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관련

세월호는 배다. 세월호, 제대로 조사하려면 목포 조선소로 가는게 바람직

道雨 2017. 4. 8. 11:12




세월호는 배다

세월호 인양, 해수부의 이해할 수 없는 작업들
신상철 | 2017-04-07 14:10:33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1. 천안함 항소심 제4차 공판


어제 오후 천안함 항소심 제4차 공판이 서울고등법원 서관 312호에서 열렸습니다.

그러나 신청된 증인 두 분이 모두 ‘불출석’하는 바람에 공판이 열리지 못하고 증인 지속채택 혹은 교체여부에 대한 논의만 한 후 20여 분만에 끝났습니다.

어제 출석하기로 예정된 증인은 정◯◯(88수중개발 대표) 그리고 김◯◯(전 한국선급협회 검사관 및 합조단 조사위원) 두 분이었습니다. 정 대표는 건강상의 이유로 김 전 위원은 업무상의 이유로 재판부에 불출석 통지를 보냈으며 정 대표에 대해서는 대체할 다른 증인을 피고인측에서 요청하면 들어주겠다고 하였고 김 전 위원에 대해서는 다시 출석을 요구키로 하였습니다.

다음 재판(항소심 제5차 공판)은 5월 18일(목) 오후 3:30 서울고등법원 서관 312호입니다.



2. ‘목포는 항구’고 ‘세월호는 배’다


구성진 옛노래가 있습니다. 1942년 이난영 선생님이 부른 ‘목포는 항구다’. ‘영산강 안개 속에 기적이 울고 ∼’로 시작되어 삼학도 등대와 유달산 잔디밭을 추억하며 ‘목포가 항구’라는 사실을 확실히 각인시켜 준 그 노래는 호남인들은 물론 전 국민의 애창곡이었습니다.

목포에 새로 만든 신항. 그 목포 신항에 현재 세월호가 반잠수선 위에 드러누운 채 뭍으로 올려지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선체는 수중에서 바로 세운 후 인양해야 합니다. 그래야 인양, 수색, 수습, 조사, 복원이 쉬워집니다. 2010년 천안함 침몰사고 때도 우현으로 90도 누워 침몰한 천안함 함수도 바로 세워 ‘직립’으로 인양했고, 2012년 선장이 먼저 탈출한 것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유람선 콩코르디아호 역시 거의 옆으로 드러누웠으나 바로 세워 인양했습니다.



2012 이탈리아 콩코르디어호 (좌초후 거의 누운 상태였으나 직립으로 인양했다)



해수부는 어제 육성거치를 위한 모듈트랜스포터 운송시험테스트 결과 선체가 예상보다 무거워 기존 장비로는 어렵다며 모듈트랜스포터 120대를 추가 투입하여 5/10일까지는 육상거치를 완료하겠다고 합니다.

세월호는 ‘배’입니다. 배는 물에 떠다니는 운송수단입니다. 그런 세월호가 가라앉았습니다.

물에 빠진 선박이 무슨 이유로 침몰했는지 알지 못할 경우 여러 가지 가능성을 놓고 인양방식을 예상하게 됩니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선체외판의 손상가능성’입니다.


암초충돌(좌초) 혹은 선박간 충돌 그리고 폭발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선체 외판의 손상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물에 띄울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낮아집니다. 그러나 뻘이나 모래와 같이 해저지반이 부드러운 곳에 좌초한 경우 운항은 어렵더라도 선체외판의 손상이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화물의 과적 혹은 밸러스트 과실에 따른 복원력 상실에 의한 침몰일 경우에는 선체외판의 손상이 전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면 


(1) 수중에서 선체를 바로 세우고
(2) 선체 내부에 부력제를 넣거나 다량의 에어백을 넣어 부력을 얻은 후
(3) 크레인으로 수면까지 끌어올리고
(4) 충분한 기일을 두고 자연배수를 실시하면
건져 올린 배를 그냥 바다 띄울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왜냐. ‘배’니까요.


