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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회담 취소에, 김정은 '회담하자'...北 '유연한 대처' 주목

道雨 2018. 5. 25. 10:22





‘취소’ 발표뒤 ‘즉각 담화’ 김정은, 트럼프에 편지도 보낼까

 



북, 정상회담 취소 통보 뒤 8시간30분만에 정중한 담화
“트럼프 방식 기대했다”며 ‘만나서 얘기하자’고 역제안도
일각 “아직 살아있는 불”…김 위원장 답신 보낼 가능성



4월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 때 마술쇼를 보며 웃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습.  한국공동사진기자단
4월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 때 마술쇼를 보며 웃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습.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결정과 이후 행보를 두고, ‘한참 협상하다 안 산다고 돌아서며 생각이 바뀌면 전화하라고 명함을 건네는 부동산 장사꾼식 밀당’이라는 평가가 많다.

유일 초강대국을 이끄는 ‘절대 강자’인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벼랑끝 전술에, 외교 협상에 관한 한 ‘벼랑끝 전술의 달인’으로 불려온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어떻게 대응할까?

‘6월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심야 편지 통보’에, 김 위원장은 일단 벼랑끝 전술 맞대응은 피했다.
오히려 25일 이른 아침, “위임에 따라” 발표했다는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담화’(담화)를 통해 “벌어진 불미스러운 사태는…수뇌상봉(정상회담)이 얼마나 절실히 필요한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반응했다.
위임의 주체를 적시하진 않았지만, 북한의 어법 해석에 정통한 전직 고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뜻에 따라 북쪽의 공식 견해를 밝힌 담화”라고 풀이했다.

북쪽으로선 전례없이 정중한 담화의 내용과 신속한 발표는 김 위원장의 초기 대응 기조를 반영한다. 전직 고위 관계자는 “담화 발표의 속도가 중요하다”며 “심야인데도 이렇게 빠른 결정을 했다는 건, 김 위원장의 가는 길이 이미 결정돼 있었다는 방증”이라고 짚었다. 

신속 대응의 속내는 담화 내용으로 유추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취소의 이유로 콕 집은 ‘최선희 외무성 부상 담화(24일)’를, 담화는 “미국쪽의 지나친 언행이 불러온 반발에 지나지 않는다”고 자평했다. ‘감정적 반발’일뿐 다른 심각한 뜻은 없다는 해명이다.

그러고는 “조미수뇌상봉을 취소하겠다는 공식 입장 발표”가 “우리로서는 뜻밖의 일”이라며 당혹스러움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담화는 ‘트럼프 띄우기’에 공을 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용단을 내심 높이 평가해왔다”거나 “‘트럼프방식’에 은근히 기대하기도 했다”는 표현은 짐짓 노골적이다.
“우리 (김정은) 국무위원장께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면 좋은 시작을 뗄 수 있을 것이라고 하시면서, 그를 위한 준비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오시였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과 관련해 당신의 마음이 바뀐다면 전화를 하거나 편지를 쓰는 데 주저하지 말라”(회담 취소 통보 편지)거나 “기존의 정상회담이 열릴 수도 있고, 나중에 열릴 수도 있다. 김정은이 건설적 대화와 행동에 임하기로 한다면, 그럴 때를 나는 기다리고 있다”(24일 경제관련법 서명식)는 메시지에 대한 김 위원장의 1차 ‘응답’이다. 
 

결론적으로 북쪽의 담화는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 쪽에 다시금 밝힌다”며 ‘일단 만나자’고 구애의 손길을 내밀었다.
이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9일 방북했을 때, 지난주에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 준비 실무회담을 하기로 했는데 북한은 아무 말도 없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백악관 고위 관계자의 진술에 비춰, 북쪽의 때늦었지만 의미 있는 태도 변화다.

