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 단순히 ‘옛것’이 아니다 * 일러스트레이션 유아영 언어도 생물처럼 진화한다. 빈티지(vintage)라는 말은 포도밭에서 태어났지만, 도시 사람들의 문화적 성향을 가리키는 말로 진화했다. 빈티지는 포도 수확을 뜻하는 라틴어 빈데미아(vindemia)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말이 이탈리아어와 프랑스어를 거치면서 조금씩 의미 변화를 일으켰는데, 프랑스어와 영어에서는 특정한 해에 수확한 포도로 만든 포도주를 뜻하는 말로 전이되기도 했다. 나아가 ‘빈티지 와인’이라는 이색적 표현에서도 볼 수 있듯이, 포도 농사가 잘된 해에 양조한 고품질 포도주라는 의미로도 확장되었다. 이런 언어진화 현상은 포도주의 전통이 서구 문화에서 각별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빈티지는 포도밭을 떠나 폭넓은 문화현상에도 적용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