물론 해저에 가라앉을 때 해저지반과의 접촉에 따라 부분적인 선체외판의 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고, 그 손상이 수중에서 보수 가능한지 여부의 변수도 있을 수 있습니다만, 세월호의 경우 암초, 충돌, 폭발의 징후가 없었고 침몰 당시 외판의 손상(damage)이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선체외판의 손상은 없거나 경미한 경우로 분류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첫째, 선체외판의 손상이 전혀없는 경우 - 크레인에 매단 상태에서 침몰의 일차적 원인이 되었던 복원력 상실 부분을 밸러스트 등으로 조절해주면 자체적으로 해상에 떠 있는 것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는 얘깁니다. 하지만 이미 상당양의 해수가 선체 곳곳에 침투한 상황이므로 하중이 급격히 늘게 되어 거의 대부분 크레인 인양을 해야만 할 겁니다.   



2015. 6 양쯔강에서 침몰한 Estern Star호



둘째, 선체외판의 손상이 심각한 경우 - 현재와 같이 플로팅도크(반잠수식도크)를 선체 하부로 넣어 수면 위로 띄우면 됩니다. 단 이 모든 경우에 있어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선체를 바로 세우는 것(직립)’이 기본으로 전제되어야 합니다. 



Floating Dock System



인터넷에서 ‘Floating Dock’라는 용어로 검색을 하면 위와 같은 사진들이 무수히 많이 나옵니다. 대부분 선체를 바로 세운 상태로 운송을 합니다.

그리고 수리조선소로 이동하게 되면 위 사진과 같이 레일(Rail)을 이용하여 거치하면 되므로 무척 쉽게 운송할 수가 있습니다. 


선체를 눕혀서 인양하고, 눕힌 채로 플로팅도크에 싣고, 부두에 접안하여 모듈트랜스포터 수백 대를 동원해서 선박을 육상으로 올리고 있는 작금 대한민국 해수부의 작업은 두고두고 세계 해운·조선·인양 역사에 최악의 사례로 기록이 될 것입니다. 


일단 선체가 바로 서기만 하면 미수습 희생자분들을 위한 선체수색은 즉시 가능한 상황이 되는 것이고 인력과 장비를 투입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물론 화물창 내부의 수색은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선실 내 수색은 모든 경우에 있어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거지요.  


미수습자에 대한 수색과 수습이 완료된 이후엔 수리조선소로 이동하여 선체조사 및 사고원인에 대한 조사를 하고 그것이 완료되면 선체복원 작업에 들어가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요.




해수부의 이해할 수 없는 작업들


해수부는 인양 일정도 무한정 길게 끌었고, 업체선정과 선체인양방식 그 모두에서도 부적절했습니다. 더구나 수중에서 선체에 구멍을 내는 황당한 작업까지 벌였습니다. 그 결과는 인양, 수색, 조사, 거치 그 모두에서 최악의 상황을 만들었으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해수부는 어제 무리하게 육상거치를 시도했습니다. 그 상황을 보며 참으로 암담했습니다. 결과는 무게산정도 제대로 하지 못하여 실패했지만, 장비를 추가 투입하여 5월 10일까지 육상거치를 완료하겠다고 합니다.


현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누누이 말씀드렸지만 (1) 육상거치 포기를 선언하고 (2) 현상태 반잠수선 위에 놓여진 상태에서 미수습희생자 수색을 완료하고 (3) 목포 인근 조선소로 이동한 후 바로 세우고 (4) 선체조사와 진실규명 그리고 복원을 해야 합니다.


이것은 절대 양보해서는 안 되는 수순입니다. 육상거치는 부실한 조사와 선체절단 그리고 해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선체보존을 원한다면 반드시 조선소로 가야 합니다.

나중에 유가족 분들이 ‘선체복원과 보존’을 강력히 원하면 해수부는 어떻게 할까요? 그러려면 진작에 조선소로 가야 하는데 이제 와서 이야기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절단하고 해체하는 쪽으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매우 높지 않겠습니까?


만약 유가족 분들의 ‘선체복원과 보존’ 요구 사항을 들어주기로 결정하여 육상에서 다시 반잠수선으로 실어야 한다면 그때 또 다시 지금 진행하고 있는 ‘어마어마한 작업과 비용’을 투입해야만 하는데 그 이중적 부담에 대한 책임을 누가 어떻게 질 것인지 답답하기 짝이 없습니다.


