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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내란’으로 드러난 네 가지 착각

‘윤석열 내란’으로 드러난 네 가지 착각   ‘윤석열 내란 사태’ 이후 대한민국 헌법은 세번 무너졌다.처음엔 대통령에 의해, 다음엔 대통령 권한대행‘들’에 의해, 세번째는 헌법재판소에 의해. 헌법재판소는 한덕수 권한대행의 헌법 위반에 면죄부를 주었고, 윤석열 대통령의 헌법 파괴에 대해서는 선고를 미룸으로써 반헌법세력에 용기를 주고 헌정질서 문란을 방조하고 있다.헌법은 축구 경기장의 터치라인 같은 것인데, 선수들이 터치라인 밖으로 공을 몰고 나가 플레이를 이어가는데도, 심판이 휘슬 불기를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헌법이 없는 상태가 다섯달째 지속되고 있다.  내란 사태의 장기화는,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었던 가치와 통념이 착각에 불과했음을 깨닫게 한다. 첫째, 헌법재판관들은 헌법만 생각할 거라는 착각이..

시사, 상식 2025.03.31

헌재는 ‘망국적 헌정 위기’ 직시해야

헌재는 ‘망국적 헌정 위기’ 직시해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하염없이 미뤄지면서, 국민의 불안과 분노가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위헌·위법적 비상계엄으로 헌정을 파괴한 대통령이 넉달 가까이 국가원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 자체가, 또 다른 헌법질서의 파괴다.윤 대통령 파면 선고를 미루는 헌법재판관들도 이제 내란 사태 연장의 공범이라는 비판도 무리가 아니다. 헌재의 선고 지연이 다른 이유로는 설명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면서, 일부 헌법재판관이 고의로 시간을 끌고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심지어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임기 종료일인 4월18일까지도 헌재가 결론을 내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있을 수 없는 일이다. 두명의 재판관이 퇴임하면, 헌재는 6인..

시사, 상식 2025.03.31

“이게 쿠데타란 걸 인정하지 않으면, 쿠데타는 성공한다”

“이게 쿠데타란 걸 인정하지 않으면, 쿠데타는 성공한다”   역사에 등장한 미친 권력자 중에, 로마의 칼리굴라 황제는 아마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비정상이었다.말(horse)을 집정관으로 임명하려 했다.그 칼리굴라가 요즘 미국에서 심심찮게 회자하고 있다.로마제국 최고의 스타 율리우스 카이사르도 소환되고 있다. 공화당의 재선 하원의원 안나 폴리나 루나가 지난 1월 튀는 법안을 냈다.미국 역대 대통령 중에서 훌륭한 업적을 남긴 4명의 대통령 얼굴을 암벽에 조각해 놓은 국가기념물이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산에 있다.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시어도어 루스벨트, 에이브러햄 링컨이 그들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의 얼굴도 조각해 넣자는 아이디어다. 2월에는 같은 당의 4선 하원의원 클라우디아 테니가 트럼프..

시사, 상식 2025.03.28

'윤석열 파면 막아라' 지령 내리는 조선일보

'윤석열 파면 막아라' 지령 내리는 조선일보   해는 동쪽에서 떠야하고 윤석열은 파면되어야 한다  해는 동쪽에서 뜬다.그것은 자연의 법칙이고, 세상의 이치이며, 우주를 창조하신 신의 명령이다.전광훈처럼 돈 밝히고 성경을 돈으로 해석하고, 하나님도 자기한테 까불면 죽는다는, 무식하고 무례하고 무도한 무당 목사가 싫어 교회에서 가출한 내 눈에도, 하나님은 우주를 창조하실 적에 해는 동쪽에서 뜨라고 설계하셨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정확하게 말하자면 윤석열이 정치 무대에 등장한 이후로, 종종 해가 서쪽에서 뜨기도 한다.2024년 12월 3일 밤에도 해가 서쪽에서 떴다. 핸드폰이라는 신문명이 등장한 이후로, 기자들은 술자리에서 이런 농담을 했었다.이젠 5.16이나 12.12 같은 쿠데타는 일어나지 않겠네. 탱크보..

나는 윤 대통령을 거부한다!

나는 윤 대통령을 거부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문제적 사건으로 정치적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대응하는 나름의 방식이 있다. 임기 내내 반복적으로 나타난 걸로 볼 때 거의 습관성에 가깝다. 그래서 개선의 여지는 전혀 없다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크게 다섯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만든다.둘째, 문제가 드러나도 사과하지 않는다.셋째, 문제제기한 당사자를 공격하고 책임을 떠넘긴다.넷째, 다른 사람의 조언은 듣지 않는다.다섯째, 법적 소송이나 화풀이를 한다. 너무나 자주 반복된 패턴이라, 더 설명하지 않아도 대다수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리라 본다. 몇가지 사례만 들어보겠다. 우선 ‘바이든-날리면’ 비속어 논란이다.윤 대통령 주장처럼 당시 비속어 대상이 미국 의회가 아니라 ..

