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관련

유민아빠 김영오 "국정원이 내 팬클럽? 검찰 발표에 눈물 났다"

道雨 2021. 1. 21. 12:03

유민아빠 김영오 "국정원이 내 팬클럽? 검찰 발표에 눈물 났다"

 

[스팟인터뷰] '세월호 유족 사찰' 검찰 무혐의 처분에 "당하는 국민만 억울"

 

                        ▲  세월호 참사로 딸을 잃은 "유민아빠" 김영오씨.

 

"검찰의 말대로라면 국정원이 내 팬클럽이었단 말인가."

세월호 참사로 딸을 잃은 '유민아빠' 김영오씨는 19일 대검찰청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의 수사 결과 발표를 떠올리며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억울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김씨는 수사 결과 발표 다음 날인 20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사찰이란 게 유리벽 속에 사는 것과 다르지 않다. 나는 유리벽 속에 발가벗겨져 있는 상황을 겪었다"라며 "당사자가 이렇게 아픈데 그게 불법이 아니라고 하면 법이 왜 필요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를 보고 굉장히 속상했다"며 "국가가 개개인을 사찰해도 된다는 걸 검찰이 인정해준 셈이다. 당하는 국민들만 억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세월호 참사 석 달 후인 2014년 7월 14일부터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8월 16일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농성장을 찾아 김씨에게 힘을 싣기도 했다.

이후 국정원 등 정보기관에 의해 김씨가 사찰을 당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2020년 4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발표한 조사 결과엔 그 내용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었다. (관련 기사 : "국정원이 세월호 가족 간첩 취급, 일베에서 여론조작도..." http://omn.kr/1ngab)

사참위에 따르면, 최소 2인 이상의 국정원 직원이 김씨 관련 보고서를 작성해 국정원 내부망에 보고했다. 김씨의 노조 활동, 이혼 이력 등 개인신상이 보고서에 담겨 있었다. 또 사참위는 국정원 직원이 김씨 입원 이틀 전 미리 해당 병원을 찾아 병원장을 만나는 CCTV 영상도 공개했다.

뿐만 아니라 '보수권, 세월호 정국 주동 김영오 실체 집중 폭로', '보수(건전) 세력(언론) 통한 맞대응' 등의 보고서에는 이슈 전환을 위한 제언이 담겨 있기도 했다. 이를 포함해 세월호 참사 관련 국정원 보고서는 2014년 4월 17일부터 11월 5일까지 청와대에 보고됐다.

검찰이 2019년 11월 대검찰청 산하에 설치한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은, 수사 1년 2개월 후인 지난 19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수사 대상에 오른 17개 혐의 중 15개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 중엔 국정원 직원의 김씨 사찰에 대한 혐의(국정원법 위반)도 담겨 있었다. (관련 기사 : 세월호 특조단, '유가족 사찰·황교안 수사 외압' 등 대부분 무혐의 http://omn.kr/1rrgy)

 

"검찰 발표에 눈물 나더라"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장 임관혁 검사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브리핑실에서 세월호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씨는 단식농성 이후 계속해서 '사찰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정신과에서도 이러한 점을 우려했다고 한다.

"후유증이 많죠. 아무리 장거리 운전을 해도 졸리지 않아요. 사이드미러, 룸미러를 통해 계속 후방만 보고 있어요. 긴 시간 같은 차가 뒤에 있을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근데 그걸 견딜 수가 없어요. 그 차가 계속 저를 쫓아오는 생각이 들어서 추월을 당해야 마음을 조금이나마 놓을 수 있어요. 운전할 때 그렇게 신경을 쏟다 보니 도착해 긴장이 좀 풀리면 온몸이 아프죠."

김씨는 검찰이 제시한 무혐의 처분 이유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검찰은 "피의자가 김영오의 동향을 파악하고 관련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은 인정되나, 김영오의 건강상태는 주치의가 기자회견을 통해 언론에 공개한 정보로서 이를 수집하는 행위를 두고 직권을 남용한 위법한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또 "정보수집 과정에서 미행, 도·감청, 해킹 등의 수단이 사용되었다거나 획득한 동향을 언론에 유포하거나 그것으로 김영오를 압박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는 등, 김영오의 구체적 권리를 현실적으로 방해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씨는 "국가의 최대 정보기관인 국정원이 나를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 자체가 큰 압박이며, 그것으로 내 권리는 방해를 받았다"라며 "미행, 도·감청, 해킹 등의 수단을 사용하지 않으면 아무렇지 않다는 것인가. 정보기관이 국민들의 뒤를 캐는 것에 대해 검찰이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행여 언론에 공개된 정보라 하더라도 국정원이 이를 수집해 청와대에 보고한다는 것 자체가, 일개 국민인 나에겐 너무나도 큰 위협"이라며 "더해 국정원은 언론에 나온 정보만 수집한 게 아니라, 내 고향 마을, 입원이 예정됐던 병원 등에서도 나에 대해 캐물으며 사찰을 이어갔다"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검찰의 결론대로라면 국정원 직원들이 김영오의 팬클럽이었단 말인가"라며 "앞으로 국가가 어느 누구든 사찰할 수 있게 됐다. 어제 검찰의 발표를 보며 눈물이 나오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식하기 전까지 평생 국정원이 뭔지도 잘 모르고 살았다. 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경찰서 가는 일도 흔하지 않잖나"라며 "그런데 경찰도 아니고 국정원이 내 정보를 수집한 사건이다. 자식 잃은 아버지의 삶이 왜 이래야 하나"라고 덧붙였다.

