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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사자성어 '공명지조'(共命之鳥)...극한대립속 공멸 우려

道雨 2019. 12. 16. 12:15




올해의 사자성어 '공명지조'(共命之鳥)...극한대립속 공멸 우려

2위는 '어목혼주'(魚目混珠)



<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공명지조’(共命之鳥)가 선정됐다.

15일 <교수신문>에 따르며, 사자성어 조사에 응답한 1천46명의 교수 가운데 347명(33%, 복수응답)은 '공명지조'를 선택했다.

공명지조는 <아미타경(阿彌陀經)>을 비롯한 많은 불교경전에 등장하는 상상속의 새로, ‘한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져 ‘목숨을 함께 하는 새’를 가리킨다. 서로가 어느 한 쪽이 없어지면 자기만 살 것 같이 생각하지만, 실상은 공멸하게 되는 ‘운명공동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불본행집경>과 <잡보잡경>에 따르면, 이 새는 한 머리는 낮에 일어나고 다른 머리는 밤에 일어난다. 한 머리가 몸을 위해 항상 좋은 열매를 챙겨 먹자, 다른 머리는 이에 화가 난 나머지 어느 날 독이든 열매를 몰래 먹어버렸고, 결국 두 머리가 모두 죽게 되었다.

공명지조를 올해의 성어로 추천한 최재목 영남대 교수(철학과)는 “한국의 현재 상황은 상징적으로 마치 공명조를 바라보는 것만 같다. 서로를 이기려고 하고, 자기만 살려고 하지만, 어느 한 쪽이 사라지면 죽게 되는 것을 모르는 한국 사회에 대한 안타까움이 들어 선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공명지조를 택한 응답자들도 “한국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좌우 대립이며, 진정한 보수와 진보를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 “정치가 좌우로 나뉜 것은 그렇다고 치고, 왜 국민들까지 이들과 함께 나뉘어서 편싸움에 동조하고 있는지 안타깝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도층이 분열을 해결하려는 노력보다는 이용하고 심화하려는 생각이 강한 것 같다. 국익보다 사익을 위한 정쟁에 몰두하는 듯하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공명지조'의 뒤를 이은 건 300명(29%)의 선택을 받은 ‘어목혼주’(魚目混珠)였다. ‘어목’(물고기 눈)이 진주로 혼동을 일으켜, 무엇이 어목이고 진주인지 분간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가짜와 진짜가 마구 뒤섞여 있는 상태를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된다.

이를 추천한 문성훈 서울여대 교수(현대철학과)는 “올해 우리사회에 가장 큰 충격을 준 사건은 누가 뭐래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라며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했던 조국과 윤석열 검찰총장 중 하나는 어목이거나 진주일 수 있고, 아니면 둘 다 진주이거나 어목일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판단하기 어렵다. 그래서 올해는 무엇이 진짜 어목이고 진주인지 혼동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정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