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측근) 관련

'찐윤' 서울지검장 출현…'허수아비' 검찰총장 사표 내나

道雨 2024. 5. 14. 14:59

'찐윤' 서울지검장 출현…'허수아비' 검찰총장 사표 내나

 

 

 

이원석 총장 "김건희 명품백 수사" 지시 11일 만에

임기 4개월 남았는데도 대검 참모진 대거 교체돼

김건희 소환 주장한 서울지검 지휘 라인도 와해

'윤석열의 입' 이창수 신임 지검장은 충성도 확실

추미애 장관 공격도…이재명‧문재인 저격수 역할

김주현 민정수석 첫 작품?…사실상 '총장 불신임'

인사 과정 배제된 이원석, 일정 취소…사표 가능성

야권 "검찰 결국 방탄…김건희 종합특검법 꼭 통과"

 

 

 

법무부가 느닷없이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직에 대한 인사를 대대적으로 단행했다. 시기와 규모 모두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인사의 초점은 검찰 내에서도 '찐윤'으로 통하는 이창수 전주지검장이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사령탑으로 직행한 것이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지난 2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으로부터 주례 정기보고를 받고 김건희 씨 전담수사팀을 구성할 것을 지시한 지 열하루 만이다. 지난 7일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이 임명된 날로부터는 불과 엿새 만이다.

대검찰청 차장검사 출신으로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사법 리스크' 방어가 주목적일 것으로 예견돼온 김주현 민정수석은 법무부 검찰국장을 지낸 '인사통'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서울중앙지검장 전격 교체와 함께, 검찰총장의 힘을 빼는 데 중점을 둔 이번 인사는, 김건희 씨 수사를 마음대로 통제하기 위한 대통령실의 작품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사실상 '이원석 총장 불신임'이라는 윤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메시지로 읽힌다.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장을 전격 교체하는 법무부 인사가 단행된 가운데, 13일 춘천지방검찰청 원주지청을 방문한 이원석 검찰총장이 인사와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청사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4.5.13. 연합뉴스

 

 

 

 

법무부는 13일 대검찰청 검사급(고검장·검사장) 검사 39명(신규 보임 12명, 전보 27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부임 일자는 오는 16일이다.

이번 인사는 크게 두 가지 점에서 두드러진다.

이원석 검찰총장의 임기가 4개월밖에 안 남았는데도, 굳이 이 시점에 총장을 보좌하는 대검찰청 참모진을 거의 와해시켰다는 점, 그리고 서울중앙지검의 수사 지휘 라인을 대거 물갈이했다는 점이다.

우선, 이 총장의 임기는 오는 9월로 만료된다. 머지않아 후임 총장이 지명될 것이고, 총장이 바뀌면 법무부는 어차피 후속 검사장급 고위 간부 인사를 대규모로 해야 한다. 그럼에도 무엇에 쫓기듯 지금 인사를 단행한 것은 이례적인 수준을 넘어 비정상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1월 법무부 차관, 검찰국장, 대검 차장을 교체하는 고위직 인사가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재임 시절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이었던 권순정 법무부 검찰국장의 경우, 부임한 지 4개월도 안 돼 다시 수원고검장으로 옮기게 됐다(권 국장은 한동훈 라인이라는 이유로 좌천성 발령을 받은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검찰 내에서는 새 총장이 부임한 뒤 이뤄져야 할 검사장급 인사가 갑작스레 이뤄졌다며 의아해하는 기류가 지배적이다. 이번 인사를 통해 ,이 총장의 기존 참모진인 대검 검사장 8명 가운데 공모직인 감찰부장을 제외한 6명이 일선 수사청으로 이동했다.

유일하게 유임된 인물은 '친윤 특수통' 양석조 대검 반부패부장이다. 전국 검찰청의 특수수사를 관장하는 양석조 부장은,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인 2020년 한 검사의 상갓집에서 당시 직속 상관이던 심재철 반부패부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두둔하는 듯한 말을 하자 "당신이 검사냐"고 거세게 따졌다는 이른바 '상갓집 항명 사건'의 장본인이다.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 등을 건넸던 최재영 목사가 13일 오전 소환조사를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5.13. 연합뉴스

 

 

 

이처럼 '윤석열 사단'의 주축인 양 부장 정도를 제외하고는, 이원석 총장과 손발을 맞춰오던 대검 간부들이 하루아침에 다 제거된 모양새다. 앞서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이 총장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씨를 소환하는 문제를 놓고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었다는 설이 파다했었다. 최근 이 총장이 김건희 씨의 명품백 수수에 대해 '신속·철저 수사'를 강조하며 전담팀 구성까지 지시한 사실이 알려지자, '용산-검찰 갈등설'이 또 다시 불거진 바 있다.

이 총장이 이날 중대한 검찰 인사가 발표되는 데도, 서초동 집무실을 비운 채 강원도 춘천지검 영월·원주지청을 '격려차' 방문한 점도 석연치 않다. 이 총장은 인사에 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심지어 다음날 예정돼 있던 청주지검 충주지청과 제천지청 방문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고 한다. 이번 인사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사표를 검토 중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검사의 임명과 보직은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 이 경우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고 검찰청법에 규정돼 있지만, 이번 인사에서 이 총장 의견은 배제됐거나 무시됐을 가능성이 높다.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역시 김건희 씨 소환조사를 주장해, 교체설이 몇 달 전부터 나돌았던 바 있다. 결국 이번 인사로 수사 업무에서 손을 떼고 부산고검장으로 내려가게 됐다.

