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객사
(전주=연합뉴스)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에 있는 보물 제 583호인 전주객사. (자료사진) |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객사에서 만나자!"
약속을 정할 때 마땅한 장소가 생각나지 않으면 전주 한복판에 자리 잡은 전주객사(보물 제583호)는 만인의 '만남의 장소' 역할을 했다.
수십 년간 전주시민의 약속 장소였던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의 전주 객사(全州客舍)가 고유 이름인 풍패지관(豊沛之館)으로 바뀔 전망이다.
관사 또는 객관으로 불린 객사는 전주뿐 아니라 고려 이후 각 고을에 설치돼 방문한 외국 사신의 숙소나 연회장으로 사용됐고 조선시대에는 위패를 모시고 초하루와 보름에 궁궐을 향해 예를 올린 장소이기도 했다.
객사가 전주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데다 일제강점기와 근.현대를 거치면서 명칭이 왜곡돼 고유 이름인 '풍패지관'으로 환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문화재청도 국가지정문화재 중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건조물 문화재의 명칭을 전면 개정키로 하고 각계의 의견을 듣고 있다.
전주 객사의 정문은 주관을 앞면으로 내삼문, 중삼문, 외삼문이 있었는데, 실제 주관 앞면에는 '풍패지관'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풍패지관은 조선에 온 중국 사신 주지번이 익산의 선비 송영구를 찾아가던 중 이 곳에 들렀다가 쓴 글씨로 전해진다. '풍패'란 한나라를 건국했던 유방(劉邦)의 고향에서 비롯된 것으로 건국자의 본향을 일컫는다.
전주는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본향으로 '풍패지향(豊沛之鄕)'이라 했으며 전주 객사는 '풍패지관'이라고 했다.
역사학자들이나 시민의 반응도 갑작스런 명칭 변경에 따른 혼란을 우려하면서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홍성덕 전주대 역사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객사는 통칭이기 때문에 고유 이름인 풍패지관으로 바꾸면 우리 지역이 조선왕조의 발상지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숭례문과 남대문을 한동안 함께 적어 사용했듯이 초기에는 풍패지관과 객사를 병기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청 등은 풍패지관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이의 제기나 반발이 있으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명칭을 확정하게 된다.
명칭이 바뀌면 고유 이름인 "풍패지관에서 만나자"고 하자.
ichong@yna.co.kr
*** 조선 왕조에서 전라도는 왕조의 본향으로 풍패지향(豊沛之鄕)이라 불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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