, 교내외의 폭력 등등..

 매일노동뉴스에서 인용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인 아이들을 극한의 입시지옥으로 내모는 교과부의 행태를 보고 있자면 이것은 아이들과 가족, 미래와 행복 추구에 대한 인간 존엄성의 근본적인 권리들을 철저하게 파괴하는 반인륜적 짓거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지독히 정치적이고 자본 지향적인 행태들이 쌓이고 쌓이면, 대한민국의 교육이 북한과 다를 것이 무엇이며, 공교육의 몰락으로 미래의 성장 동력마저 상실해 버린 미국과 다를 것이 어디 있겠는가?

아! 청와대와 교과부가 그들의 우상이자 절대국가인 미국의 전철을 밟으려는 것일까?

 

이런 말도 안 되는 상상이나 하게 만드는 이명박 정권의 교육관과 교과부를 비롯한 정부기구들의 각성을 촉구한다.

나라를 팔아먹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니, 그중의 하나가 교육제도를 붕괴시키는 것이고 정치적 논리로 재단하는 것에서 그 모든 것이 시작된다.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인 아이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청와대와 교과부 및 관련 기관들의 대오각성을 거듭 촉구한다.

P.S. 6.10 항쟁 때의 공옥진 여사의 한풀이춤이 생각납니다. 삼가 공옥진 여사의 명복을 빌며.

 

늙은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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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도현 "내 시도 교과서에서 빼달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시인 도종환 민주통합당 의원의 작품을 중학교 교과서에서 뺄 것을 권고한 것과 관련해 안도현 시인이 자신의 작품도 교과서에서 모두 빼달라고 주장하고 나서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안도현 시인은 9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이주호장관께' 란 글에서 야당 국회의원이라는 이유로 작가로서 지위를 인정받지 못한다면 한 사람의 시인으로서 자신은 더욱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안 시인은 자신은 문재인 대선 예비후보를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정치행위를 했으므로 현재 초,중,고 교과서에 실려있거나 앞으로 실릴 예정인 작품 모두를 추방해 달라고 강조했다.

안 시인의 시는 초등학교 4학년 읽기 교과서에 실린 동시 '증기기관사 미키'를 비롯해 '연탄 한 장' '만복이는 왜 벌에 쏘였을까'(중등) '그대에게 가고 싶다' '연애 편지' '너에게 묻는다'(고등) 등 십여 편이 수십 종의 교과서에 실려 있다.

[ 권혁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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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도종환 이전에 시인 도종환의 작품” 한국작가회의 등 성명

경향신문 | 한윤정 기자 | 입력 2012.07.09 21:54 | 수정 2012.07.10 01:29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도종환 민주통합당 의원의 작품 삭제를 권고하면서 현 정부와 문인들 사이에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 당시 연간 3400만원의 지원금을 주는 전제로 한국작가회의에 '불법시위 불참확인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해 물의를 빚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작가회의는 정부 지원을 거부한 채 4대강 개발사업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등 '저항의 글쓰기'를 계속해 오고 있다.

한국작가회의(이사장 이시영·사진)는 9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사태를 '표현의 자유 침해'로 규정하고 "가능한 수단과 방법을 모두 동원해 권고 조치를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작가회의는 "시인이 국회의원이 된 뒤에 정치적 목적을 지니고 쓴 시라면 충분한 이유가 되지만 교과서에 실리게 될 시들은 정치인 도종환 이전에 시인 도종환의 작품"이라며 "도 시인이 만약 여당의 국회의원이었다 해도 이런 치졸한 이유를 들어 추방하려 했을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시영 이사장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교과서 사업의 특성상 정부의 권고는 강제 이행명령이나 마찬가지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시계가 박정희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교과서 수록 시는 특정 정치이념이나 종교, 인종에 대한 편견을 주장한 것들을 엄격히 규제하는데 도종환의 시는 그런 것과 아무 상관도 없이 아름답기 그지없는 서정시의 품격을 유지한다"며 "그런 작품을 삭제하라는 것은 특정 시인 죽이기이며 나아가 야당 정치인에 대한 악랄한 정치탄압이고 학생들의 문학작품 향수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주장했다. 시인 신경림씨도 "말도 안되는 일이다. 한마디로 코미디이고 기가 찰 노릇이다"고 개탄했다.

문단 관계자들은 작가의 정치활동이나 성향을 문제 삼아 교과서에 실린 작품을 삭제한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고 김춘수 시인의 경우 1980년대 새누리당의 전신인 민주정의당 전국구 의원을 지냈으나 대표작 '부다페스트에서의 소녀의 죽음'이 교과서에 그대로 실렸다.

'겨울공화국'의 시인 양성우씨의 경우 국회의원 재직 당시 교과서에 실린 시가 없었다.

< 한윤정 기자 yjhan@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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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도종환 민주통합당 의원의 작품 삭제를 권고하면서 현 정부와 문인들 사이에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 당시 연간 3400만원의 지원금을 주는 전제로 한국작가회의에 '불법시위 불참확인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해 물의를 빚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작가회의는 정부 지원을 거부한 채 4대강 개발사업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등 '저항의 글쓰기'를 계속해 오고 있다.

