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재 304

‘입 벌린 용’ 떠다니는 듯한 고려 최고 동종, 국보 된다

‘입 벌린 용’ 떠다니는 듯한 고려 최고 동종, 국보 된다 부안 내소사 동종 국보 지정예고 * 부안 내소사 동종. 문화재청 제공 입을 쩍 벌린 용이 꿈틀거리며 옛 종 위를 붕붕 떠다니는 듯한 환영을 본 적이 있는가. 고려시대 만든 사찰의 종들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명작으로 손꼽히는 전북 부안 내소사의 동종에서 이런 시각적 경험을 했다는 이들이 적지않다. 이 예사롭지 않은 명품이 국보 반열에 올랐다. 문화재청은 31일 내소사 동종을 국보로 지정예고한다고 밝혔다. 내소사 종은 고려 후기의 장인 한중서(韓冲敍)가 무게 700근의 동을 써서 고려 고종 9년인 1222년 만들었다. 이런 제작 연기가 확실하게 표면에 기록되어 있을 뿐 아니라, 몸체 전면의 장식적 양상도 고려시대의 여러 종들 가운데 우뚝한 미감을 보..

문화, 문화재 2023.11.01

절도범이 日서 훔쳐 온 ‘고려불상’…대법 “일본에 돌려줘라” 왜?

절도범이 日서 훔쳐 온 ‘고려불상’…대법 “일본에 돌려줘라” 왜? * 절도로 국내에 반입된 고려불상. [연합뉴스] 절도범에 의해 국내로 들어온 고려시대 금동관음보살좌상(불상)의 소유권이, 7년의 소송전 끝에 결국 일본의 것으로 귀결됐다. 26일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서산 부석사가 국가를 상대로 낸 유체동산 인도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확정했다. 이 사건의 불상은 한국인 절도범들이 2012년 10월 일본 쓰시마의 사찰 간논지(觀音寺)에서 훔쳐 국내로 들여온, 높이 50.5㎝·무게 38.6㎏의 금동관음보살좌상이다. 서산 부석사는 ‘1330년경 서주(서산의 고려시대 명칭)에 있는 사찰에 봉안하려고 이 불상을 제작했다’는 불상 결연문을 토대로 “왜구에게 약탈당한 불상인 만..

문화, 문화재 2023.10.26

가야고분 7곳, 한국 16번째 세계유산 됐다

가야고분 7곳, 한국 16번째 세계유산 됐다 유네스코 “동아시아 고대 문명 다양성 보여주는 탁월한 가치” *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경남 함안 말이산의 가야 고분군. 문화재청 제공 고대 가야의 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17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제45차 회의에서, 가야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확정했다. 가야고분군은 1세기경부터 562년까지 한반도 남부에 존재했던 가야를 대표하는 △경북 고령 지산동고분군 △경남 김해 대성동고분군 △함안 말이산고분군 △창녕 교동과 송현동고분군 △고성 송학동고분군 △합천 옥전고분군 △전북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 등 7개 고분군으로 이뤄진 연속유산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가야고분군에 대해 “주변국..

문화, 문화재 2023.09.18

“한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이제 국보 ‘이순신 장검’으로 불러주오

“한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이제 국보 ‘이순신 장검’으로 불러주오 이순신 장군 칼 공식명칭은 ‘장검’ 기존 ‘이순신 장도’에서 바꿔 * 24일 기존 ‘장도’에서 공식명칭이 바뀌면서 국보로 지정된 ‘이순신 장검’. 이제는 ‘장도(長刀)’가 아닌 ‘장검(長劒)’으로 불러야 한다. 세계 해전사에 불패장군으로 기록된 16세기 임진왜란·정유재란의 구국 영웅 충무공 이순신(1545~1598). 그가 생전 항상 거처에 두고 살피며 마음을 다잡았던 긴 칼 두 자루가 국보로 승격되면서, 공식명칭이 기존 ‘이순신 장도’에서 ‘이순신 장검’으로 바뀌었다. 문화재청은 ‘이순신 유물 일괄’(국가지정 보물) 중 일부로 지난 6월 국보로 지정예고했던 ‘이순신의 장도’를 ‘이순신의 장검’으로 공식명칭을 바꿔 국보지정을 확정했으며,..

