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독의 소리’ 맞춰 준동하는 친일파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조선총독부가 보내 드리는 유령해적방송인 ‘총독의 소리’입니다. 총독 각하의 노변담화(爐邊談話) 시간입니다. 충용한 제국(帝國) 신민(臣民) 여러분, 제국이 재기하여 반도에 다시 영광을 누릴 그날을 기다리며 은인자중 맡은 바 고난의 항쟁을 이어가고 있는 모든 제국 군인과 경찰과 밀정과 낭인 여러분,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산하(山下) 생영(生靈)을 맡고 있는 본인의 뜻을 어기지 말라. 나의 마하장병(摩下將兵)이여. 관민 여러분, 식민지의 모든 밀정, 낭인 여러분, 불발(不拔)의 믿음으로 매진하라. 제국의 반도 만세.” 최인훈 소설 ‘총독의 소리’에 나오는 구절이다. ‘총독의 소리’는 1945년 일본의 패망 후 조선총독부가 한반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