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측근) 관련

정치 중립성 우려되는 ‘윤석열 라인’ 일색 검찰 인사

道雨 2022. 5. 19. 12:30

정치 중립성 우려되는 ‘윤석열 라인’ 일색 검찰 인사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취임 이튿날인 18일 법무·검찰 고위직 인사를 단행했다. 우려했던 대로 서울중앙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 핵심 보직에 이른바 ‘윤석열 대통령 라인’ 검사들을 전진 배치했다. 검찰 안팎의 우려를 외면한 채 전형적인 코드 인사를 밀어붙인 것이다.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에 대한 최소한의 고려조차 없어 보인다.

 

정치·사회적 주요 사건이 집중되는 전국 최대 검찰청을 이끌 서울중앙지검장에 송경호 수원지검 검사, 검찰 인사와 예산을 담당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에 신자용 서울고검 송무부장, 공석인 검찰총장을 대리할 대검찰청 차장검사에는 이원석 제주지검장이 임명됐다.

송 지검장은 한 장관의 지휘 아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총괄했던 대표적인 ‘윤석열 라인’ 검사다. 신 국장 역시 박근혜 국정농단 특검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한 장관과 손발을 맞췄던 측근 검사다. 이 차장검사도 윤석열 검찰총장 당시 대검 기조부장을 맡는 등 윤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다. 한마디로 윤 대통령, 한 장관과 운명공동체라 할 수 있는 특수통 검사 일색으로 법무·검찰 요직을 채운 것이다.

이로써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 그의 최측근인 법무부 장관 → 이들과 가까운 검찰 간부’로 이어지는 검찰 직할체제가 현실화했다. 과거 정권에서 검찰 출신 법무부 장관이 하던 것처럼 비공식적 수사지휘가 이뤄지거나, 검찰 간부들이 이심전심으로 대통령의 뜻을 헤아려 사건을 처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 장관은 전날 취임사에서 “국민이 원하는 진짜 검찰개혁은 사회적 강자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수사할 수 있는 공정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는데, 과연 이 같은 체제에서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가능할지 의구심도 커질 수밖에 없다.

검찰의 생명과도 같은 정치적 중립 또한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검찰의 중립성·공정성은 그 실질 못지않게 외관상으로 신뢰를 주는 게 중요한데, 이런 신뢰는 이번 인사로 깨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때 가까운 특수통 검사들을 노골적으로 우대해 조직 내에서조차 반발을 산 바 있다. 이번 인사는 그 판박이라고 할 수 있다. 특정 계보의 검사들이 인사에서 혜택을 누린다면, 검찰 내부적으로도 위화감과 갈등으로 조직의 건강성을 해치게 된다. 검찰 인사권을 자기 사람 챙기기나 검찰 사유화를 위해 사용한다면 이는 용인될 수 없는 권한 남용이다.

 

 

[ 2022. 5. 19  한겨레 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