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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접국 신호정보 눈독 들이는 인민해방군

道雨 2018. 3. 22. 11:07







인접국 신호정보 눈독 들이는 인민해방군

[밀리터리 차이나-윤석준의 차·밀]
윤석준  | 등록:2018-03-22 09:14:47 | 최종:2018-03-22 10:39:04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지난 2월 27일에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Y(運)-9JB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으로 진입하였다. 당시 언론매체는 “2월 27일에 중국군 Y-9JB가 대한해협을 통과하여 울릉도 서북방 54㎞ 지점까지 북상한 이후 다시 남하하여 4시간 27분을 비행하였으며,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이를 중국군의 이례적인 신호정보(SIGNIT) 수집정찰 활동으로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Y-9 계열 정찰기 [출처:바이두 백과]



시진핑 집권 이후 중국군의 군사굴기(軍事崛起)는 양(量)보다는 질(質)이다. 이는 중국군에게 기존의 전력-대-전력 군사력 건설만이 아닌, 무기체계-대-무기체계의 전투준비 태세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중국 인접국이 발산하는 각종 군사장비와 무기체계의 신호정보 수집은 시징핑이 요구하는 누구와도 싸워 이길 수 있는 중국군의 전투준비 태세에 있어 핵심이다.
 
통상 가상 적(敵)에 대한 정보수집 활동은 주로 통신정보(COMINT)와 전자정보(ELINT)를 포함하는 신호정보 수집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다양한 전자전(EW)를 실시한다.
 
미국과 일본 등 서방국가들은 다양한 정보수집 장비를 탑재한 지상정보수집기지, 해군 정보함, 신호정보 수집 정찰기 그리고 전자전기를 운용한다. 일테면 일본과 대만에 X-밴드 탄도 미사일 방어 레이더, EP-3, P-8A, P-3, E-3 JSTAR와 각종 무인 정찰기를 중국군의 신호정보 수집을 위해 운용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군은 노후된 전투전력 현대화에 비중을 두었지 미국 등 서방국 정보당국과 같이 신호정보 수집활동에는 그리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중국군 신호정보 축적은 미흡할 수 밖에 없었다. 인민해방군이 정보함과 정찰기의 신호정보 관련 장비와 무기체계의 이름 조차도 공개하지 않는 주된 이유다. 실제로 중국군은 상대방 방산업체 또는 군이 중국군 장비와 무기체계에 대응한 교란 및 방해 장비를 개발하는 것을 우려했다. 전력도 노후된 Type 815형 정보수집함, KJ-2000 조기경보기, 구형 Tu-154와 Y-8 등이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일부 군사전문가는 대부분의 중국군 장비 및 무기체계들이 가상 시나리오에 위한 대응 프로그램만 들어 있지 실제 대상국 장비와 무기체계에 대한 상세 전술정보는 입력되지 않고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잠수함 운용을 위한 수중 음향정보에 대해서는 매우 취약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 등 서방국가 해군 잠수함이 스텔스 효과를 발휘하고 소음을 줄여놨기 때문에 중국 해군의 수중 신호정보 수집이 용이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난 1월 10일 일본 오키나와 근해에서 중국해군 상(商)급 핵잠수함의 부상 사건은 중국군의 신호정보 수집 및 대응 능력에 있어 취약성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EP-3 미 해군정찰기 [출처:바이두 백과]



중국군이 신호정보 수집의 중요성을 인식한 2001년 4월 1일 중국군 정보 당국이 미해군 EP-3과 J-8 간 공중 충돌사건에 의해 EP-3기가 중국 하이난성 링수이 비행장에 불시착한 사건이었다. 당시 중국군 정보당국은 미해군 EP-3 내부를 조사하였으며, 당시 미해군의 신호정보 수집능력에 중국군 정보당국이 큰 충격을 받았다.
 
당시 중국군 정보당국은 미국과 일본 등 중국 경쟁국들이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중국군을 자극시켜 대응 군사훈련을 실시하게 함으로써 미해군 EP-3 정찰기를 투입하여 중국군의 신호정보를 수집하여 운용하는 장비와 무기체계에 적용해 역대응 장비와 무기체계를 개발하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은 이를 토대로 차기 중국군의 대응 군사훈련 시에 중국군 군사활동을 전자기 공간(electronmaganetic domain)에서 교란시키고 방해해 중국군의 취약점을 식별하고 있었으며 작전술과 전술 양상을 파악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중국군이 미국 주도의 미국 동맹국 또는 파트너십 국가와 연합군사훈련 실시에 열받아 동일한 대응 군사훈련을 실시하면 할수록 손해였다는 것이다.
 