어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께서 목포 신항을 방문하셨을 때 이 문제를 논의해 주시기를 기대했었는데, 그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은 다른 것 같습니다. 

  

저는 이 문제를 미디어오늘에 기고해 올린 그날부터 그리고 어제 천안함 항소심 재판을 위해 법원으로 출발하기 직전까지, 제 휴대폰에 들어 있는 민주당 의원분들, 특보 그 외 참모분들께 문자로 전화로 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대처해 주실 것을 당부드렸으나 아직 검토가 되지 않는 것 같아 무척 걱정이 됩니다.


세월호는 배입니다.

물에 떠 있는 것이 고유 기능인 ‘배’입니다. 물만 빼면 물에 뜰 수도 있을 만큼 외판의 손상도 없었던 ‘배’입니다. 그것에 백 수십 개의 구멍을 뚫고 마치 물에 빠진 쇳덩어리인양 취급하고 있습니다.

이제 3일 남았습니다. 5월 10일 세월호가 육상에 거치된다면 절단되고 해체가 되거나 아니면 엄청난 이중 비용과 작업을 감수하며 다시 반잠수선에 실어야 하는 사태를 맞게 될 겁니다.

네티즌 여러분들께서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관련 있는 모든 분들께 독려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신상철(전 천안함 민군합동 조사위원)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1003&table=pcc_772&uid=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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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제대로 조사하려면 목포 조선소로 가는게 바람직

‘선체는 바로 섰을 때 가장 안정된 구조’ 반드시 복원해야
신상철 | 2017-04-04 20:21:13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세월호 인양방식이 잘못되었다는 점에 대하여는 지난 번의 글 - ‘세월호 인양방식을 보며 드는 걱정과 우려’에서 충분히 말씀을 드린 바 있습니다.



선체는 바로 섰을 때 가장 안정된 구조’


기본적으로 선체는 바로 세웠을 때 구조적으로 가장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철판의 두께만 비교해 보아도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제가 거제 삼성조선소에서 신조선 감독으로 근무하며 25,000톤급 컨테이너선을 건조할 당시 더블버톰(double bottom, 이중저-선저하부) 외판의 두께는 대략 36mm였습니다. 그것도 고장력강(High-tensile steel)을 써서 그렇습니다. 고장력강이란 열처리를 거쳐 인장강도가 높아진 철판이라는 뜻입니다. 그에 비해 좌우현측외판은 18∼22mm 철판으로 연강(mild steel)을 씁니다. 열처리가 안 된 일반 철판을 뜻합니다.  


따라서 세월호의 현재 상태는 두껍지도 않고 강도도 높지 않은 좌현 외판이 선체 전체의 무게를 감당하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물 속에서는 그나마 부력으로 인해 중력의 압박이 덜했겠지만 육지로 나온 이후엔 그 중력을 고스란히 떠받치고 있어야 하는 겁니다.  


왜 물 속에서 선체를 바로 세우지 않았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해수부가 전문적인 기술 집단이니 그렇게 인양한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에 대한 대답은 “Non-Sense!”입니다. 전 세계 해운, 조선, 인양업계에서 두고두고 웃음거리로 회자될 겁니다. 이것은 단순한 일이 아닙니다. 중국업체를 투입한 것을 포함, 조선 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우리 해수부 스스로 추락시킨 사건입니다.


세월호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선수부위에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두 줄의 손상이 나중에 밝혀진 바 인양계획 초기에 와이어케이블을 그곳에 거는 바람에 와이어가 파고들어 생긴 손상이라는 얘기를 듣고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단적으로 그 수준은 아마추어 인양업자도 하지 않을 작업입니다.



▲ 지난달 26일 완전히 떠오른 세월호 선수. 특히 세월호 좌현선수에 생긴 두 줄의 손상은 초기 인양 계획 당시 와이어케이블이 선체를 파고 들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이치열 기자




해수부의 진의



해수부의 계획 (1)누워있는 그대로 인양 (2)목포신항으로 이동 거치 - 이 두 일련의 계획이 목적하는 바가 무엇일까요?

