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한반도 긴장 최고조, 北 '도발' 부르는 MB의 '입'

道雨 2012. 4. 24. 12:31

 

 

 

한반도 긴장 최고조, 北 '도발' 부르는 MB의 '입'

 

MB정부, 북한 체제공격 올인.."안보 불안감 조성과 관계없다"(?)

 

북한이 23일 분단이후 남측에 대한 언사로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이례적인 초강경 발언을 내놨다. 이날 인민군 최고인민사령부 특별행동소조 명의의 통고에서 북한은 "역적패당의 분별없는 도전을 짓부셔버리기 위한 우리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이 곧 개시된다"면서 "특별행동의 대상은 주범인 이명박 역적패당이며, 공정한 여론의 대들보를 쏠꼬 있는 보수언론매체들을 포함한 쥐새끼무리들"이라고 적시했다. 사실상 군사행동을 예고한 것으로 남북관계 긴장상태는 최고조에 달해 있다. 

주목할 점은 광명성3호 발사와 4.15(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 행사 이후 상황관리, 긴장완화에 나서야 할 이명박 정부가 오히려 북한 최고지도자와 체제를 비난하면서 북한의 '도발'을 부추기는 차원의 '북한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 16일 라디오 연설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 16일 라디오 연설


13일 광명성3호 발사 전까지 고조되던 한반도의 긴장 상황은 유엔 안보리가 16일 의장성명을 채택하자 정점에서 내려가는 국면이었다. 핵실험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통상적이라면 미국.중국과의 공조로 상황관리 단계에 접어들어야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은 오히려 북한 '망신주기' 언사를 내놨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6일 라디오 연설에서 '광명성 3호 위성' 발사에 대해 "북한이 이번 발사에 쓴 직접 비용만 해도 무려 8억5천만 달러로 추정된다. 미사일 한 번 쏘는 돈이면 북한의 6년 치 식량 부족분, 옥수수 250만톤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식량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고, 이에 대해 북한은 19일 정부.정당.단체 명의 성명을 내어 "괴뢰역적패당은 태양절행사를 중상모독한 중대범죄에 대해 당장 사죄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천만군민은 활화산같은 분노를 총폭발시켜 복수의 성전에 떨쳐나설 것이며 이땅에서 괴뢰역적패당을 영영 쓸어버릴 것"이라고 맞섰다. 

상황관리 외면, 北체제공격 올인하는 MB

이어 북한이 18일 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어버이연합과 일부 대학생들이 광명성3호 발사와 김일성 주석 생일 행사 규탄 행사를 가진 데 대해 "우리의 최고존엄을 모독"했다며 "비록 서울 한복판이라 해도 우리의 최고 존엄을 헐뜯고 건드리는 도발 원점으로 되고있는 이상 그 모든 것을 통째로 날려보내기 위한 특별행동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맞서 이명박 대통령은 같은 날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해 "우리가 강한 힘을 갖고 있을 때 적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며 "북한을 압도하는 최신무기가 있어야 한다", "말로 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반격한다"는 등의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이명박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오전 대전시 유성구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 백홍열 소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같은날 국방부는 북한 전역을 사정권에 둔 크루즈미사일을 공개하면서 '건물의 작은 창문을 정확히 맞출 수 있다'며 사실상의 '무력시위'를 벌였고, 보수언론들은 이를 "김정은 집무실 창문도 정확히.."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20일 통일교육원 통일정책최고위과정 특별강연에서는 사실상 북한의 체제전복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대북정책 기조 바뀌었나? 청와대 "北 체제 변화하지 않겠나"