이에 큰 자극을 받은 중국군은 2000년대 초반부터 신호정보 수집 능력을 향상시켰으나, 대부분의 중국군 신호정보 수집활동 범위는 주로 남중국해, 동중국해 그리고 대만 해역으로 집중되고 있었다.

남중국해의 경우 중국군이 남중국해에 대해 기존의 해양경찰 함정 배치 보다 건설된 인공섬에 각종 신호정보 수집장비를 설치하고 중국 해군 Type 815 정보함을 정례적으로 배치하여 미해군 함정들이 발산하는 신호정보를 무작위로 수집하였다.
 
대만과 동중국해의 경우 중국은 매우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대만과 동중국해에 대한 신호정보 수집 활동을 실시했다. 특히 2017년 12월 20일 중국 공군은 대만을 한바퀴 도는 과감한 군사력 시위를 벌였다. 이는 대만군의 대공방어체계를 작동하게 유인해 이들 장비와 무기체계에서 발산되는 각종 신호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활동이었다.


2016년 8월부터 12월까지 무려 25차례나 중국 공군 전투편대가 대만 위협 시위를 실시하였으며, 이 훈련 뒤에는 반드시 중국해군 전자전 정찰기 Y(運)-9JB가 따라와 대만 공군의 대응조치에서 노출된 신호정보를 거둬갔다는 대만 국방부발 보도가 있었다.
 
아울러 2016년 림팩훈련시 Type 815 정보함의 개량형인 Type 815A 정보함을 배치하였다. 2016년의 림팩에 참가한 중국해군은 공개된 함정 이외에 Type 815A 정보함을 은밀히 비공개로 훈련구역에 보냈다. 림팩훈련에 참가한 각국 해군 함정의 신호정보를 수집한 것이다. 미 해군 등 참가국 해군의 비난을 산 일이었다.
 
이제 중국군의 신호정보 수집활동 범위가 한반도 주변 해역과 공중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2월 27일 중국해군 Y-9JB가 한국방공식별구역에 무단으로 진입하였으며, 이는 지난 1월 29일에 이은 2번째 한반도 주변 공중에서의 신호정보 수집 활동이었다.
 
한편으론 2017년 한해 동안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따른 미국의 군사적 옵션 제기에 따른 대응조치로 볼 수 있다. 2017년 한해 미해군은 Key Resolve, Foal Eagle 등 훈련 시 한반도 주변해역에서 연합군사훈련을 벌였고 7월과 11월 화성-14/15호 탄도 미사일 발사시험에 대응하여 한국과 미국은 한반도 주변해역에서 연합해군훈련을 실시하였다.
 
신호정보 수집에 굶주린 중국군이 이를 놓쳤을 리가 만무하다. 지난 2월 27일 중국군 Y-9JB의 한반도 주변 공중에서의 신호정보 수집 활동은 다음과 같은 의미가 있다.
 
첫째 중국군이 한국군에 대한 신호정보 수집 활동이 시작된 것이다. 지난 2월 27일에 중국해군 Y-9JB 전자전 정찰기가 2번째로 한국방공식별구역을 무단으로 진입하였으며, 이번 정찰활동은 한국과 일본 간의 대한해협을 처음으로 통과한 최초 사례이다. 즉 중국군은 이제 한반도 군사상황에 대한 신호정보 수집 등 향후 한반도 급변사태 발생에 따른 전략적 정보수집 활동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당시 중국해군 Y-9JB가 대한해협을 통과하여 울릉도 서북방 공중까지 북상한 것으로 반드시 한국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 일본자위대의 대응에 따른 일존 공중자위대 전력들에 대한 신호정보 수집을 고려 한 정찰 활동으로 보여진다.
 
중국군이 가장 예민하게 주시하는 것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일본이 참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난 2월 사건은 4월 중에 재개될 Key Resolve 및 Foal Eagle 훈련 시에 움직일 일본자위대 활동을 염두를 둔 사전 신호정보 수집 활동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중국군의 신호정보 수집활동의 양상 변화이다. 과거에는 한·미 군사훈련 시에 주로 신호정보 수집 활동을 실시하였으나 이제는 예상되는 한·미 연합군사훈련 또는 미국과 동맹국 또는 파트너십 국가 간의 정례적인 연합군사훈련 이전에 훈련 준비를 위한 사전훈련 활동시에 신호정보 수집 활동을 실시하여 이후 실질적으로 실시되는 정례 또는 비정례적 연합군사훈련에 전자전(EW)으로 적용하려는 양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문제는 중국군의 신호정보 활동이 남중국해, 동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한반도 주변 해양과 공중 등으로 확대되고 있으나 여전히 신호정보 수집 역량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중국군 신호정보 수집 자산은 공중 정찰기이지만 여전히 주력은 1998년부터 작전배치된 Tu-154와 2000년대 초반부터 작전배치되는 Y-8에 의존하고 있다. 
 

