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의 품격 가난한 사람에게도 품격과 품위가 있다. 부귀와 권세와 이익 앞에 당당했던 이덕무의 삶과 철학은 자호에 잘 나타나 있다. 그 하나가 '선귤당'이라면, 다른 하나가 '청장관'이다. 선귤당(蟬橘堂)은 '매미(蟬)'과 '귤(橘)'을 취해 지은 자호다. 이덕무는 말하였다. "내가 예전 남산 부근에 살고 있을 때 집의 이름을 선귤이라고 했다. 집이 작아서 매미의 허물이나 귤의 껍질과 같다는 뜻에서였다." 작고 초라한 집에 살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했던 이덕무의 기백이 잘 드러나 있다. 청장관(靑莊館)은 이덕무가 죽음을 맞은 곳이다. 생전 그의 글과 기록을 모두 모아 엮은 책의 제목 또한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다. 이덕무를 대표하는 자호이자 당호(堂號)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청장관을 호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