문화, 문화재 2023.08.25

통영 충렬사와 착량묘

통영 충렬사와 착량묘 # 통영 충렬사(忠烈祠) 충렬사는 충무공 이순신의 위패를 봉안한 사당으로, 임진왜란이 끝난 8년 후인 1606년(선조 39) 제7대 수군통제사 이운룡이 이순신 장군의 충절과 위훈을 기리기 위해, 어명을 받아 건립한 사당이다. 충렬사(忠烈祠) 현판은 현종 임금이 1663년에 내린 사액 현판으로, 문정공 송준길이 글씨를 썼다. 1670년에 제51대 수군통제사 김경이 동재와 서재를 지었고, 1681년에는 제60대 수군통제사 민섬이 충렬묘비(忠烈廟碑)를 세웠다. 충렬묘비는 각 면이 평평하게 손질된 길쭉하고 네모진 형태이다. 비문은 1614년 좌의정 이항복이 지었던 여수 ‘이충무공 대첩비’의 비문을 그대로 옮겨 온 것이다. 1695년(숙종 21)에 수군통제사 최숙이 경충재를 증축하여 서당을 ..

문화, 문화재 2023.07.07

'이순신 최후' 메모한 류성룡 다이어리서 세종의 '불멸 업적' 찾았다

'이순신 최후' 메모한 류성룡 다이어리서 세종의 '불멸 업적' 찾았다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 2022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일본에서 구입환수한 류성룡의 1600년판 다이어리(대통력). ‘명나라 만력 28년(1600년) 경자년의 대통력’이라는 제목이 붙었지만 한양의 하늘을 관측한 결과를 기록해넣었다.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지금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 중인 유물 하나가 눈에 띈다. 서애 류성룡(1542~1607)이 지니고 다녔다는 ‘경자년 대통력’이다. 요즘으로 치면 ‘1600년판 다이어리’라 할 수 있다. 물론 이전에도 ‘류성룡 대통력’은 8권이나 남아있었다. 안동 하회 풍산류씨 충효당(류성룡의 종택)에 1594·1596·1597·1598·1604·1605·1606·1607년판 대통력이 소장되어 있었..

문화, 문화재 2023.05.23

딸기코에 여드름 자국까지…임금 사마귀점도 그렸던 조선 초상화

딸기코에 여드름 자국까지…임금 사마귀점도 그렸던 조선 초상화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그린 조선시대 초상화. 태조 이성계의 작은 사마귀는 물론 콧병 때문에 코주부가 된 재상까지 세세한 부분도 놓치지않고 그렸다. |도서출판 눌와 정리 제공 “신의 나이 66세이고, 지병이 있는데다, 코에 혹이 생겨 모양이 보기 흉한데, 세월이 갈수록 더하니….” 1606년(선조 39) 9월1일자 기사이다. 당흥부원군 홍진(1541~1616)이 지병 때문에 선조 임금에게 사직을 청하는 내용이다. 실록의 기자가 홍진 스스로 밝힌 사직 이유를 기술하면서 달아놓은 각주가 ‘TMI’ 그 자체다, “홍진은 키가 다섯자(150㎝)도 안되는데, 코는 주먹만큼 커서 당시 보는 사람마다 손뼉을 치면서 웃었다. 마침내 ..

문화, 문화재 2023.04.25

693살 고려 불상, 언제쯤 ‘극락’으로 돌아올까

[노형석의 시사문화재] 693살 고려 불상, 언제쯤 ‘극락’으로 돌아올까 한-일 반환 논란의 금동관음보살상 * 고려시대 말기인 14세기 초 충청도 서산 부석사에서 만들어진 금동관음보살좌상. 2012년 일본 쓰시마섬(대마도) 간논사(관음사)에서 절도범들이 훔쳐 국내로 돌아온 이래, 10년 넘게 반환 논란에 휩싸인 채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원에 보관되어 있다. 정은우 부산박물관장 제공 새해 693살이 된 이 불상은 참으로 험궂었던 시절에 태어났다. 왜구의 노략질과 권세가들의 착취 행각이 기승을 부리던 때다. 백성들은 삶을 부지하기 힘들었다. 농사짓던 땅을 버리고 너도나도 유랑민이 되었다. 후대 사가들이 여말로 부르는 14세기 중후반 고려왕조 말기 한반도 해안 지역은 왜구들의 준동으로 무법천지였다. 하지만 사람들..