북-미 정상회담은 “아직 살아 있는 불”(외교안보 분야 고위관계자)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쪽의 25일 담화 발표로 바로 마음을 바꿀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전직 고위관계자가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서 (회담 취소 통보) 편지를 보냈으니까, 정상회담의 길을 열려면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답해 트럼프의 체면을 세워줄 필요가 있다”고 주문한 까닭이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한테 편지를 쓸까, 쓴다면 얼마나 빨리 쓸까?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846282.html?_fr=mt1#csidxd0b21e5de14b4a59f1c1043c45ade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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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회담 취소에, 김정은 '회담하자'...北 '유연한 대처' 주목





시종일관 '트럼프 대통령'으로 호칭하며 북미정상회담 개최의지
최선희 발언을 '스스로 반발'이라고 평가하며 저자세 보여 눈길


[북미회담 무산] 회담 취소 긴급뉴스로 전하는 채널 뉴스 아시아 [연합뉴스 자료사진]



"자존심을 구기지 않으면서도 전례 없이 공손하다."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서한에 대해 북한이 보인 공식반응은 이 한마디로 평가할 수 있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 발표 약 8시간 30분만인 25일 7시 30분께 서둘러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발표, 유연한 입장을 보이며 대화를 지속하자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외무성 관계자들을 앞세워 회담 재검토를 언급하고 비난을 쏟아내면서 치열한 기싸움을 하다가, 정작 미국이 회담을 전격 취소하자 서둘러 수습에 나서는 모습이다.

더욱이 김계관 제1부상이 이날 담화를 '위임'에 따른 것이라고 못 박은 것은, 사실상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입장을 대변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북한은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시종일관 '대통령'이라고 깍듯이 대접하고 치켜세우기도 하면서, 어떻게 해서든 마음을 돌려보겠다는 듯한 낮은 자세로 일관했다.


김 제1부상은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시기 그 어느 대통령도 내리지 못한 용단을 내리고 수뇌상봉이라는 중대사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데 대해 의연 내심 높이 평가했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정세변화의 공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렸다.


김정은에게 보낸 트럼프의 공개서한 [연합뉴스 자료사진]



특히 "우리 국무위원장께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면 좋은 시작을 뗄 수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 그를 위한 준비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최근 북핵모델로 새로 등장한 '트럼프방식'에 대해 "은근히 기대하기도 했다"면서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다"고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 나오기를 희망했다.


전날 북한이 남한과 외국의 언론들을 초청한 가운데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치른 뒤,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 통보로 '뒤통수'를 맞았음에도, 미국에 대한 비난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전날 최선희 부상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향해 험담하며 정상회담 재검토를 언급한 데 대해 "사실 조미수뇌상봉을 앞두고 일방적인 핵폐기를 압박해온 미국측의 지나친 언행이 불러온 반발에 지나지 않았다"며 '변명'조의 언급을 하기도 했다.


북한 내부적으로 김계관 제1부상의 첫 회담 재검토 발언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최 부상의 비난 담화까지 이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를 가져온 데 대해, 전략적 판단 착오를 인정하고 대응조치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계관 제1부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에 대해 "우리로서는 뜻밖의 일"이라고 표현한 데서도, 이런 사태를 예상하지 못한 데 따른 당혹감을 엿볼 수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모델을 고집하며 북미정상회담에 찬물을 끼얹던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거리를 둔 모습을 보였듯이, 북한도 최 부상의 담화를 '개인 탓'으로 돌리며 당분간 공식석상에서 배제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 서한에 김 제1부상의 담화를 서둘러 발표하고 이런 입장 표명한 것은, 오는 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을 미루지 않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전에 볼 수 없었던 북한의 이런 '공손한 태도' 변화는, 북한의 미래를 위해 북미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달 20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기존 '핵·경제 병진노선'에서 '경제건설 총력 집중'으로 노선 전환을 선언하고, 비핵화와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대장정에 나섰다.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체제전환에 성공한 나라들의 첫걸음이 미국과 관계개선이었던 사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반세기가 넘게 미국과 대결해온 북한 입장에서는 항상 체제를 붕괴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미국에 대한 불신이 심해 돌다리를 두드리며 건너는 상황이다.


