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용병 사태, 과연 푸틴의 실패일 뿐일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용병의 전쟁’이다. 지난 주말 러시아 서쪽 지역을 휘젓고 다닌 바그너그룹은, 자신들이 독자적인 군사작전을 펼칠 수 있는 무장조직이며, 정치적 주체라는 점을 입증했다. 전쟁법에 구애받지 않고 한계를 초월하는 잔혹성을 과시하는 이들의 전투력은 러시아 정규군을 압도했다. 바그너그룹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를 함락한 이후, 러시아에서 대중적 지지를 확보한 전쟁 영웅으로 등극했다. 오래전부터 이들은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인 가스프롬의 하청업체로부터 유입되는 자금과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확보한 이권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폭력의 공급망을 구축해왔다. 대중매체와 인터넷에도 능숙해, 2020년 말 미국 대통령 선거에도 개입했다. 군사작전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