문화, 문화재 2023.02.13

한국 도둑이 훔쳐온 부석사 불상…항소심 “일본에 돌려줘라”

한국 도둑이 훔쳐온 부석사 불상…항소심 “일본에 돌려줘라” “우리는 애국자다”고 한 한국 도둑들의 항변은 항소심에서 물거품이 됐다. 도둑들이 일본에서 훔쳐온 고려 때 충남 서산 부석사 제작 금동관음보살좌상 소유권은, 1심을 뒤집고 항소심에서 일본으로 넘어갔다. ▲ 한국 도둑들이 일본 사찰에서 훔쳐온 금동관음보살좌상. 문화재청 제공 대전고법 민사1부(재판장 박선준)는 1일, 불상 제작자로 알려진 충남 서산 부석사가 국가(한국)를 상대로 낸 유체동산(불상) 인도 청구 항소심에서 부석사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1333년 고려 때 서주(서산) 부석사가 불상을 제작한 것은 인정되지만, 지금의 부석사와 동일한지 증거가 부족하다”며 “왜구가 불상을 약탈해 불법 반출해간 증거가 인정되나, 문화재 보호에 관한 국..

문화, 문화재 2023.02.03

안동역에서 급수탑을 바라보노라니

안동역에서 급수탑을 바라보노라니 * 경북 안동시 임청각. 일제가 민족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임청각을 나누어놓은 철로. 안동시 제공 고택과 고탑 앞을 가로지르던 철길을 걷어내면서 시작된 안동 임청각 주변은 공원화 사업으로 분주하다. 특히 탑 앞을 가로막고 서있던 방음벽 철거만으로도, 그 동안 답답함과 숨막힘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 덕분에 높이 17m 7층인 한국 최고 규모를 자랑하는 전탑(塼塔, 벽돌로 쌓은 탑)이 더욱 훤출하다. 찾는 이들은 동남서북으로 돌면서 사방에서 배례(拜禮)할 수 있고, 또 멀리서 가까이서 원근(遠近)을 오가며 바라볼 수 있도록 본래 공간을 회복한 것이다. 늦가을 푸른 하늘을 이고 서있는 도로표지판에는 ‘안동 법흥사지 칠층 전탑’, 그리고 ‘고성 이씨 탑동종택’이라고 써놓았다. 유..

문화, 문화재 2022.12.27

우리나라(신라, 가야)의 금관

우리나라(신라, 가야)의 금관 신라 금관 # 신라 금관 개요 * 금관총 금관(국보 제87호) : 1921년 발굴. * 금령총 금관(보물 제338호) : 1924년 발굴. * 서봉총 금관(보물 제339호) : 1925년 발굴. * 천마총 금관(국보 제188호) : 1973년 발굴. * 황남대총(북분) 금관(국보 제191호) : 1974년 발굴. * 교동 금관 : 도굴품으로서 1972년 압수됨. * 제작 방식(장식, 문양, 기법 등)에 따른 선후 관계(추정) 교동 금관→ 황남대총 금관→금관총 금관→서봉총 금관→금령총 금관→천마총 금관 신라 금관(新羅 金冠)은 금관총 금관(金冠塚 金冠, 1921 발견), 금령총 금관(金鈴塚 金冠, 1924 발견), 서봉총 금관(瑞鳳塚 金冠, 1925 발견), 천마총 금관(天馬..

