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지나친 ‘반중 자극’ 국익 훼손, 국민의힘 자중하라

道雨 2025. 2. 21. 10:43

지나친 ‘반중 자극’ 국익 훼손, 국민의힘 자중하라

 

 

 

주한 중국대사가 한국에서 진행 중인 도를 넘는 ‘혐중 음모론’에 대해 자제를 당부했다.

현재 국민의힘이 극우 언론·유튜브 등을 인용하며 제기하는 중국 관련 ‘부정선거 개입설’ 등은, 언급하기도 부끄러운 수준의 ‘가짜뉴스’가 대부분이다.

국민의힘은 눈앞의 정치적 이익에 눈이 멀어, 경제·외교적으로 중요한 나라인 중국과의 관계를 훼손하는 무책임한 선동을 멈춰야 한다.

 

다이빙 중국대사는 지난 19일 김석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국민의힘)과 만나 “한-중 관계가 매우 중요하고 양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며 “한국 내 일부 세력이 루머를 퍼뜨리고 반중 감정을 조장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엑스(X·옛 트위터)에 적었다.

한국 내에서 점점 커지고 있는 중국 관련 여러 가짜뉴스에 대해 작심하고 쓴소리를 한 것이다.

 

돌이켜 보면, 지난 10여년간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국 내 대중 감정이 크게 악화된 게 사실이다. 미국 ‘퓨리서치센터’ 자료를 보면, 한국인의 반중 정서는 2013년 50%에서 ‘사드 위기’를 거친 뒤인 2017년 61%, 코로나19 위기 뒤엔 70%대로 치솟았다.

중국이 그동안 보여온 배타적 민족주의, 국제 규범을 무시하는 안하무인 태도, 주요 산업에서 본격화된 한-중 경쟁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12·3 내란’ 사태 이후에는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12일 대국민 담화에서 노골적으로 ‘혐중 음모론’을 부추긴 뒤, ‘선거연수원 중국 간첩 99명 체포설’, ‘일부 헌법연구관 중국인설’ 등, 여러 ‘가짜뉴스’가 쏟아졌다.

 

걱정스러운 것은, 윤 대통령 대리인 쪽과 국민의힘이 정략적 목적으로 이런 뉴스를 퍼 나르는, ‘악순환 구조’가 형성됐다는 점이다. 심지어 탄핵 찬성 집회 참석자들이 입은 옷의 상표나 촛불을 받치는 우유갑에 적힌 중국어 등을 문제 삼기도 한다. 평소 중국에 불만을 지닌 20~30대의 ‘반중 정서’에 불을 붙여, 정치적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세계로 눈을 돌리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구호를 내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으로, 한-중 협력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태다.

미국과 협상에 대비하려면, 중국과 관계를 단단히 다져야 한다.

국민의힘은 국익에 반하는 무책임한 행동을 멈춰야 한다.

 

 

 

 

[ 2025. 2. 21  한겨레 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