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로매트 "대한민국, 윤석열의 주술 벗어나 빛으로"
"한국에 이재명의 순간은 왔는가?"
12·3 윤석열 내란의 '어두운 유산' 조명
"한국의 민주주의 취약성 노출"
"선관위 유린에도 부정선거 맹신"
"내란 동원된 군·경 신뢰 손상"
"윤 셀프쿠데타 배후에도 무당"
"대한민국은 이른바 '윤석열의 주술'이란 긴 터널을 벗어나 빛으로 나왔다. 한국은 독재로의 퇴행을 피했다."
미국 외교 전문지 <더 디플로매트>는 '한국에 남긴 윤석열의 어두운 유산'이란 8일 자 기사에,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에 대한 한국 헌법재판소의 대통령직 파면 결정을 이렇게 평가하고 "윤석열의 공식 파면으로 최악은 끝났다고 한국민은 힘을 내게 됐다"고 덧붙였다.

"윤석열의 주술 벗어나 빛으로"
"한국, 독재로의 퇴행을 피했다"
'윤석열 시대'는 종말을 고했지만, 그의 12·3 내란 범죄가 한국에 끼친 악영향에도 주목했다.
디플로매트는 "윤석열은 한국 사회를 손상하고 (한국의) 정체에 깊은 칼자국을 남겼다. 이 상처가 설사 치유된다고 해도 언제 치유될지 불분명하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은 무당의 조언에 의존해 국사를 결정해왔다는 의혹이 있다. 윤석열 셀프쿠데타의 배후 조종자 중 하나는 무당이었다"라고 전했다.
첫 번째로 일제 식민지 지배와 한국전쟁, 25년의 군사독재 등을 겪고도 시민의 피어린 항쟁을 통해 이룩한, 한국의 민주주의 체제가 받은 타격을 짚었다.
디플로매트는 "단 한 사람이 하루 밤새 수십 년이 된 민주주의 체제를 짓밟을 수 있고, 제법 많은 한국인이 그 사람 곁에 아직도 모여 있다는 점은, 한국의 민주주의 체제 취약성과 극도의 분열을 보여줬다"고 썼다.

윤석열 내란의 '어두운 유산'
"한국 민주주의 취약성 노출"
'부정선거 음모론'도 다뤘다. 디플로매트는 그동안 경찰 수사와 선거 관리 시뮬레이션, 법원 판결 등을 통해 "허위"로 드러났다고 못 박고서 "윤석열이 추종자들을 격동하고자 다시 불붙였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의 세뇌를 통해 한국인의 약 3분의 1, 보수 세력의 절반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장악이 부정선거의 결과라고 믿고 있다"고 개탄했다.
디플로매트는 "단명으로 끝난 셀프 쿠데타 와중에, 윤석열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봉쇄하고 직원들을 감금하기 위해 군인들을 보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는 윤석열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검사 출신인 그는 믿을 만한 증거보다는 '감'에 기초해 압수수색 영장을 치고, 사람들은 구속하고 기소하는 데 탁월했다"라고 비판했다.

"선거 시스템은 민주주의의 기반"
"선관위 유린에도 부정선거 맹신"
더 큰 문제는 윤석열이 헌법상 독립 기구인 선관위를 군을 동원해 유린하는 '위헌적 범죄'를 저질렀는데도, 부정선거 음모론을 맹신하는 그의 지지자들은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현실이다.
이에 디플로매트는 "통탄할 만한 전례를 만들었다"면서 "그렇게 많은 수가 민주주의 체제의 기반인 선거 시스템을 믿으려고 하지 않는다면, 미래의 어떤 지도자도 확고한 권한을 갖고서 한국을 문제 없이 안전하게 운영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윤석열 내란에 군경이 강제로 동원되면서, 1987년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 이후 근 40년 힘겹게 쌓아온 그들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무너진 점도 주목했다.
디플로매트는"윤의 셀프쿠데타는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집단적 트라우마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내란에 강제로 동원된
군·경찰의 대중 신뢰도 무너져"
기사 중 흥미로운 대목도 있었다.
한국의 헌재가 역대 대통령 탄핵 심판 중 최장기간 평의를 이어오며 선고를 계속 '지연'시켜온 이유를 추정하는 부분이다. 헌재의 윤석열 파면 선고는 작년 12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122일, 12월 14일 국회 탄핵소추안 의결로부터 111일, 올해 2월 25일 헌재 변론 종결 후 38일 만인 지난 4일 오전 11시 22분에 내려졌다.
선고 지연과 관련해 디플로매트는, 윤석열 탄핵을 기각하려는 조한창, 김복형, 정형식 등 '보수 성향' 재판관을 설득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는 일반적인 시각을 소개하긴 했지만, '재판관 8명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파면 선고가 내려진 점에 주목하면서 "또 다른 이유"를 제시했다. 8명의 재판관이 아주 일찍 파면이란 평결을 굳혀 놓고 선고일을 저울질했다는 주장이다.

