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두 번째 석방됐지만...세 번째 구치소행도 불가피
'화이트 리스트' 관련 구속기간 만료로 425일 만에 석방
'세월호 조작' 2심, '블랙리스트' 대법 결과 따라 재수감
보수단체 불법 지원 혐의인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사건으로 1·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80)이 4일 석방됐지만, 남은 재판 진행과정에서 세 번째 구치소 수감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김 전 실장에 대해 지난달 28일 구속 취소 결정을 내렸다. 이에 김 전 실장은 이날 오전 0시께 수감 생활 425일 만에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출소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구속 기간은 심급마다 2개월 단위로 두 차례에 걸쳐 연장할 수 있다. 상고심에서는 3차까지 갱신할 수 있는데, 김 전 실장에 대한 구속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석방이 결정된 것이다.
통상 피의자는 검찰과 경찰 수사 단계에서 30일 동안 구속될 수 있다. 기소된 이후에는 1심부터 18개월까지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앞서 김 전 실장은 문화, 예술계 지원배제 명단인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사건에 연루돼 2017년 1월21일 구속기소 됐지만, 구속 기한 만료로 지난해 8월6일 석방됐다.
김 전 실장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2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으며, 현재는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김 전 실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압박해 특정 보수단체에 60억을 지원하게 한,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사건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에 김 전 실장은 지난해 10월5일 1차로 석방된 지 61일 만에 재수감됐다가, 이번에 다시 석방된 것이다.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을 받은 김 전 실장은 주거나 접견의 제한이 없다. 이에 김 전 실장은 오는 16일 오후 2시10분에 열리는 '세월호 보고시각 조작' 사건 항소심 재판 2회 공판기일에 불구속 상태로 출석한다.
그러나 김 전 실장이 '화이트리스트' '블랙리스트' 사건 상고심, '세월호 보고시각 조작' 사건 항소심 등에서 확정 판결을 받지 않은 만큼, 추후 진행 결과에 따라 세 번째로 구치소에 수감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김 전 실장은 세월호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 보고 지시시각을 조작해 국회 답변서 등 공문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심에서 실형이 선고되면 김 전 실장은 다시 구속될 수 있다.
'세월호 보고시각 조작' 사건 2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되더라도, 향후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이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되면 다시 구치소 수감이 불가피하다.
현재까지 재판과정에서 선고된 실형이 모두 5년6개월인 만큼, 그동안 구속기간을 제외하더라도, 김 전 실장은 3년 가까운 수감생활을 더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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