문화, 문화재 2022.12.16

해인사 쌍둥이 비로자나불, 17년만에 국보 지정

해인사 쌍둥이불상 17년만에 국보 지정…“고맙소 첨단과학” 해인사 쌍둥이불상 드라마틱한 사연 * 형상과 크기, 제작 연대가 거의 같은 것으로 판명된 해인사의 쌍둥이 비로자나불상. 현재 비상시 두 불상을 통째로 자동하강시키는 엘리베이터를 갖춘 대비로전에 함께 봉안되어 있다. 해인사 제공 1100여년 전 그들의 사랑 이야기는 지금도 살아 숨 쉰다. 9세기 통일신라 진성여왕(재위 887~897)과 연인 사이가 되었던 귀족 위홍(?~888). 조정 중신이던 위홍은 처자가 있는 몸이었으나, 여왕은 그와 부부처럼 사랑을 불태웠다. 먼저 위홍이 세상을 떠나자, 여왕은 가야산 해인사에 추모 원당을 지었다. 나중엔 아예 왕위를 내려놓고 절 부근에 칩거하며 기리다가 결국 거기서 삶을 마쳤다. 이들의 로맨스를 담아 만들었다..

문화, 문화재 2022.10.14

돌아오지못한 1500년 전 부부총 금동관...왜 한일협정서 빠졌나

돌아오지못한 1500년 전 부부총 금동관...왜 한일협정서 빠졌나 * 1920년 11월 경남 양산 부부총에서 출토된 금동관(왼쪽). 1921년 9월 경주 금관총에서 우연히 발견된 금관(오른쪽)보다 10개월 먼저 나왔다. 형태나 제작기법이 쌍둥이라 할만큼 흡사하다. 부부총 금동관은 남성 피장자가 머리에 쓴 그대로 출토되었다. 따라서 조각난채 분해되어 출토된 금관총 금관을 조립할 때, 이 부부총 금동관을 옆에 두고 조금씩 조금씩 맞춰갔다고 한다. |양산시립박물관 제공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금관이 출토된지 꼭 100년 되는 해다. 때는 바야흐로 1921년 9월이었다. 경주 노서리에서 주막집 증축을 위한 터파기 작업을 하다가, 우연히 유리옥 등 유물들이 수습됐다. 그렇게 시작된 발굴조사는 어수선했다. 긴급상황인..

문화, 문화재 2022.10.04

국보 금귀고리 출토된 경주 보문리 부부총은 두 여성의 합장분

부부가 아니었다...'신라의 명품 귀고리'는 두 여성의 합장분에서 나왔다 * 1915년 경주 보문리 발굴조사에서 발굴된 국보 명품 귀고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귀고리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일본학자들은 이 때 조사된 보문리 고분을 두고 ‘부부총’이라 명명했고, 이 귀고리가 출토된 굴식돌방무덤을 ‘부인묘’라 해석했다. 그러나 2012년 이 고분의 발굴자료를 재검토한 국립경주박물관은 이 고분은 ‘부부총’이 아닌 ‘합장분’이라고 수정발표했다.|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신라 최고의 명품 귀고리가 출토된 고분은 부부총이 아니었다.’ 9월 29~30일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국립박물관 소장 일제강점기 자료의 공개와 활용’ 학술대회가 열렸다. 우선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박물관이 한반도 전역에서 실시한 고적 조사 ..

문화, 문화재 2022.10.04

900년 된 간송가 국보 불감, 외국 가상화폐 계모임에 팔렸다

900년 된 간송가 국보 불감, 외국 가상화폐 계모임에 팔렸다 NFT 상품화 지분만 확보하고 실물은 간송가에 기탁 * 최근 국외 디지털 투자자모임에 팔린 것으로 확인된 간송가의 금동불감(왼쪽)과 석가삼존상. 국보로 지정된 고려시대 불교미술 명품이다. 지난 1월 17~27일 케이옥션 경매를 앞두고 서울 강남구 신사동 옥션 사옥의 특설 공간에 전시된 모습이다. 노형석 기자 일제강점기 국외 유출 위기에 놓였던 이 땅의 최고 문화유산들을 사모으며 지켜낸 대수장가 간송 전형필(1906~1962). 그의 국보 명품이 최근 ‘다오’(DAO)라는 약칭으로 불리는 국외 디지털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계모임에 팔린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국보는 간송의 불교미술 컬렉션을 대표하는 11~12세기 고려시대의 금동불감과 석가삼존상이..

문화, 문화재 2022.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