헌재는 왜 선고를 오래 끌었나?
"윤 극렬 지지자 지치길 기다려"
'또 다른 이유'와 관련해 재판관들은 파면 선고 시 윤석열 극렬 지지자들의 폭동 가능성이 큰 만큼, 그들이 지쳐 떨어질 때를 기다렸을 것으로 풀이했다.
디플로매트는 "윤석열 지지자들은 언론인과 경찰관을 폭행하는 등 격앙돼 있었다. 서울 도심의 일부 장소는 그들에게 점거돼 마비됐고, 폭동과 암살, 혁명이란 말들이 그들의 발언과 뉴스를 지배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엄포만 놓은 게 아니다. 한국민은 이들 그룹이 뭘 할 수 있는지를 보았다"면서, 작년 1월 당시 이재명 대표 암살 시도와 올 1월 윤석열 체포영장 발부 직후 서울서부지방법원 난입과 폭동, 진보 성향 판사들 살해 협박 등을 대표적 행동 사례로 거론했다.
디플로매트는 "헌재는 극우와 대안 우파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보수 세력이 윤석열 뒤에 집결해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며 "틀림없이 헌재는 신속한 탄핵 평결 선고는 공공질서의 붕괴를 가져올 거란 점을 간파했을 것이다"라고 풀이했다.

헌재 파면 선고 때 '폭동' 없어
"윤석열 지지자, 우울한 체념"
디플로매트는 "그 대신 헌재는 매일 거리로 쏟아져 나와 공공의 평화를 파괴하는 그 폭도와 군중을 지치게 하는 쪽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2월과 3월이 지나면서 그들의 에너지도 떨어지고 폭력 행위와 승강이도 줄었으며, 마침내 헌재가 지난 4일 윤석열 파면을 선고했지만, 수십 명이 사상했던 2017년 박근혜 파면 당시와는 달리 폭력적 행동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디플로매트는 "윤석열 지지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일종의 우울한 체념이었다. 땅바닥에 쓰러져 흐느껴 우는 이들도, 졸도하는 이들도 있었다"면서 "윤석열 시대 종식에 어떤 폭력이 없었다는 점은 좋은 징조다"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이제 나아갈 유일한 길은 윤의 퇴진이 좌파의 승리가 아니라, 한국의 헌법과 민주주의를 위한 승리란 점을 인정하는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헌재의 파면 선고로 '윤석열 내란'에 종지부를 찍고, 한국이 희망찬 새 출발 하게 됐다는 디플로매트의 기대와는 달리, 내란 공모 수사를 받는 이완규 법제처장에 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의 위헌적인 헌법재판관 지명에서 확인되듯이, 내란은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한편 네덜란드 레이든대 국제관계와 한국학 담당 조교수인 스티븐 데니는 '이재명은 한국의 정치적 혼란을 뚫고 부상할 것인가'란 디플로매트 4월호 커버스토리를 통해 "한국은 흥망을 가르는 정치적 순간에 있다. 그리고 이재명은 선두이면서 중심에 있다"면서 "더 이상 사회적 분열을 심화하지 않고 광범위한 대중의 불만을 활용하는, 이재명의 전략적 시도는 한국 민주주의에 중요한 시험이 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잡지 표지 사진에는 반쪽으로 쪼개진 윤석열의 얼굴을 배경으로 이재명 대표의 얼굴이 자리잡고 있으며 "한국, 이재명의 순간이 왔는가?"란 문구가 적혀 있다.
이유 에디터yooillee2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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