정말 이해할 수 없고, 제가 알고 있는 그 어떤 항해, 조선, 인양 전문가들 어느 누구도 모르는 ‘해수부만의 깊은 뜻’이 있는지 나름 열심히 검색을 해 보았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작년 7월 해수부 관계자는 선체를 세우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선체가 수직으로 세워지게 되면 그 안에 있는 화물이나 또 여객실 부분에 있는 자재들이 흐트러지고 유실될 우려가 있어서”라고 말합니다. 이 기사 내용에 달린 댓글 하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수직으로 세운다고 왜 유실의 우려가 있을까? 뒤집히는 것도 아닌데. 이쪽에서 저쪽으로 횡이동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제자리에서 방향만 바꾸는건데. 옆으로 눕힌 채 인양하면 화물과 자재들은 층층이 쌓인 꼴이 되어 자체로 무너질 수도 있고 수색 자체가 안 되고 매우 위험한 상황이 될 것임. 

똑바로 세울 수 있다면 세우는 것이 최선임. 어느 정도 움직임이 있겠지만 그건 감수해야 함. 이미 화물들은 흐트러질대로 흐트러진 상황인데 더 이상 흐트러뜨릴 수 없다며 눕힌 채 인양한다는 것은 이상함. 똑바로 세워 인양하면 선체 수색도 용이하고 선체를 절단할 이유도 없음. 똑바로 세우는 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고 위험한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유실방지를 위해 눕힌 채 인양하는것이라면 말이 안 됨."  - 항적사수(출처 : http://actachiral.blog.me/220777576701) 



블로거의 지적과 같이 화물이나 자재의 흐트러짐을 위해 혹은 유실을 우려하여 선체를 세우지 않고 인양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그것을 우려하여 눕혀 인양하는 것보다 세워서 인양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훨씬 더 크고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다니기 편하고, 수색하기 편하고, 조사하기 편하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선체는 바로 섰을 때 강도가 가장 강하다는 것을 간과한 처사인 것입니다.


따라서 그 사실을 모를 리가 없는 해수부가 왜 그러한 결정을 했을까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 뿐만아니라 결과적으로 (1)제대로 된 선체조사가 이루질 수 없도록 지장을 초래하고, (2)형식적인 조사 이후 절단 및 해체하여 고철로 실어 나르기에 매우 용이한 상황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저는 해수부장관을 포함, 세월호 인양과 관련된 관계자들의 집을 90도 옆으로 눕혀서 살아보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그 상태로 과연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지... 수 백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최악의 사고를 겪은 나라에서, 그 사고의 원인을 조사해야 할 선박의 선체를 90도 옆으로 눕혀놓고 조사한다고 하면 그 자체로 또 하나의 해외토픽감입니다.  


선체를 눕혀놓고 조사를 하라고 하는 것은 사고원인 조사를 하지 말라는 말과 같습니다. 하더라도 대충 하라는 뜻입니다. 이 대목에서 이번에 선체조사위원으로 선정되신 분들의 고민이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밥 줄이 걸린 문제일 수도 있으니까요.


해수부가 선체를 옆으로 눕혀놓고 선실 수색이 어려우니 선실만 절단해서 직립시켜 수색하자는 ‘꼼수신공’ - 그것이 선박 해체 수순의 신호탄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말 하지 못하고 눈치만 보는 조사위라면 그분들께서 공정하게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조사를 할 것이라고 신뢰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부디 조사위가 중심을 잘 잡고 대응하시기를 강력히 권합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 목포 인근 대형조선소로 이동하라


세월호 사고가 난 바로 다음 날 ‘Air Pocket’을 이야기하며 알파잠수 이종인 대표의 다이빙벨을 즉각 투입하라는 글을 여기저기 올릴 때의 다급했던 심정이 지금 고스란히 반복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왕지사 옆으로 누워서 올라온 배 그대로 둘 것인가, 그리고 이왕지사 목포신항에 들어온 배 야적장으로 올릴 것인가. 천만에입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모든 계획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짚어봐야 합니다. 늦었다 싶을 때가 가장 이른 때입니다.