이재명 선거법 무죄, ‘정치검찰’의 기소가 유죄다

이재명 선거법 무죄, ‘정치검찰’의 기소가 유죄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던 1심 유죄 판결이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윤석열 정권과 한몸이 돼 이 대표를 먼지 털듯 수사한 검찰은, 전례 없이 낙선한 대선 후보를 선거법 위반으로 표적 기소했다.이번 판결로 이 같은 검찰의 정치보복 행위가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26일 서울고등법원 형사6-2부(최은정·이예슬·정재오 부장판사)는, 이재명 대표가 대선 당시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한 발언과, 성남시 백현동 용도변경 과정에서 “국토교통부의 협박을 받았다”고 한 발언이, 공직선거법의 허위사실 공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

실체 드러난 ‘캡틴아메리카’ 남성…“웹사이트서 가짜 CIA 신분증 제작”

실체 드러난 ‘캡틴아메리카’ 남성…“웹사이트서 가짜 CIA 신분증 제작”    마블 영화의 주인공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하고, '미국 잠입(블랙)요원'이라고 주장해 온,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안 모 씨가 지난 17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서울중앙지검이 안 씨를 기소하며 작성한 공소장에는 그의 범행과 실체가 구체적으로 담겨있습니다.KBS가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공소장을 보면, 안 씨에게는 건조물침입미수,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모욕, 공용물건손상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캡틴아메리카 옷 입고…'중국 혐오' 알리겠다며 중국대사관 달려들어 지난달 14일 저녁 7시 반, 안 씨는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중국대사관 앞에, 미국 마블 영화의 주인공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하..

이제 미국 이후의 세계를 준비해야 한다

이제 미국 이후의 세계를 준비해야 한다  최근에 나는 일주일 남짓 미국을 여행했다. 몇군데에서 발표와 학술회의가 있어, 서안부터 중서부를 거쳐서 동부의 뉴욕까지 횡단하며, 가는 곳마다 고등교육 종사자들을 비롯하여 수많은 주민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미국 여행은 이제 불안하다고 나를 말리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래도 내가 굳이 간 이유는 간단했다.나는, 지금 세계의 지정학·지경학을 급변시키는 미국의 ‘트럼프주의’란 무엇인지, 미국 현지에서 직접 내 눈으로 보고 이해하고 싶었다. 인터넷으로 확인이 불가능한 현지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었던 것이다.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애당초 목표했던 바를 성취할 수 있었다. 여행의 끝에 나는 트럼프주의의 함의와 맥락을 어느 정도 이해한 것 같다. 현지인들에게 트럼프주의란 ..

시사, 상식 2025.03.26

대학살의 재현을 거부하며

대학살의 재현을 거부하며   영현백과 종이관  "군은 계엄 몇 달 전, 시신을 임시 보관하는 영현백을 대량으로 사들이고, 종이로 만든 관 구매도 문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가 긴장한 표정으로 뉴스를 전달하고 있었다. ‘영현백’과 ‘종이로 만든 관’이란 단어는 일상생활에서 거의 쓰지 않는다. 사전을 검색한 후에야 영현백이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 물건인지 정확하게 알게 됐다. 이 두 개의 단어를 써야만 하는 상황이란, 누군가의 죽음을 전제할 수밖에 없다. 뉴스를 보는 동안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이 뉴스는 명확하게 우리에게 두 가지 사실을 알려 준다. 12·3 계엄령 발표 이전, 이미 실제로 군이 시신을 임시로 보관할 영현백을 대량 구매한 것이다. 또 한 가지는 군이 종이관을 구매하기 위해, 업체에..

시사, 상식 2025.03.25

국민연금 개혁이 궁금하다

국민연금 개혁이 궁금하다 2년여 전 '민들레' 통해 던진 7개 질문의 새 버전국민연금 개혁은 윤석열 파면 만큼이나 중요한 과제이번 여야 합의 개정안은 50점 보다 나은 60점짜리100점짜리 아니라고 거부권 요구는 어리석은 행동사각지대, 적립금 고갈, 충분한 보장 등 문제 여전소득재분배도 국민연금 아닌 국가 과제로 접근해야공무원·군인·사학 등 특수직역연금과 통합 필요   3월 20일 국회가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민주당과 국힘당 원내대표가 합의했는데도 재석 의원 277명 가운데 84명이 반대 또는 기권했다. 정책노선이 아주 다른 진보당과 개혁신당 의원들이 공히 반대표를 던진 것이 눈에 띈다. 누구는 최상목에게 거부권 발동을 요구했고 누구는 그런 행태를 비판했다.누가 옳은지 살피려면 개정 내용을 보아..

