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인 노상원' 쿠데타 D-데이 점괘 뽑아줬나
아기보살 신당서 수첩 발견…'사살' 대상 실명 적혀
'NLL서 북 공격 유도' '국회 봉쇄' '수거 대상' 메모
손바닥 크기 60~70페이지…계엄 관련 내용 다수
천공, 건진, 무정, 명태균 이어 윤석열의 '족집게'
노상원 "윤 대통령 운이 좋다"…거사일 결정까지?
또 무속인이 등장했다. 바로 노상원 전 국군 정보 사령관으로, 그는 롯데리아에서 계엄 모의를 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의 신당에서 발견된 수첩에는 비상계엄 모의를 한 정황이 기록돼 있다.
천공, 건진, 무정, 명태균에 이어, 윤 대통령 부부 곁에 있는 '족집게 신인'이 다섯 명으로 늘어났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노상원 전 국군 정보 사령관의 아기 보살 신당에서 수첩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수첩에 관해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노 전 사령관의) 수첩에 정치인, 언론인, 종교인 등에 대해 수거 대상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사살이라는 표현이 있었느냐" "사실에 부합하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의 질문에 "사실에 부합한다"고 답했다.
우 본부장은 수첩에 오물 풍선에 관한 표현도 있었느냐는 질의에는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경찰 특별수사단도 이날 노 전 사령관의 거처에서 확보한 수첩에서 '북방한계선(NLL)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라는 메모가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김 전 장관이 북한의 쓰레기 풍선 살포 지점에 대한 원점 타격, 우리 무인기의 평양 상공 투입 등을 지시했다는 보도를 근거로, 김 전 장관과 윤석열 대통령을 고발한 바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노 전 사령관의 수첩에 '국회 봉쇄'라는 표현이 적시됐으며, 정치인, 언론인, 종교인, 노조, 판사, 공무원 등을 '수거 대상'으로 지칭하고, 판사 등 일부 대상자는 실명을 기재했다고 전했다.
수거는 체포의 의미로 해석된다. 이들에 대한 수용 및 처리 방법에 대한 언급도 수첩에 담겼다.
경찰은 노 전 사령관의 수첩은 손바닥 크기의 60~70페이지 분량으로, 계엄 관련 내용이 다수 적혔다고 설명했다.
한편 노상원 전 국군 정보 사령관은 육군사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뒤, '여군 교육생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2018년 불명예 전역을 했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후 그는 '산에 들어가겠다'고 했으며, 한 예비역은 "전역한 뒤 노 전 사령관이 생계를 위해 '죽은 뱀에서 나온 구더기를 먹인 닭(이른바 뱀닭)을 팔았다고 안다"고 전했다.
최근엔 경기 안산에서 점술가로 활동했다.
안산시 상록구에 위치한 '아기보살' 점집은 다세대주택의 반지하에 있다. 건물 입구에는 '안산시 모범 무속인 보존위원'이라고 적힌 스티커와 붉은색 '만(卍)'자가 여러 개 붙어 있다. 입구 옆에는 제사 등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복어 더미, 말라버린 잡채 그릇, 정체를 알 수 없는 붉은 국이 담긴 냄비가 놓여 있었다.
창고 한 칸에는 '부정 푸는 법'이라고 적힌 종이가 동봉된 마른 쑥 봉지도 가득 놓여 있었다. 종이에는 "본 부정풀이는 부정을 푸는 데 효과가 뛰어난 방법을 종합적으로 응용해 만들었다"며 "성물을 적당한 장소에서 불살라 버리고, 소금이나 팥을 뿌려 퇴송하시면 부정이 사라진다"고 쓰여 있었다.
노 전 사령관은 내란 실행 혐의로 구속되기 전인 지난 18일까지 점집에서 생활해 온 것으로 보인다. 인근 상점 주인은 "키가 크고 덩치가 좋은 보살님이 제사용품을 들고 자주 오가서 동네 사람들도 많이 안다"며 "예전에 군에 있던 사람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군복을 벗었지만 군 핵심 인물의 역할을 이어갔다. 당시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비상계엄 선포 시기에 대해 조언을 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미국 대선 등으로 비상계엄 선포에 부정적이었지만, 노 전 사령관이 '윤 대통령의 운이 좋은 시기'를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계엄 두세 달 전쯤 김 장관에게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운이 트이니까 이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고 조언하자, 김 장관이 이를 듣고 기뻐했다"고 경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노 전 사령관이 비상계엄령 선포 시기를 지난 3일로 정했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김민주 기자minju@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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