 

 

소중한(extremes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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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검찰은 어제의 검찰을 단죄하지 못했다"

 

4.16해외연대, 검찰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 규탄 성명서

 

1월 21일(한국시각), 세월호를 잊지않는 해외동포들의 풀뿌리 네트워크 4.16해외연대가 검찰 특별수사단(특수단)의 부실수사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내고 집중공동행동에 들어갔다. 

4.16해외연대는 1월 19일 특수단의 수사결과 발표에 대해 "무지, 무능, 무성의 수사 발표"라며 "1년 2개월이라는 세월호 진상규명의 잃어버린 시간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물으며, "오늘의 검찰은 어제의 검찰을 단죄하지 못했다"는 성명서를 냈다.

이들은 "유가족에 대한 동향 보고서 작성 사실은 확인되었지만, 현실적인 권리 침해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임관혁 특수단장의 발표는 "박근혜 청와대와 관련 기관들에 면죄부를 주기 위한 수사임을 자인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 오늘의 검찰은 어제의 검찰을 단죄하지 못했다 4.16해외연대의 검찰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 규탄 성명서 웹자보
 

 
4.16해외연대는 검찰을 규탄하며 ▲ 세월호참사 부실수사 책임자 윤석열 검찰총장과 임관혁 단장은 사퇴하고, 검찰 개혁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라 ▲ 검찰특수단을 지켜보자고 했던 청와대는 이제 답변하라 ▲ 문재인 대통령은 유가족들을 직접 만나 소통의 정치를 구현하라 ▲여당과 청와대는 성역없는 진상규명 약속을 이행하라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2020년 11월에도 검찰 특수단의 부실수사에 대해 윤석열총장과 임관혁 단장의 사퇴를 주장했다 (관련 기사 : "윤석열 총장, 세월호 참사 부실·지연수사 책임지고 사퇴하라" http://omn.kr/1qots). 또 2020년 12월 24일부터 진행 중인 '응답하라 청와대' 캠페인을 통해 청와대와 국회에 성역없는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온라인 피케팅과 문자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청와대에 박 대통령 기록물 공개를 국회에 요청하였는지, 세월호 가족들이 청와대 앞에서 노숙농성 중인 이유를 아는지를 청와대 비서관들과 수석들에 묻는 소통방을 만들었다.

응답하라 청와대

웹자보를 만든 1995년생 청년 임재환씨는 '응답하라 청와대' 캠페인 중에 다음의 편지글을 공유하기도 했다.
 

"미서부에 거주하고 있는 95년생 청년 임재환입니다.

세월호로 아이들이 떠난 지 벌써 7년이 되어간다니 믿기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어머니, 아버지와 국내외에서 수많은 분들과 세월호 진상규명을 요구해왔지만 해결되지 않은 시간도 7년이 되어간다는 뜻이네요.

저와 2살 차이 나는 97년생 단원고 학생들이 떠난 그날을 잊지 못합니다. 제 고향 안산에서 평생 살며 같은 동네 고잔동에서 한번은 마주쳤을 먼저 떠난 친구들의 존재를 생각해보면 더욱 더 슬퍼집니다. 언제까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기다려야 할까요?

세월호 진상규명을 하겠다던 문재인 대선 후보의 말을 믿고 시카고에서 1시간 반 버스와 전철을 타고 1번 찍으러 갔던 22살 임재환 청년은 바보가 된 기분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청년의 날'을 기념할때 저는 마냥 기뻐하진 못했습니다. 97년생 세월호 학생들과 MZ세대 청년들이 함께 어른이 됨을 기뻐할 수 없었기 때문이겠죠. 세월호의 트라우마를 안고 어른이 되어갈 저희 10대, 20대, 30대 청년들은 문재인 정부가 세월호 가족들과 아이들을 위해 하지 않은 것들만 기억한 채 이 정부를 역사에서 배우고 앞으로의 세대에게 가르치고 싶지 않습니다. 

약속을 지킨다는 그 말씀 지켜주십시요. 이명박근혜 정부와 똑같이 판단되지 않도록 남은 임기동안, 아니 이번 7주기 되기 전까지 세월호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이뤄내시길 바랍니다."


한편, 4.16해외연대는 밝혀내야 할 세월호참사 의혹들을 카드뉴스로 만들어 SNS를 통해 공유하며 진상규명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카드뉴스: 세월호참사 의혹들

 

▲ 카드뉴스-세월호의 의혹들 4월 16일 출동한 미군은 왜 세월호 근처에도 오지 못했나: 막강한 구조 자산을 겸비한 미군 함정의 구조 손길을 외면하고 세월호 사고 해역 근처에도 오지 못하게 한 것일까요? 누가? 왜 그런 지시를 내렸을까요? 반드시 밝혀져야 할 세월호 참사 의혹의 하나입니다. (당시 국방부는 "사고 현장에 다수의 구조헬기가 운영되고 있어 미군 헬기의 역할이 많지 않아 일단 복귀시키고 추가 임무를 주겠다고 지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편집자 주)
 

                   ▲ 카드뉴스-세월호의 의혹들 본험 리처드함의 조 타인츠 사령관의 페이스북 공지
 

▲ 카드뉴스- 세월호의 의혹들 급파한 MH-60 헬기 두 대는 한국 정부의 사고 해역 진입 불허 방침으로 세월호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회항했습니다. 왜 한국 정부는 단 한 명의 구조 인력이 아쉬운 사고 당일 상황에서 막강한 구조 자산을 겸비한 미군 함정의 구조 손길을 외면하고 세월호 사고 해역 근처에도 오지 못하게 한 것일까요? 누가? 왜 그런 지시를 내렸을까요? 반드시 밝혀져야 할 세월호 참사 의혹의 하나입니다.

 

 

 

 

전희경(hkc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