北, 최선희 담화로 '북미회담 재고려' 압박(CG) [연합뉴스TV 제공]



그런 와중에 자존심을 지키고 미국에 속지 않기 위해 나름 반발을 하지만, 비핵화를 통해 미국과 관계개선을 이뤄 경제성장을 달성하려는 의지는 강하다는 게 최근 북측 관계자들을 접촉한 인사들의 전언이다,


따라서 북한은 이번 김계관 발표 이후에도 남북 및 북미 접촉에 적극적으로 나섬으로써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총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이번에 상당히 굽히고 들어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마음이 바뀌면 나오라고 했는데, '나는 마음이 바뀌지 않았다. 그러니 잘해보자'는 식으로 좋게 메시지를 보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ch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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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을 용의"

"미국에 시간과 기회 줄 용의 있어". 김정은, 북미정상회담 희망





북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2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전격 취소와 관련, "조선반도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모든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계관 부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위임에 따라' 발표한 담화에서 이같이 말하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맞대응을 피했다. '위임에 따라'라는 표현은 이 담화가 사실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메시지임을 의미한다.

김 부상은 "만나서 첫술에 배가 부를리는 없겠지만, 한가지씩이라도 단계별로 해결해나간다면, 지금보다 관계가 좋아지면 좋아졌지 더 나빠지기야 하겠는가 하는 것쯤은 미국도 깊이 숙고해보아야 할 것"이라며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회담 취소에 대해서도 "조선반도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인류의 염원에 부합되지 않는 결정이라고 단정하고 싶다"고 감정적 대응을 피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시기 그 어느 대통령도 내리지 못한 용단을 내리고 수뇌상봉이라는 중대 사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데 대하여 의연 내심 높이 평가하여 왔다"면서 "그런데 돌연 일방적으로 회담 취소를 발표한 것은, 우리로서는 뜻밖의 일이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 방식'이라고 하는 것이 쌍방의 우려를 다같이 해소하고 우리의 요구 조건에도 부합되며 문제해결의 실질적 작용을 하는 현명한 방안이 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기도 하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커다란 분노와 노골적인 적대감'을 회담 취소의 이유로 거론한 데 대해선 "조미수뇌상봉을 앞두고 일방적인 핵폐기를 압박해온 미국측의 지나친 언행이 불러온 반발에 지나지 않는다"며 "벌어진 불미스러운 사태는 역사적뿌리가 깊은 조미적대관계의 현 실태가 얼마나 엄중하며, 관계개선을 위한 수뇌상봉이 얼마나 절실히 필요한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께서도 트럼프대통령과 만나면 좋은 시작을 뗄 수 있을 것이라고 하시면서, 그를 위한 준비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 오시였다"며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측에 다시금 밝힌다"며, 북미정상회담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거듭 분명히 밝혔다.


다음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김계관 제1부상의 담화 전문.


김계관 담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제1부상 김계관은 25일 위임에 따라 다음과 같은 담화를 발표하였다.

지금 조미(북미)사이에는 세계가 비상한 관심 속에 주시하는 역사적인 수뇌 상봉이 일정에 올라있으며 그 준비사업도 마감단계에서 추진되고 있다.

수십 년에 걸친 적대와 불신의 관계를 청산하고 조미관계개선의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하려는 우리의 진지한 모색과 적극적인 노력들은 내외의 한결같은 공감과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런 가운데 24일 미합중국 트럼프 대통령이 불현듯 이미 기정사실화되어있던 조미(북미) 수뇌상봉을 취소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발표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이유에 대하여 우리 외무성 최선희 부상의 담화내용에 '커다란 분노와 노골적인 적대감'이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오래전부터 계획되어있던 귀중한 만남을 가지는 것이 현시점에서는 적절치 않다고 밝히었다.

나는 조미(북미)수뇌상봉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표명이 조선반도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인류의 염원에 부합되지 않는 결정이라고 단정하고 싶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커다란 분노와 노골적인 적대감'이라는것은 사실 조미(북미)수뇌상봉을 앞두고 일방적인 핵 폐기를 압박해온 미국 측의 지나친 언행이 불러온 반발에 지나지 않는다.