투폴레프 Tu-154 [출처:셔터스톡]



우선 중국 공군이 운용하는 러시아 Tupolev사의 Tu-154는 카뉴형 SIGNIT 수집 레이더를 탑재한 것으로 2013년 11월 17일∼23일 동중국해에서 일본항공자위대(JASDF)에 의해 식별되어 서방에 공개되었으나, 엔진 출력과 신형 신호정보 수집 장비 탑재에는 미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난징(南京)에 위치한 중국공군의 제10 항공사단(10th Air Divsion)에 배치되어 운용되고 있으며, 주로 동·남중국해와 대만과 인접된 공중에 투입되고 있다. 중국공군은 최근 KJ-2000 공중 조기경보기에 추가하여 2013년부터 개량형 KJ-3000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으로 중국 Y-8형은 중국군 가오신(高信) 계획에 의거 1972년에 구소련으로부터 도입한 Antonov-12기를 모방하여 중국 시안(西安)항공사에서 생산하였으며, 2001년까지 등지느러미형 SIGNIT 레이더의 Y-8CB, 드럼형 SIGNIT 레이더의 Y-8G, 골무형 SIGNIT 레이더의 Y-8JB 3종을 생산하였다.
 
이는 중국해군의 랴오양(遙陽) 제1정보여단과 삼야(三亞) 제7정보여단에 배치되어 있으며, 2014년 1월 1일호 영국제인국방주간(Jane’s Defence Weekly)는 “중국군이 2013년까지 7대 Y-8CB, 10대 Y-8G, 5대 Y-8JB를 작전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주요 정보수집 범위는 남중국해, 동중국해 및 황해 공중이다.
 
이는 2009년부터 Y-9형으로 교체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Y-9기는 중국군 신까오신(新高信) 계획에 의거 시안(西安)항공사가 2001년부터 개발하였으며, 2005년 베이징 국제항공전시회에 처음 공개된 이후, 2009년부터 생산에 들어가 2012년부터 작전배치되고 있다. 중국군은 2001년에 중국 정보당국이 조사한 미해군 EP-3와 동일한 제원과 성능을 발휘한다고 주장한다. Y-9JB는 기준 Y-8JB에 추가하여 4개의 SIGNIT 레이더를 탑재하였으며 주로 전자정보(ELINT) 수집에 집중하고 있다.
 
2014년 영국 제인국방주간은 Y-9JB가 승무원 3-4명, 항속거리 5,700km (3,700nm), 비행고도 10,400m로, 6개 브래드 프로펠러로 구성된 Wojiang turboprop 엔진 4개를 탑재하고 있으며, 중국전자과기집단공사(CTEC)가 개발한 1-18GHz 밴드의 KZ-800 전자전(ELINT) 장비를 탑재하고 있으며 신호정보 탐지거리는 약 900km인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항공모함 운용을 위한 공중 조기경보기 개발이다. 2014년부터 중국해군은 항모전투단의 공중 조기경보 임무를 수행할 KJ-500을 개발하여 시험중에 있으며, 파키스탄에 판매한 신호정보 수집 장비 ZDK 계열 장비의 개량형을 탑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해군 항모 공중 조기경보기 E-2D기 [출처:후베이TV 캡처]



최근엔 JZY 계열의 전자전 장비를 탑재한 KJ-600을 개발하여 시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KJ-500과 KJ-600은 중국군이 개발한 6ro 브래이드의 WJ-6C 터보프룹 엔진을 탑재하였으며, 미 해군 항모 공중 조기경보기 E-2D기의 성능을 따라가기 위한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상 공중 조기 경보기는 공중 표적 탐지만이 아닌, 상대방 전투기와 지상 대공 방어 장비에서 발산되는 신호정보를 수집하는 임무를 동시에 실시한다.


이제는 우리는 중국군의 군사굴기를 질적 수준에서 평가해야 한다. 중국군이 왜 그리 미국과 동아시아 동맹국 또는 파트너십 국가들의 신호정보 수집에 열을 올리는지 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글=윤석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정리=차이나랩 정용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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