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 조작 의혹. 관련 기관인 국정원, 검찰(법무부), 외교부의 해명이 제각기 다르다. 중국대사관이 위조됐다고 밝힌 문서는 모두 3건. 이 문건들이 누구의 요청으로, 어떤 경로를 통해 입수된 건지 서로 주장이 마구 엇갈린다. 황당한 일이다. 중국 “3건 모두 위조”, 관련 정부부처는 오락가락 말바꾸기 주한 중국대사관은 유우성씨 항소심 재판부에 ‘사실조회 신청 답변서’를 보내며,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3건의 문서는 모두 조작된 것”이라고 밝혔다. 3건의 문서는 아래와 같다. ①화룡시 공안국의 ‘유우성씨 출입경기록조회결과’ ②삼합변방검사참(세관)의 ‘유우성씨 출입경기록 정황설명서에 대한 회신’ ③화룡시 공안국이 심양 주재 한국총영사관에서 발송한 ‘출입경기록발급확인서’ ①은 유씨가 북한을 드나들었다는 기록을 화룡시 공안국이 확인해줬다는 문건이며,②는 유씨 변호인이 검찰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재판부에 제출한 증거자료가 사실이 아니라는 내용의 문건으로, 국정원이 확보한 것이며 ③은 유씨 출입경기록 발급사실을 화룡시 공안국이 확인해줬다는 문건이다. 두 차례 말 바꾼 황교안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두 차례나 말을 바꿨다. 지난17일 국회 법사위에서는 “(관련 문서들 모두) 외교라인을 통해 받았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18일 윤병세 외교부장관이 국회 외교통일위에서 “출입경기록 발급사실확인서 1건 만 선양 주재 한국총영사관에서 입수했다”고 말하자, 황 장관은 다음날인 19일 “3건 중 1건은 외교경로를 통해 받았고, 나머지 2건은 국정원에서 받은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외교부장관의 해명과 왜 다르냐고 다그치자, 황 장관은 두 번째 말 바꾸기를 하며, “출입경기록발급확인서(③번 문건)에 출입경기록(①번 문건)을 첨부해 외교부와 심양 총영사관을 통해 화룡시 공안국으로 보냈던 것”이라고 둘러댔다. 첨부 문건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2건을 1건으로 오인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 역시 앞뒤가 맞지 않는다. 애당초 그는 3건 모두 외교경로(외교부)를 통해 받았다고 말한 바 있지 않은가. 나머지 문건은 국정원으로부터 받은 거라는 사실을 왜 숨기려 했을까. 국정원이 불법적으로 획득? 전부 조작한 것? 국정원은 “3가지 문서 모두 선양 총영사관을 통해 받았으며, 모두 사실에 부합한다”고 주장한다. 외교부와 법무부의 주장과도 다를뿐더러, 중국대사관이 밝힌 ‘위조 사실’까지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국정원 때문에 한중 외교 갈등으로 비화되지 않을런지 우려된다. 외교부-법무부-국정원의 주장과 해명을 정리해 보면, 최소한 2건의 문서는 국정원이 비정상적·불법적인 방법으로 획득했거나, 아예 문서 자체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드러난 사실과 정황이 적지 않다. 때문에 ‘위조·조작’에 더 무게가 실린다.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했다는 ‘출입경기록’의 발급처도 논란이다. 이 사건을 취재해온 ‘한겨레신문’ 허재현 기자는 화룡시 공안국을 직접 방문해 중요한 단서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검찰 주장 화룡시 문서발급 부서, 현지에는 없어 검찰이 제출한 ‘출입경기록’에 찍힌 발급부서는 ‘화룡시 공안국 관리과’. 하지만 허 기자는 “화룡시 공안국에 ‘출입국관리과’라는 부서는 없고 ‘관리대대’만 있다”며 문서 조작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허 기자가 진런펀 화룡시 공안국 관리대대장에게 “‘출입국관리과’라는 명의로도 문서가 발급되냐”고 묻자, 진 대대대장은 “그럴 수 없다”며 “문서는 위조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검찰의 주장에 의하면 ‘출입경기록’을 확보해 전해 준 건 국정원이다. 하지만 허 기자는 이 또한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반박했다. 개인 문서의 경우 본인이 아니면 발급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현지를 방문해 직접 확인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제3자가 가서 유우성씨의 출입경기록을 발급 받을 수 있다는 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정상적인 사법공조 방식으로 발급받은 문서가 아니라면 재판정에서 증거로서의 가치가 없다.” 개인문서를 제3자가? 왜 전혀 무관한 화룡시? 공증처 도장도 달랐다. 화룡시는 조선족자치주인 길림성에 위치해 있다. 