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박사이자 의학채널 ‘비온뒤’를 운영하는 홍혜걸 대표가 ”한국 코로나19 진단검사는 미국 FDA 기준 미흡하다”는 미국 마크 그린 공화당 의원의 발언을 인용했다가, 논란이 되자 해명에 나섰다. 국내 전문가들도 이에 대해 언급했다.
11일, 그린 의원은 관리개혁위원회 청문회에서 이같은 발언을 했다. 그린 의원은 ”미국 FDA가 한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가 적절하지(adequate) 않으며, 비상용으로라도 미국에서 사용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한국은 단일 면역글로불린항체(lg)만을 검사하지만 미국은 복수의 항체를 검사한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이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짧은 글을 남겼다. 홍 대표는 ”미국 의회 증언에서 한국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으나, 아래 멘트는 의미심장하다”며 ”핵심은 한국 진단키트가 미국 FDA 기준에서 미흡하다는 것이고, 사실 여부 확인 이전에 세계 최고 권위자들이 모인 공개석상에서 미국 국회의언이 말한 것이라 보도가치가 충분하다”고 썼다.
그러면서 ”한국 검사 관련자들의 반론이 있어야 한다. 이게 사실이면 지금까지 국내 확진 검사 정확도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될 판”이라고 지적했다.
홍 대표의 말대로 이후 그린 의원의 발언에 대한 반론이 제기됐다. 식약처는 이에 대해 ”국내에서 사용 중인 진단시약 5개는 모두 유전자 검출검사법(RT-PCR)을 사용한다”며 ”그린 의원이 언급한 건 항체검사법인 듯한데 이는 국내 승인 제품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진단검사의학회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팀장으로 활약 중인 세브란스 진단검사학과 이혁민 교수는 1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에 대해 언급하며 ”코로나19를 둘러싼 많은 혼란들이 있다. 이런 혼란들이 부딪히면서 잘못된 정보들이 흘러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한국의 키트 자체가 굉장히 강점을 갖고 있는 건, 다들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민간 의료기관에서 이뤄진 검사 건수가 20만건이 아니라 40만건이다. 질병관리본부가 환자 추적 관리용으로 한 검사는 카운트하지 않고 있는데, 다 합치면 전 세계 검사 수를 다 합친 것보다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에서 나온 이야기와는 완전히 다른 검사법이다. 국내에서 쓰고 있는 것은 가장 민감도나 특이도가 높은 검사법인데다가, 40만건 이상의 데이터가 쌓여 있다”며 ”그 와중에 진단검사학 전문의들이 그 결과를 보면서 판독한다. 그렇기 때문에 결과 오류가 최대한 나지 않도록 하고 있으니 안심하셔도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후 홍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또 한 번 입장을 밝혔다. 홍 대표는 ”내가 ‘가짜뉴스 생산자’라는 비난이 일고 있는데, 나는 한 번도 우리 키트가 엉터리라고 말하지 않았다”라며 ”의사 출신 공화당 의원의 멘트가 나왔기에, 언론이 침묵하면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썼다.
홍 대표는 ”나는 이런 충격적 발언이 생중계 영상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졌으니 진위파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라며 ”사실관계는 확인이 필요하다. 나의 취지는 이런 멘트가 나왔으니 확인해보자는 것이었는데, ‘우리 키트가 왜 엉터리냐, 왜 정부를 비판하냐’고 황당하게 덧씌우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국내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존재 자체를 확인하는 PT-PCR 검사 방법으로 진단한다”라며 ”일부 유튜브 등을 통해 한국 진단검사의 정확도, 신뢰도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퍼지고 있으나, 전혀 사실이 아니다. 신뢰성을 의심하지 않으셔도 좋다”고 밝혔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