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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원로와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어제 ‘생명·평화·소통 위한 희망 시국회의 200’을 제안했다.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벌인 지 200일째 되는 날인 내일 부산 한진중공업 앞에서 시국회의를 열겠다고 한다.
희망 시국회의는 김진숙 위원의 고공농성을 ‘노동자 한 명의 절규가 아니라, 이 땅의 부당한 해고자, 차별받는 비정규직 노동자 모두의 절규’로, 한진중공업 문제를 ‘개별 기업의 노사관계를 넘어 인권 탄압, 공권력과 용역을 동원한 폭력, 야만적인 재벌 대기업의 본질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규정했다.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새겨듣고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
한진중공업 사태는 회사 쪽의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정리해고에서 비롯됐다. 한진중공업은 경쟁업체의 두 배에 이르는 영업이익률로 막대한 이윤을 축적하고도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했다. 부산 영도구가 지역구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한나라당)은 “사태의 원인은 사주의 부도덕하고 방만한 경영”이라고 지적했으며, 김황식 국무총리도 “174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나눠가지는 회사에서 정리해고를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한진중공업 대주주인 한진중공업홀딩스 지분 46.5%를 보유한 조남호 회장이 더 이상 뒤로 숨어서는 안 될 이유다. 조 회장은 지난달 국회 출석을 앞두고 출국해 한 달 넘게 돌아오지 않고 있다.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사태 해결을 위해선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홍 대표는 우선 청문회를 재개하자는 야권의 요구에 화답해 사회적 갈등 조정자로서의 소임을 다해야 한다. 조선노동자의 아들로서 그들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아는 홍 대표가 한진중공업 해고자들을 외면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진중공업 사태의 사회적 공명은 점점 커지고 있다. 오는 30일 3차 희망버스에 오르겠다는 수만명의 시민들은, 비정규직과 정리해고를 남이 아닌 나와 우리의 문제로 인식하고,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경찰이 희망버스를 몰고 한진중공업으로 향한 운전기사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버스 운행을 못 하도록 압박하고,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체포영장을 신청하는 것은 공권력의 폭력이다.
총리가 한진중공업 경영진의 부당함을 지적했는데, 경찰이 불의의 방패 노릇을 해서야 되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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