그 밖에 김건희 씨 수사 등을 실무 지휘했던 서울중앙지검장 산하 차장검사 4명도 모두 교체됐다. 명품백 수수 전담팀을 이끌던 김창진 1차장은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한 고형곤 4차장은 수원고검 차장검사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박현철 2차장은 서울고검 차장검사, 김태은 3차장은 대검 공공수사부장에 배치됐다.

이들 1~4차장검사의 후임자는 정해지지 않아 지휘부가 공석 상태다. 조만간 중간 간부 인사가 단행되겠지만, 업무 파악 등에 시간이 걸려 당분간 수사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건희 씨 수사도 마찬가지다.

 

* 이창수 전주지검장이 11일 오전 전주지검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9.11. 연합뉴스

 

 

 

이렇게 기존 수사 지휘부가 와해된 상황에서 등장한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의 이력을 보면, 윤 대통령의 신임이 얼마나 두터운지, 그래서 김건희 씨 수사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서울 대원고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한 이 지검장은 1998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으며, 박근혜 정부 때는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20년 9월 '총장의 입'인 대검찰청 대변인에 발탁되면서,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대립각을 세우던 윤 총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신(新) 친윤'이다.

특히 같은 해 11월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해 직무집행정지 및 징계청구 조치를 취하자, 이에 맞서 대검 중간 간부급 검사 27명이 입장문을 발표할 때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린 '대검찰청 중간 간부들의 입장'이라는 글을 통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청구와 직무집행정지는 적법 절차를 따르지 않고 충분한 진상 확인 과정도 없이 이뤄진 것으로 위법·부당하다"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은 물론이고 검찰 개혁, 나아가 소중하게 지켜온 대한민국의 법치주의 원칙을 크게 훼손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추 장관을 직격했다.

윤 총장이 자리에서 물러나 검찰을 떠난 지 두 달 만인 2021년 6월 인사 때는 대구지검 2차장으로 좌천성 발령이 났다. 그러다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자, 2022년 7월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에 기용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성남FC 관련 사건 수사를 총괄 지휘했고, 결국 이 대표를 배임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어 지난해 9월 전주지검장에 부임한 직후부터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 씨 특혜 채용 의혹 수사에 전력을 기울였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의원이 지난 2018년 1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된 뒤, 그 대가로 자신이 설립한 태국계 저가 항공사 타이이스타젯에 서 씨를 취업시켜줬다는 의혹이다.

이 지검장의 지휘 아래 전주지검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인사혁신처, 대통령기록관 등을 압수수색하고, 홍종학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줄소환하는 등, 대대적인 강제수사를 벌여왔다.

그 과정에서 서 씨의 칠순 노모에게 19차례나 전화 및 문자를 보내고 허락 없이 계속 찾아가는 등, 스토킹을 방불케 하는 각종 무리한 수사를 벌여 문재인 정부 측 인사들이 집단 항의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 전주지검 검사가 문재인 전 대통령 전 사위의 모친에게 전화를 걸고 문자를 보낸 내역. 민주당 윤건영 의원 페이스북

 

 

 

이 같은 이 지검장 인사에 대해 야권은 즉각 "야당 탄압에 앞장섰던 인물" "김건희 수사 방탄의 서막이냐"며 강력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는 이때, 대통령의 심복을 중앙지검장에 앉힌 것은, 기어코 김건희 여사를 성역으로 만들라는 시그널로 읽을 수밖에 없다"며 "그게 아니라면 김 여사에 대한 소환조사 필요성을 제기한 송경호 서울지검장을 친윤 검사로 교체할 이유가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 검찰 인사는 봐주기 인사, 방탄 인사"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욱이 이 지검장은 어제 윤건영 의원을 비롯한 27명의 당선인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듯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에 대한 인권 유린, 강압 수사, 불법 수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대표적인 정치검사"라면서 "감찰을 받아야 할 자가 영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앞에서는 반성을 말하며, 뒤로는 자신의 가족을 지키라고 지시하는 것인가? 대통령의 검찰 장악력 유지를 위한 이번 검찰 인사는 국민의 분노를 끓어오르게 할 뿐"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반드시 김건희 특검법을 관철해내, 윤석열 정부가 무너뜨린 법과 정의의 가치를 바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 배수진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한마디로 '전 정부와 야당에 대한 정치보복 수사'를 열심히 했고 '현 정권에 대해서는 봐주기'를 할 인물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했다"면서 "이창수 전주지검장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충성 말고는 할 게 없는 인사다. 전주지검장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보내는 전례 없는 인사를 할 만큼 윤 대통령 마음에 쏙 들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런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를 제대로 할지 의문이다. 이번 인사를 보니 해답은 김건희 여사 종합특검뿐이라는 것이 다시금 증명됐다"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양평 고속도로 특혜, 고의·상습적 위조 이력서 제출, 뇌물성 후원, 관저 리모델링 공사 특혜 등 김건희 여사에게 제기된 모든 의혹을 총망라한 종합특검 아니고서는 김건희 여사 수사는 한 발도 뗄 수 없을 것 같다. 조국혁신당은 22대 국회에서 김건희 종합특검법을 반드시 통과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호경 에디터haojing610@mindlenews.com



출처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https://www.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