한국작가회의(이사장 이시영·사진)는 9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사태를 '표현의 자유 침해'로 규정하고 "가능한 수단과 방법을 모두 동원해 권고 조치를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작가회의는 "시인이 국회의원이 된 뒤에 정치적 목적을 지니고 쓴 시라면 충분한 이유가 되지만 교과서에 실리게 될 시들은 정치인 도종환 이전에 시인 도종환의 작품"이라며 "도 시인이 만약 여당의 국회의원이었다 해도 이런 치졸한 이유를 들어 추방하려 했을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시영 이사장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교과서 사업의 특성상 정부의 권고는 강제 이행명령이나 마찬가지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시계가 박정희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교과서 수록 시는 특정 정치이념이나 종교, 인종에 대한 편견을 주장한 것들을 엄격히 규제하는데 도종환의 시는 그런 것과 아무 상관도 없이 아름답기 그지없는 서정시의 품격을 유지한다"며 "그런 작품을 삭제하라는 것은 특정 시인 죽이기이며 나아가 야당 정치인에 대한 악랄한 정치탄압이고 학생들의 문학작품 향수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주장했다. 시인 신경림씨도 "말도 안되는 일이다. 한마디로 코미디이고 기가 찰 노릇이다"고 개탄했다.

문단 관계자들은 작가의 정치활동이나 성향을 문제 삼아 교과서에 실린 작품을 삭제한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춘수 시인의 경우 1980년대 새누리당의 전신인 민주정의당 전국구 의원을 지냈으나 대표작 '부다페스트에서의 소녀의 죽음'이 교과서에 그대로 실렸다.

'겨울공화국'의 시인 양성우씨의 경우 국회의원 재직 당시 교과서에 실린 시가 없었다.

< 한윤정 기자 yjhan@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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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시'교과서 삭제 권고에… 문단, 보·혁 모두 한목소리 비난

교육과정평가원, 논란 일자 선관위에 유권해석 의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중학교 국어 검정교과서 심사 과정에서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시인인 도종환 민주통합당 의원의 작품을 교과서에 싣지 말도록 출판사들에 권고한 데 대해 9일 문단의 보수와 진보, 여야를 떠나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한국작가회의는 이날 성명을 내 "시인을 추방하는 사회는 가망이 없는 사회"라며 "도 시인이 만약 여당 국회의원이었다 해도 이런 치졸한 이유를 들어 추방하려 했을 것인가"라고 반발했다. 보수 성향의 소설가 이문열씨는 "도 의원의 시가 지난 10년간 교과서에 실렸다는 것은 실을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란 뜻"이라며 "정치적 판단은 온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 도종환 의원이 9일 국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민주통합당은 김현 대변인 논평을 통해 "시가 정치선전문이라도 되냐"고 반문하며 "교육과학기술부 이명박 정부 들어 역사교과서 좌편향을 수정하겠다며 교과서를 정치와 이념 대결의 전쟁터로 만들어왔다"고 비판했다.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김영환 의원은 "현대판 분시갱유(焚詩坑儒)"라며 관련자 문책을 요구했다. 새누리당도 친박계 핵심인 이정현 최고위원이 "정치활동 이전에 순수하게 문학작품으로 실렸던 건데 국회의원이 됐다고 삭제하려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도 의원도 이날 국회 본회의 발언을 통해 "정치를 하기 위해 이런 부당한 처사와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면 누가 문화예술계를 대변하려 하겠는가"라며 "김춘수 시인도 11대 민정당 전국구 의원이었는데 그의 대표시 '꽃'도 교과서에서 빼야 하나"고 되물었다.

한편,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도종환 의원의 시와 이자스민 의원 관련 자료를 교과서에 게재하는 것이 특정 정치인을 홍보함으로써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질의해 선관위의 유권해석을 교과서 검정심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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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원 “안철수·박원순 글 삭제할 필요없다” 이중잣대


 

"서울시장 정치인 아니다" 해명


10일 '
도종환 시 삭제' 재논의

도종환 민주통합당 의원의 시와 산문을 교과서에서 뺄 것을 지시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교과서에 실린 박원순 서울시장의 산문에 대해서는 '정치인이 아니어서 삭제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평가원은 유력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작품 역시 '삭제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도종환 의원의 시가 게재돼 삭제 지시를 받은 대교출판사의 중학교 1-2 <국어> 교과서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수필 '아무나 가져가도 좋소'가 실려 있다. 대교출판사의 중학교 1-1 <국어> 교과서에는 안 교수의 수필 '내 삶의 가치'가 실려 있다. 평가원은 이들 작품에 대해서는 수정·보완 권고를 하지 않았다. 평가원 관계자는 "서울시장은 정치인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안 교수 역시 아직은 정치인이 아니어서 권고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시장은 선거를 통해 뽑혔고 지난 2월23일 민주통합당에 입당까지 한 상태여서, 평가원의 '정치인' 여부 판단부터가 애초 오락가락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평가원은 이날 자료를 내어 "현역 정치인으로 활동중인 도종환 의원의 시와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 관련 자료를 교과서에 게재하는 것이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는지를 중앙선관위에 공식 질의하고 그 결과에 따라 '검정심의회'를 개최해 처리 방안을 심의할 계획"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평가원은 또 10일 오후 검정심의회를 열고 도종환 의원의 작품 삭제 권고에 대해 다시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국국어교사모임은 이날 성명을 내어, 작품성을 인정받아 교과서에 실린 글을 그 작가가 국회의원이 됐다는 이유만으로 교과서에서 삭제하는 것은 일종의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교사모임은 과거 민정당 국회의원을 지낸 김춘수 시인의 작품과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을 지낸 이문열 작가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도 현장에서 교과서를 통해 가르치고 있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평가원의 이번 수정 권고가 편협한 조처임을 지적했다.

박수진 전종휘 기자jin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