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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수사, 찌라시보다 못한 수사결과, 국민 조롱한 검찰. 박 대통령의 ‘착각과 오만’

道雨 2015. 1. 6. 17:13

 

 

정윤회 수사, 숱한 의혹들 자작극 상자에 밀봉되다
찌라시보다 못한 수사결과, 국민 대놓고 조롱한 검찰
육근성 | 2015-01-06 12:48:56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검찰이 정윤회 의혹 사건과 관련해 중간수사결과를 내놓았다. ‘정윤회 문건유출은 국기문란 행위이고, 문건의 내용은 찌라시라고 단정한 박 대통령의 발언을 지침삼아 수사를 진행한 지 36일 만에 나온 발표다.

의혹의 일부만 떼어내 미리 제시된 가이드라인에 맞춰 짜깁기한 흔적이 역력한데도, 믿을 수 있는 수사결과라고 우긴다.

정윤회와 문고리 3인방을 둘러싼 방대한 의혹을 문건 유출이라는 작은 상자 속에 어떻게든 우겨넣기 위해 얼마나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심했을까.

이쯤이면 검찰이 국민을 조롱한 셈이다.

검찰 수사의 문제점과 풀리지 않는 의혹을 정리해 보았다.

 

김기춘, 홍경식 조사했나 안 했나

 

검찰은 정윤회 문건이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지시에 의해 구속된 박관천 경정이 작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 전 비서관은 김기춘 비서실장이나 홍경식 민정수석으로부터 비서실장 사퇴설을 파악해 보라는 지시를 받아 작성된 문건이라고 반박했다.

 

핵심 진술이 엇갈릴 경우 양쪽을 불러 조사를 벌여야 마땅하다. 그러나 검찰은 조 전 비서관에 대해서는 두 차례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했지만, 김기춘-홍경식 두 사람에 대해서는 단 한차례 서면 조사를 했을 뿐이다. 그러면서 조 전 비서관의 주장은 일축하고 김기춘-홍경식의 주장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였다.

 

십상시 회동사실 무근? 정말일까

 

모임 장소로 지목된 식당을 압수수색하고, 정윤회씨와 이재만 총무비서관의 휴대전화를 추적한 것만으로 사실 무근결론을 내렸다.

식당을 압수수색해서 대체 무엇을 얻으려 했을까. 비밀 회동이라면 참석자 모두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않으려고 각별히 조심했을 것이다. 압수수색 자체가 쇼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차명폰이나 대포폰을 사용했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이 부분까지 조사했다는 얘기는 없다.

 

십상시 회동얘기를 박관천 경정에게 해준 것으로 알려진 박동열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은 검찰 조사에서 자신의 주장을 번복했다. 정윤회씨와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한 것이다. 십상시가 누구인지까지 지목했다가 풍문일 뿐이라고 말을 바꾼 진짜 이유가 정말 궁금하다.

 

 

박지만 재소환되자 태도 돌변, ?

 

정윤회 문건이 논란이 되자, 지난 달 5일 박지만 회장은 가까운 복수의 인물들에게 정윤회가 지난해 미행 사건에 대해 검찰에서 부인하면 내가 직접 반박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정윤회)가 끝까지 거짓말하면 그때는 내가 나서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토록 당당했던 그가 검찰이 재소환하자 말을 바꿨다. 미행당한 사실도 없고 미행한 사람을 붙잡아 자술서를 받은 사실도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렇다면 자신이 조 전 비서관과 짜고 정윤회와 3인방에 타격을 주기위해 모함했다는 얘기가 된다.

사실을 조작해 엉뚱한 주장을 펴다가, 검찰이 다시 부르자 거짓을 시인했다는 건가. 영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가 돌연 태도를 바꾼 진짜 이유가 뭘까.

대통령 가족을 검찰에 소환하려면 대통령에게 먼저 보고를 해야 한다. 박 대통령이 박지만 소환과 진술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의 직무유기-무고혐의, 손 놓은 검찰

 

청와대가 문건 유출 사실을 인지한 건 세계일보의 십상시보도가 나가기 6개월 전이었다.

