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위안부는 매춘부’ 망언 류석춘, 학교에서 퇴출해야

道雨 2019. 9. 23. 10:39

 

 

 

‘위안부는 매춘부’ 망언 류석춘, 학교에서 퇴출해야

 

 

 

지난 2017년 8월15일 당시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이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1차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지난 2017년 8월15일 당시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이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1차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류석춘 연세대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매춘부와 비슷하다”고 망언을 해, 국민적 분노가 일고 있다.

그는 지난 19일 자신의 ‘발전사회학’ 강의에서 위안부와 관련해 “일본이 강제연행했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없었다. 조금 일하면 돈 번다는 유혹 때문”이라며 자발적 매춘이라고 강변했다.

그는 또 “일본이 좋은 일자리를 준다고 속여 위안부 피해자를 데려갔다”며 항의하는 학생들에게 “지금도 매춘에 들어가는 과정이 그렇다. 궁금하면 한번 해볼래요”라고 막말까지 했다.

 

교수의 자질은 둘째 치고, 인간에 대한 기본적 예의조차 갖추지 못했다.

류 교수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석고대죄하고, 교수직을 당장 내려놓아야 한다.

 

그의 발언은 명백한 사실 왜곡으로, 규탄받아 마땅하다.

많은 위안부 피해자들은 납치되거나 속임수에 넘어가 성노예 생활을 강요받았다고 증언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1993년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 담화를 통해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바 있다.

그런데도 학문의 자유를 명분 삼아 자신의 극우적 역사 인식을 사실인 양 떠벌리며 역사를 왜곡했다.

 

그는 또 위안부 피해 할머니 지원단체인 정의기억연대가 순수한 단체가 아니며 위안부 피해자를 교육해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냈다고 궤변을 늘어놓았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해방 이후 쥐죽은 듯이 살던 분들인데, 정대협(정의기억연대)이 개입해 국가적 피해자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는 그의 주장은, 피해 할머니에 대한 인격모독일 뿐 아니라, 아픔을 딛고 용기를 내 어렵사리 진실을 드러낸 공동의 노력을 부정하는 파렴치한 망발이다. 결코 용납되어선 안 된다.

 

납치 강간을 통한 일제의 성노예화를 정당화하고, 국가 폭력은 없었다는 아베 정부의 대변인을 자처한 그에 대해 반드시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정의기억연대 등이 그의 즉각 해임을 요구한 건 너무 당연하다. 연세대 총학생회, 동문회 등도 학교 당국에 ‘파면’을 요구했다. 학교 당국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신속한 조사를 거쳐 그를 하루빨리 퇴출하길 바란다.

 

정치권도 일제히 그를 규탄했다. 그가 혁신위원장을 맡았던 자유한국당도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일각에선 국내 극우세력이 ‘친일적 목소리’를 노골적으로 내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정치권과 학계는 위안부 문제에 이런 극우적 주장이 발붙일 수 없도록 적극 대처해야 한다.

 

 

 

[ 2019. 9. 23  한겨레 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