(1) 미수습 희생자에 대한 수색 


미수습 희생자 가족분들께서 선체를 바로 세우고 수색을 하는 데에 동의해 주신다면 그렇게 계획을 수립하면 되지만, 만약 지금 상태에서 수색을 우선해달라고 요구하신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더라도 그렇게 해 드려야 할 것입니다.


바로 선 것만큼 수색이 용이하지는 않겠지만 충분히 접근가능하고, 어차피 객실 내부의 뻘을 모두 걷어내어야만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상당부분 사람의 손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작업은 세월호를 육상으로 올리지 않고 현재 반잠수선에 올려진 상태 그대로 수색을 해야 합니다.  


(2) 목포 인근 조선소로 이동 


미수습 희생자에 대한 수색과 수습이 완료가 되고 그에 대해 모든 유가족분들께서 동의를 하신다면 세월호는 현재 위치인 목포신항 인근에 있는 대불공단내 조선소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입니다.  


목포 대불공단에는 대형 조선소들이 많습니다.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과 해남의 대한조선이 있고 그 외 여러 수리 조선소들이 즐비합니다. 한때 조선산업의 호황을 누리던 목포 지역 조선소들은 2013년을 기점으로 불황의 늪에 빠져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수주가 많아 들어갈 자리가 없어 걱정할 일은 없다는 얘깁니다.


▲ 현대삼호중공업 전경 사진=현대삼호중공업 홈페이지



조선소에는 선박의 건조, 수리 및 검사와 관련한 모든 설비와 인력이 완비되어 있습니다. 고장난 배는 육상 야적장으로 올라가야 할 것이 아니라 수리 조선소로 들어가야 하는 겁니다.

 

(3) 조선소의 설비와 인력이 필요한 이유 


세월호를 수리해서 새 배를 만들어 운항에 투입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월호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를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제대로 하려면 부분적으로 설비의 가동 혹은 전원의 복구 등이 필요할 수 있으며 관련 전문인력과 기술진의 입회와 자문이 반드시 필요할 것입니다.

 

조선소에는 수십 만톤의 선박을 건조하기 위한 총체적인 기술진과 전문인력이 가득합니다. 그리고 거의 모든 설비에 대한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습니다. 수백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선박에 대한 조사를 그러한 조력없이 맨 손으로 맨 눈으로 한다는 생각 자체가 무모한 겁니다.  


조선소로 이동해서 선체 바로 세우고 (조선강국이며 건설강국인 대한민국에서 선체 바로 세우는 일은 너무나 쉬운 일이니 염려마시기 바랍니다) 제대로 확실하게 조사한 후 그리고 세월호를 복원해야 합니다.  


(4) 세월호 - 반드시 복원해야 한다 


진상규명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세월호는 복원해야 합니다. 운항가능할 정도의 복원이 아니라 영원히 보존가능하고 접근가능하고 교육가능할 수준으로의 복원을 말합니다. 물론 물에 떠야 하며 자력으로 이동 가능한 수준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세월호는 팽목항 인근 혹은 안산 인근에 있어야 합니다. 자력이동이든 Tug Boat 예인이동이든 왔다갔다 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세월호 사건은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초유의 사건’입니다. 대서양에서 야간에 빙산과 충돌하여 침몰한 타이타닉호의 경우 2천명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하는 대형 해난사고였지만, 승조원과 여객 모든 분들이 최선을 다했던 ‘안타까운 재해(災害)’로 역사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세월호 침몰사건은 섬이 빤히 보이는 연안에서 선박이 전복한 이후 단 한 사람도 구하지 못한 ‘최악의 인재(人災)’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세월호를 보며 교훈을 얻고 학습함으로써 동일한 사고를 두 번 다시 겪지 않도록 그 중심에 세월호가 온전한 모습으로 자리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안타깝게 희생된 우리 어린 자녀들과 최선을 다하였으나 고인이 되신 분들을 추모하고 가족 분들의 아픔을 위로하며 서로 기대고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의 공간으로서 세월호가 곁에 있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세월호 복원을 수리조선소가 아닌 다른 곳에서 할 방법이 있는가요?

신상철

* 이 글은 미디어오늘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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