이 대통령은 강연에서 중동의 '재스민 혁명'을 거론하면서 "정보화 시대가 되면서 이제 장기 독재 정권이 유지될 수 없는 역사적 시대를 맞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그 바람이 아프리카를 지나 시리아에서 잠시 멈추었지만 거역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개발의지를 굽히지 않는다면 "북한의 체제변화에 주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북한 체제변화' 언급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하겠다 전략 들어갔다고 보기에는 북한 내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객관적 현상 상황을 염두에 둔 말"이라면서도 "결국은 앞으로 주민의 의식이 바귈 수밖에 없고 주민의식의 변화가 북한체제가 전혀 변하지 않고 계속버티기 어려운 상황을 조성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을 사실상 체제전복 의사로 간주한 북한은 22일 외무성 성명에서 "조선반도에서 무슨 일이 터지는 경우 그 책임은 전적으로 이명박 역도에게 있다"고 밝힌 데 이어 23일 인민군 최고사령부 특별행동소조의 통고를 통해 사실상의 군사행동을 통보한 것이다. 이와관련 외무성 성명은 "만일 동맹자나 동반자라고 해 인간쓰레기를 두둔하면서 우리 민족 내부의 일에 간섭하려드는 나라가 있다면 하늘끝에 가닿은 우리 군대와 인민의 분노의 창끝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해 군사행동에 나설 경우 미국.중국의 개입 가능성에 미리 경고하는 듯한 표현으로 풀이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 인민군 특별행동소조 통고는 단순히 내부 결속을 위해 남측을 압박하는 용도도 아니며, 대남 심리용도 아니고 분명히 남쪽에 대한 군사적 행동을 예고한 것"이라며 "발표의 주체, 내용의 구체성, 최근의 한반도 상황 이 모든 것을 감안해서 북한의 군사적 행동 가능성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우려했다. 

이명박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통일교육원의 '통일정책 최고위 과정'에서 특강을 가졌다.


일각에서는 임기 말에 들어선 이명박 정부가 아예 남북관계와 6자회담을 북핵문제 해결을 포기하고 북한에 대한 체제공격에 올인하는 전략을 택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 9월 취임 후 대북 유연화조치를 취해 온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대북 유연화 조치' 유보를 선언하면서 그간의 대화제의에 대해서도 "당분간 도발과 제재의 국면이 계속되는 동안 어떤 실질적인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해서는 크게 기대하기 어렵지 않느냐"고 말했다.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를 아예 접는 듯한 뉘앙스였다. 

전략도, 대책도 없는 '北 체제공격'...전쟁 불안감 최고조

청와대 핵심참모도 22일 기자들에게 이 대통령의 16일 라디오연설과 19일 국방과학연구소 방문 발언, 20일 강연 내용을 언급하며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가 담긴 것"이라고 말했다. "(미사일.핵실험 등으로)아무리 헛돈 써봐야 쓸데없는 짓이고, 군사적 전략적 가치를 다 우리가 무용지물로 만들 나름대로 군사적 대책이 다 있으니, 불쌍한 주민 굶기는 일 안하는게 좋다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결국 임기말 이명박 정부가 의도적으로 북한체제에 대한 공격을 통해 '북한 때리기', '망신주기'에 올인하겠다는 대북전략을 선택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지점이다. 

문제는 정부의 이런 기조가 아무런 전략적 목표와 결과에 대한 고려 없이 불필요한 긴장을 고조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청와대 핵심참모는 "(대통령의 발언이)안보 불안감 조성과는 아무 관계없고 제일 중요한 것은 북한에 헛일 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라는 인식이지만, 현재 한반도 상황은 '안보 불안감'이 수준이 아니라 '전쟁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해 있는 수준이다.

양무진 교수는 "이 대통령이 또다시 북한 체제에 대한 자극적인 발언을 하면 북한의 군사행동이 좀 더 빨라질 수 있고, 전략적으로 행동에 신중을 기한다면 좀 더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정부는 북한의 다양한 군사적 도발 가능성에 대해 철저하게 대비하면서, 동시에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하고 현실성도 없는 북한 급변사태 논의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의 붕괴를 기다리는 소극적인 전략 대신 북한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적극적인 대북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태근 기자 taegun@v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