조응천 전 비서관이 문건 유출 사실을 확인하고, 문건 사본까지 입수해 문고리 3인방에게 전달하면서 회수할 것을 요구했지만, 청와대는 움직이지 않았다. 이게 사실이라면 명백한 직무유기다.

 

‘7인회의혹을 제기한 건 청와대다.

십상시논란은 박 경정과 조 전 비서관이 주축이 된 ‘7인회가 날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7인회에 대해 특별감찰을 벌였다며, 관련 자료를 검찰에 넘긴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은 ‘7인회의 존재는 실체적 진실과 거리가 있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쯤이면 청와대를 무고혐의로 조사해야 마땅한 것 아닌가.

 

박 경정의 진술 번복과 그 배경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던 박 경정이 마지막 검찰조사에서 말을 바꾼 것도 수상하다.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을 뿐 아니라, 조 전 비서관에게 불리한 진술도 했다. 문서 유출 이외의 다른 혐의에 대한 별건 수사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

 

애당초 구속영장에는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과 무고 등 3가지 외에 룸살롱 황제 이경백 사건과 관련해 억대 골드바를 받은 혐의도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억원 이상 뇌물 수수라면 중범죄다. 퇴직금과 연금도 받지 못하게 된다. 그런데 기소 때에는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되지 않았다. 뇌물 혐의라는 별건 수사로 박 경정을 압박해 조 전 비서관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도록 유도한 건 아닐까.

 

 

 

조 전 비서관의 범행동기 여전히 아리송

 

검찰은 조 전 비서관이 문건 유출을 주도했으며, 작성에도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검찰 주장을 사실로 믿으려면 범행 동기가 명확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조 전 비서관이 정계 진출을 위해 박지만 회장에게 줄을 대기 위해 벌인 범행이라고 말하지만, 이 또한 범행동기로 보긴 어렵다.

문건을 빼돌리는 것 말고는 대통령의 동생에게 잘 보일 방법이 없었을까. 왜 하필 들통나면 확고하게 증거가 남는 방법을 택했을까. 검사 출신인 그가 어수룩한 방법을 택했을 리 없는데 말이다.

 

 문서 유출 사실을 청와대에 알리고, 회수해야 한다고 말한 장본인이 바로 조 전 비서관이다. 몰래 빼돌린 문건을 회수하라고 제 스스로 3인방에게 제보했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 문건출이 조 전 비서관의 자작극이라는 검찰의 주장을 믿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 경위 죽음을 둘러싼 의문과 문체부 인사개입 의혹

 

유출 문건을 무단 복사한 혐의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최 경위가 자살을 했다. 최 경위는 유서에서 자신뿐 아니라 동료인 한 경위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로부터 회유를 받았다는 사실을 털어 놓았다. 하지만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 모르는 척한다. 왜 수사를 회피하는 걸까.

 

정윤회와 3인방이 문체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는 진전이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검찰에 고발한 상태이고, 유진룡 전 문광부 장관의 증언까지 있다. 그런데도 본격적인 수사 착수를 꺼리는 분위기다.

십상시의 실체가 드러날 수도 있는 중요한 사건이다. 머뭇거리는 이유가 뭘까. ‘십상시실체를 감추려는 건가.

 

찌라시보다 못한 수사가 된 이유

 

국정농단과 십상시 정체, 박 경정의 구속을 둘러싼 의문, 조 전 비서관과 박 경정의 범행동기, 박지만 회장의 태도 돌변, 최 경위의 자살과 회유 의혹, 문체부 인사 개입 의혹, 청와대의 직무유기와 무고혐의 등등, 정윤회 문건사건의 실체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부분은 죄다 피해 가면서, 조응천 자작극이라고 결론 내린 검찰.