시사, 상식 2025.03.25

한덕수도 빠져나간 '중대성' 기준, 문제 있다

한덕수도 빠져나간 '중대성' 기준, 문제 있다 헌법재판관 미임명 위헌·위법하다면서도 중대하지 않다는 헌재의 자기부정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안을 기각하면서 주요 근거로 제시한, 이른바 '중대성' 기준이 다시 논란입니다. 헌재는 고위공직자 탄핵을 기각할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중대성을 내세우는 데, 이런 기준이 지나치게 자의적이고 편의적이라는 지적입니다. 한덕수 경우도 일부 사안의 위헌·위법성을 인정하면서도,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대하지 않다며 탄핵을 기각했습니다. 헌재가 공직자 파면의 기준을 과도하게 높여놔, 시민들 눈높이와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비판이 법조계에서 나옵니다.한덕수의 헌법·법률 위반이 가장 뚜렷히 드러나는 부분은 헌법재판관 임명보류입니다. 기각 의견을 낸 5명 중 4명은, 한덕수..

미국의 패배

미국의 패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면서, 전세계를 상대로 ‘관세 전쟁’을 시작한 것은, 실제로 중국·러시아에 “굴욕적인 패배”를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파격적이다 못해 놀랄 만한 주장을 내놓은 이는, 1976년 저서 ‘최후의 추락’에서 영아사망률 등 장기 통계를 활용해, 15년 뒤 소련의 몰락을 예견해냈던 프랑스 인류학자 에마뉘엘 토드다. 그가 지난해 1월 펴낸 저서 ‘서구의 몰락’(La Défaite de l'Occident)엔, 미국 패권을 당연히 여기며 살아온 한국인들이 깜짝 놀랄 만한 주장이 가득 담겨 있다. 현상적으로 볼 때 ‘미국의 패배’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이다.2022년 2월 말 전쟁이 시작되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일사..

시사, 상식 2025.03.25

소득재분배 OECD 꼴찌 수준, 여야 감세 경쟁 중단해야

소득재분배 OECD 꼴찌 수준, 여야 감세 경쟁 중단해야   우리나라의 세금·복지제도를 통한 소득재분배 기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소득재분배는 현대 선진국가에 주어진 기본적인 책무 중 하나다.여야 정치권은 최근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감세 정책을 중단하고, 정부의 소득재분배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 개발에 힘써야 한다. 오이시디 자료를 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세전·세후 지니계수 개선율(이하 개선율)은 18.2%로, 통계가 발표된 31개 오이시디 회원국 중 28위를 기록했다. 31개국 평균은 31.9%였다. 지니계수(0~1)는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로,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함을,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함을 나타낸다.개선율은 세금..

시사, 상식 2025.03.25

간 부은 최상목…정국 혼란 틈타 ‘상속세 감면’ 꼼수

간 부은 최상목…정국 혼란 틈타 ‘상속세 감면’ 꼼수   “유산세→유산취득세” 세법 개정안 입법 예고상속세 근간 흔드는 초부자 감세…양극화 심화세수 2조 이상 감소하는데도 보완 대책 없어민주당도 “유산취득세 도입은 시기상조”“사회적 합의 배제된 상속세 개편 중단해야” 기획재정부는 19일 상속세의 근간을 흔드는 세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지난 12일 공개한 ‘상속세의 과세체계 합리화를 위한 유산취득세 도입 방안’을 담은 개편안이다. 12·3 내란 사태가 길어지며 정국이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수조 원대 세수가 줄어들 뿐 아니라, 부의 양극화를 심화할 상속세법 개정을 밀어붙인 것이다.백보 양보해 상속세 과세체계가 정말 불합리하고 고쳐야 할 사안이라면, 정국이 안정되고 여당과 야당의 충분한 협..

강혜경 "오세훈 측근 돈, 명태균 지시로 장모 통장에 입금"

강혜경 "오세훈 측근 돈, 명태균 지시로 장모 통장에 입금"  "3300만 원 중 최소 700만 원 보내"...명씨 "미래한국연구소 돈 받은 적 없다"   오세훈 서울시장 측근이 여론조사 비용으로 미래한국연구소 측에 보낸 돈 중 일부가, 명태균씨 지시로 그의 장모 통장에 입금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미래한국연구소의 실소유주 여부를 부인하고 있는 명씨는 "그 회사(미래한국연구소) 돈을 받아본 적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미래한국연구소 실무자였던 강혜경씨는 18일 에 "(오 시장 후원자로 알려진) 김한정씨가 제 계좌로 입금한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 비용 중 일부를, 명씨 지시로 지○○(명씨 장모)에게 입금했다. 그 금액은 (김씨에게 받은) 3300만 원 중 최소 700만 원"이라며 "이는 지난 10일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