이런 관계로 공증 도장에도 한글이 들어간다. ‘공증처’라는 한글이 함께 병기돼 있다. 하지만 검찰이 제출한 화룡시 공증 문서에는 ‘한글’이 없었다. 도장이 위조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황당한 오류도 있다. 유씨는 삼합세관을 통해 북한에 드나들었다. 그런데 검찰은 화룡시 공안국이 발급한 출입경기록을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했다. 삼합세관의 위치는 중국 길림성 용정시 삼합진. 화룡시 관할이 아니다. 인접한 곳이지만 엄연히 행정구역이 다르다. 유씨 가족의 거주지는 연길시. 정상적이라면 유씨의 출입경기록은 연길시에서 발급받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적어도 삼합세관이 위치한 용정시 공안국에서 문서를 발급받아야 했다. 연길시도, 용정시도 아닌 화룡시라니. 어처구니없다. 맞춤법 틀린 외교공문... 그런데도 새누리당 중국에 종북 잣대 ‘한겨레’는 화룡시 공안국 공문이 중국말이 서툰 국정원 직원에 의해 작성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했다. 중국 공문서 앞부분에 등장하는 관례적인 인사말에 맞춤법 오기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우리말 ‘~에게’에 해당하는 향(向)자가 빠져있다. ‘한겨레’ 허 기자는 “(맞춤법 오류가 있는) 공문을 (화룡시 공안국에) 보여주자 정말 황당해 했다”며 “중국 외교문서를 스스로 만들어내다가(조작하다가) 한 실수 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런데도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언론에 출연해 “선진국이 안 된 국가들에서는 자기들 정부기관에서 발행한 문서가 나중에 문제 생기면 발뺌하는 경우가 종종있다”며, “중국이 자국민(유씨 국적이 중국) 보호나 형제국가인 북중 관계 등을 고려해 어떤 의도를 갖고 서로 다른 문서를 제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을 비하하는 것으로도 부족해 중국을 향해 종북 잣대를 디민 것이다. 위조 사실을 숨기기 위한 발악인가, 아니면 중국과 한번 힘겨루기를 해볼 요량인가.
간첩 위조 오락가락, 여당은 중국에 종북 잣대
위조 증거와 정황 수두룩, 안 되니 중국 건들어 보겠다?
육근성 | 2014-02-20 10:35:22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2&table=c_aujourdhui&uid=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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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화룡시 "한국검찰의 中문건 도장은 위조"
"우리는 '조선글·한자' 공증도장만 써. '한자' 도장 안써"
검찰이 서울시 간첩사건 증거로 제출한 피고인 유우성 씨의 출입국(경)기록 문서에 찍힌 '한자 공증도장'이 현지에서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돼, 중국 공문서 위조 파문이 더욱더 확산되고 있다.
20일 <노컷뉴스>에 따르면, 중국 화룡시 공증처 관계자는 지난 18일 <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공증도장은 하나 밖에 없다"면서, "연변지구 공동체는 모든 공증도장이 한자와 조선글(한글)이 같이 나간다"고 밝혔다.
이는 검찰이 연변조선족자치구에 속한 화룡시에서는 '한자'와 '한글·한자 병행' 공증도장이 각각 한개씩이며 때에 따라 두개가 쓰인다고 해명한 것과 전혀 다른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앞서 공증도장 위조의혹과 관련해 "확인해보니, 공증 도장을 신청한 사람의 언어에 따라서 중국인이 중국어로 신청할 경우 한자 관인을 해준다. 조선족이 한글로 신청하면, 병기하며 한자와 한글이 찍힌 관인을 해준다"며 "(이는) 중국의 배려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맞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화룡시 공증처 관계자는 '한자로 찍힌 관인은 위조된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노컷뉴스>는 "증거 조작 사실이 기정사실로 점차 굳어지면서, 검찰 수사를 통해 이를 명확히 밝히고 위법자를 처벌하는 숙제가 남게 됐다"며, "최근 한국으로 귀국한 국정원 출신의 이모 부총영사가 이번 논란의 의혹의 핵심인물로 떠올랐다"며 국정원을 정조준했다.
◀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찰이 제출한 문건의 공증도장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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