 

찌라시보다도 못한 수사다. 왜 검찰이 이럴 수밖에 없었는지 아래 두 사람의 발언에서 그 이유가 찾을 수 있다.

 

청와대 문건 유출은 결코 있을 수 없는 국기문란 행위” “찌라시 얘기에 나라 전체가 흔들리는 것은 부끄러운 일 (박 대통령)

 

이런 엄청난 불장난을 누가 했는지, 또 불장난에 춤춘 사람들이 누구인지 다 밝혀지리라 생각한다(정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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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대통령의 ‘착각과 오만’

 

 

 

청와대는 검찰의 ‘정윤회씨 국정개입 보고서’ 수사 결과에 대해 6일 “늦었지만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이런 말이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검찰 수사가 애초 박근혜 대통령이 내린 ‘찌라시 지침’에서 한 치도 어긋남이 없이 이뤄진 것에 대한 만족감의 표시이고, 이로써 비선세력 국정개입 의혹 파문을 마무리짓게 됐다는 안도감의 표시일 것이다.

청와대의 이런 발표는 박 대통령을 비롯한 현 청와대 비서진이 얼마나 상황을 자의적으로 판단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청와대는 우선 검찰 수사에 쏟아지는 싸늘한 민심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몇몇 사람의 자작극’으로 규정한 검찰의 수사 결과는 여론의 냉소와 조롱거리만 됐을 뿐, 비선세력의 국정농단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믿는 국민은 거의 없다.

비선세력의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개입 의혹, 안봉근 청와대 제2부속실 비서관의 경찰 인사 개입 등 각종 의혹들도 곳곳에 그대로 널려 있다.

분명한 것은 이 사건은 결코 우격다짐으로 덮어질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는 점이다.

 

게다가 이번 문건 파동을 통해 청와대는 ‘국정을 책임진 최고 권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부끄러운 속살을 드러냈다. 권력 내부의 암투에만 골몰할 뿐 정확한 상황 판단 능력도, 엄정한 내부 기강도, 제대로 된 위기대응 능력도 없는 오합지졸임을 보여줬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보면 청와대는 지금 “늦었지만 다행”이 아니라 “정말 창피하고 불행한 일”이라고 말해야 옳을 것이다.

 

박 대통령이 최소한의 정치감각이라도 갖고 있다면, 현 상황을 심각한 위기국면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정상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국민의 냉소를 잠재우고, 땅에 떨어진 청와대의 위상을 되찾을까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특별검사제 도입을 포함해 사건의 실체적 진실 규명을 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청와대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자꾸 반대로만 간다.

청와대 내부 기강 해이의 일등공신인 김기춘 비서실장이 엉뚱하게 비서실 군기 잡기에 나선 것부터가 한 편의 코미디다.

문고리 권력 3인방은 여전히 대통령의 주변을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측근들을 감싸고도는 박 대통령의 잘못된 권력관리 행태가 바뀔 것이라는 조짐도 없다.

결국 박 대통령은 사건의 실체적 진실 규명도 외면하고, 정치적 수습책도 없이 그냥 넘어가려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착각과 오만이 참으로 놀랍다.


[ 2015. 1. 7  한겨레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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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관천 "권력서열 1위는 최순실, 2위는 정윤회"

"朴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

 

 

박관천 경정(49)이 '정윤회 문건' 파동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 고 최태민 목사의 딸이자 정윤회씨의 전 부인인 최순실씨가 권력서열 1위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수사 초기 박 경정은 한창 조사를 하던 검사와 수사관에게 뜬금없이 “우리나라의 권력 서열이 어떻게 되는 줄 아느냐”면서 박근혜 정부의 권력 지형에 대한 ‘강의’를 시작했다고 한다.

박 경정은 “최순실 씨가 1위, 정윤회 씨가 2위이며 박근혜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동아>는 박 경정 주장을 "‘황당한’ 내용이었다"고 평가한 뒤, "허위로 결론 난 ‘정윤회 동향 문건’만큼이나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근거를 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덧붙였다.

 

이영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