벌어진 불미스러운 사태는 역사적 뿌리가 깊은 조미(북미) 적대관계의 현 실태가 얼마나 엄중하며 관계개선을 위한 수뇌 상봉이 얼마나 절실히 필요한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역사적인 조미(북미)수뇌상봉에 대하여 말한다면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시기 그 어느 대통령도 내리지 못한 용단을 내리고 수뇌 상봉이라는 중대사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데 대하여 의연 내심 높이 평가하여 왔다.

그런데 돌연 일방적으로 회담취소를 발표한 것은 우리로서는 뜻밖의 일이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수뇌 상봉에 대한 의지가 부족했는지 아니면 자신감이 없었던 탓인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가늠하기 어려우나 우리는 역사적인 조미(북미) 수뇌 상봉과 회담 그 자체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의 첫걸음으로서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개선에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리라는 기대를 하고 성의 있는 노력을 다하여왔다.

또한 '트럼프 방식'이라고 하는 것이 쌍방의 우려를 다같이 해소하고 우리의 요구조건에도 부합되며 문제 해결의 실질적 작용을 하는 현명한 방안이 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기도 하였다.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께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면 좋은 시작을 뗄 수 있을 것이라고 하시면서 그를 위한 준비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오시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측의 일방적인 회담취소공개는 우리로 하여금 여직껏(여태껏) 기울인 노력과 우리가 새롭게 선택하여 가는 이 길이 과연 옳은가 하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조선반도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

만나서 첫술에 배가 부를 리는 없겠지만, 한가지씩이라도 단계별로 해결해나간다면 지금보다 관계가 좋아지면 좋아졌지 더 나빠지기야 하겠는가 하는 것쯤은 미국도 깊이 숙고해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 측에 다시금 밝힌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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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北, 벼랑끝 전술이 트럼프에게도 통할 수 있다고 착각"

"북한보다 더 강력한 벼랑끝 전술 쓰는 사람이 트럼프"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25일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전격 취소 배경과 관련, "(북한이) 이번에 너무 자신감에 찼던 것 같아요. 자기네들이 쓰는 벼랑 끝 전술이 그동안엔 미국에 쭉 통했다. 이번에 트럼프에게도 통할 수 있겠다고 착각했던 것 같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이날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트럼프는) 정치권에서 대통령이 된 사람이 아니고, 완전히 전혀 딴 세계에서, 외계인 비슷한 대통령인데, 잘못 짚었어요. 특히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한 것을 확인하고 그 다음에 회담 취소한 걸 보면, 북한 못지않게 더 강력한 벼랑 끝 전술을 쓰는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이에요"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미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에 대해선 "(트럼프 얘기는) 북한이 이거 지금 굽히고 들어오라는 얘기인데,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하는 것을 확인하고 이렇게 취소하는 걸 보면, ‘넌 이제 퇴로가 없어. 넌 이제 독 안에 든 쥐야. 국내적으로도 너는 지금 굽히고 정상회담에 나오는 수밖에 없어. 날짜는 좀 늦춰질 수 있어.’ 그런 얘기인데……북한이 그렇게 할 수 있을까"라고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그는 북미 갈등 해법으로 "문 대통령이 '정말 지금까지 방식으로는 안 되겠고 (북미정상이) 직접대화하라'고 했는데, 북미 간에 직접대화는 어렵고 남북 정상 간에 직접대화를 해야 되는 상황이 되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라면서 "결국 북한이 고개 숙이는 것이 아니고 ‘남한 대통령 때문에 내가 회담에 나가준다’ 하는 식으로 변명할 수 있는 꺼리를 대통령이 만들어 주셔야 될 것 같아요, 우리 대통령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 싸울 때도 그러잖아요. ‘너는 내가 그냥 가만 안 두려고 했는데, 얘 때문에 내가 일단 너하고 만나보겠다.’는 식으로 핑계대고 만나는 그런 방법도 있잖아요. 예를 들어서 문 대통령이 그야말로 정상 간에 핫라인을 통해서 김정은 위원장을 우선 달래고, 아마 저쪽에 굉장히 강하게 반발할 텐데, 트럼프 대통령의 그런 언행에 대해서 또 반발하는 멘트가 김정은 위원장 입으로 직접 나오기 전에 문 대통령이 서둘러서 산불 나기 전에 먼저 좀 달래는 그런 조치를 취하고, 핫라인 있으니까. 그리고 나중에 물밑대화를 통해서, 그야말로. 서훈 국정원장이 좀 다시 올라가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라며 거듭 문 대통령에게 적극적 중재를 당부했다.



