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덮친 뒤 호주·미국 위협...'일본화' 현상이란?
저물가·저금리·저성장이라는 '3저(低)' 충격이 세계로 번지고 있다.
일본에서 처음 시작돼 '일본화(Japanification)'이라고 부르는 이 현상은 이미 유럽을 덮쳤으며, 내년에 더 넓은 지역으로 퍼질 전망이다. 영국, 호주 등이 유력한 다음 희생양이다. 미국마저 '제로(0) 금리'에 굴복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일본이 먼저 걸었던 불황의 길
일본화가 가장 먼저 전염된 지역은 유럽이다.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의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은 0.1%에 그쳤으며, 지난 10월 물가상승률도 1.1%에 불과했다.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0.3%대로 추락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앞둔 영국도 위험하다. 정정 불안과 불확실성 확대로 경기 하강 신호가 뚜렷하다. 오는 12일 총선에서 보수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최악의 시나리오인 '노딜 브렉시트(아무런 합의 없는 유럽연합 탈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영연방 국가인 호주도 일본화가 우려된다. 호주 기준금리는 현재 0.75%로 사상 최저 수준인데, 호주중앙은행은 BOJ와 유럽중앙은행(ECB)처럼 추가 양적완화를 준비 중이다. 호주에서 224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니코자산운용의 크리스 랜즈 펀드매니저는 "일본화는 해결하는데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는 큰 문제"라며 "가장 큰 문제는 유럽인데, 그들(유럽)이 재채기하면, 우리(호주)는 감기에 걸린다"고 했다.
투자은행 JP모건의 얀 로이스 장기투자 전략 선임고문은 "불황 조짐이 뚜렷해지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일본과 유럽을 따라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고, 다시 양적완화를 시작할 것"이라며 "(대선을 앞둔) 미국의 정정 혼란과 세계적인 과잉 저축 현상을 생각하면, 채권 금리가 앞으로 수년간 제로 부근에 머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이미 최근 단기자금시장이 경색 현상이 나타나자, 자산 매입을 통한 지급준비금 확대 필요성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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