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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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왜 한국에 ‘회담취소’ 미리 알리지 않았나

 




트럼프 북-미 정상회담 전격취소까지 무슨 일이
23일 밤 10시 참모들과 대책 논의
24일 오전 취소 결정 뒤 편지 구술
“지난주엔 싱가포르 접촉에 북 안 나타나”
볼턴 등 강경파, 지난주부터 ‘취소’ 조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오른쪽)이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자리에 참석해 서있다. AP 연합뉴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오른쪽)이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자리에 참석해 서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결정은 전날 밤부터 당일 아침까지 하룻밤 사이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최근 북한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백악관 내부에서 북-미 정상회담 회의론이 커지는 와중에, 최선희 북 외무성 부상의 공격적 담화가 직접적 빌미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취소를 집중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해 최종 결정하기까지 12시간이 채 안 걸렸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빨간불이 켜진 건 23일(현지시각) 밤이었다. 이날 저녁 8시가 조금 못 돼 “미국이 계속 불법무도하게 나오는 경우 조-미(북-미) 수뇌회담 재고려 문제를 최고지도부에 제기할 것”이라는 최선희 부상의 담화 발표 소식이 백악관에 날아들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밤 10시께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도 논의에 참여했다.

이들은 최 부상의 담화 내용 중에서도 “핵 대 핵의 대결장”을 언급한 것과, 펜스 부통령을 “정치적으로 아둔한 얼뜨기”라고 맹비난한 데 분노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런 위협적 언어는 매우 나쁜 신호라고 보고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보고를 받고 숙고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튿날인 24일 오전 7시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상의했던 참모들과 논의를 이어갔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펜스 부통령, 볼턴 보좌관 등 안보 참모들을 만났다”고 말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통화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속하게 회담 취소 결정을 내리고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낼 공개 서한 작성을 지시했다. 이 회의에 참여했던 공화당의 코리 가드너 상원 의원은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보좌관에게 편지 내용을 직접 구술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오전 9시46분 공식 트위터와 홈페이지를 통해 이 서한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등 동맹들에게도 먼저 알리지 말고 언론에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내용이 새나갈 것을 우려해서라고 백악관 관계자들이 전했다. <엔비시>(NBC)는 북한이 선수 치기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취소하고 싶던 것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취소 결정이 이뤄진 것은 하룻밤 사이이지만, 그에 앞서 최근 1~2주 사이 백악관 내부에는 북-미 정상회담 회의론이 커지고 있었다. 북한이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접촉을 뚝 끊고 강경한 담화를 연달아 내놓은 점을 미국은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지난주 조지프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북한과 접촉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갔으나, 북한이 연락을 끊고 나타나지 않았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그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아무 말도 없이 그냥 바람 맞혔다”고 말했다. 이 접촉은 지난 8일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을 두번째 방문했을 때 북한과 협의한 것이었다고 한다.

비슷한 시기인 지난 16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볼턴 보좌관을 비판하며 “정상회담 재고려” 가능성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의 두번째 중국 방문(5월7~8일) 뒤 북한의 태도가 바뀌었다”며 예민한 반응을 보인 게 이 무렵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얘기한 것도 이 때라고 미 언론은 보도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계속 추진 의지를 막판까지 버리지 않았다. 그는 24일 오전 6시에 녹화방송된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단계적(phase-in)” 해법을 명시적으로 언급했다.
또 24일 회담 취소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 최근까지는 대화가 괜찮았다. 이런 일이 벌어진 건 아주 최근이다”라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정상회담을 하고 싶어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욕구를 가라앉히는 데 볼턴 보좌관과 공화당 의원 등이 앞장섰다고 보도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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