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아들, 며느리에게 당부하는 글(2)

道雨 2022. 5. 26. 11:21

아들, 며느리에게 당부하는 글(2)

 

 

먼저 코로나로 인해 힘들고 불안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저의 아들과 며느리의 결혼식에 참석해주신 하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렇게 곱고 귀하게 잘 길러주신 딸(효은)을 여러모로 부족한 저의 아들(범진)과 혼인하게 해주신 사돈 내외분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는 신랑인 범진이 아버지이자, 신부인 효은이의 시아버지로서, 또한 인생을 먼저 경험하고 살아온 선배로서, 이 두 사람에게 몇 가지 당부의 말을 하려고 합니다.

 

13년 전 큰 아들이 결혼할 때 두 가지 당부의 말을 했는데, 오늘은 여기에다 한 가지를 덧붙여 얘기하고자 합니다.

 

 

첫째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과 동식물을 포함한 온갖 사물들에 대하여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고 살아달라는 것입니다.

 

부모형제와 친척들, 선후배 및 동료, 스승과 제자, 그리고 친구와 이웃 등,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뿐 아니라, 내가 접촉하는 동물과 식물들, 그리고 연탄재, 돌부리 등, 생명이 있는 것이든 없는 것이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나름대로의 존재 가치를 갖고 있으니, 함부로 대하지 말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달라는 것이 첫 번째 당부입니다.

 

두 번째 당부의 말은 바닥짐에 대한 것입니다.

 

흔히 인생을 먼 바다를 항해하는 것에 비유합니다. 먼 바다를 항해할 때는 좋은 날씨도 있겠지만, 험한 날씨와 심한 풍랑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 대비하여 대양을 항해하는 배들은 항상 배 아래쪽에 무거운 짐을 싣고 다녔는데, 이 짐을 ‘바닥짐’이라고 합니다. 요즘의 선박은 바닥짐의 역할을 평형수로 대체하고 있죠.

바닥짐은 배의 연료를 더 소모하기 때문에 비경제적일 수도 있지만, 험한 파도에 배가 뒤집혀지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안전판 역할을 합니다.

날씨도 변화가 있듯이 사람의 삶에도 좋은 날과 힘든 날이 번갈아 찾아올 텐데, 힘이 들 때는 늘 먼 바다를 항해하는 배의 바닥짐이라고 생각하고, 참고 견디어 이겨내라는 것입니다.

 

좋은 일들은 누구라도 다 즐겁게 받아들이고 또 누릴 수 있지만, 힘든 일, 좋지 않은 일들도 내 삶의 한 부분이며, 이것들이 나의 바닥짐이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마음이 편안하고 어려움도 잘 극복될 것입니다.

 

위 두 가지에 더하여 추가적으로 한 가지만 더 당부하겠습니다.

 

가짐보다는 쓰임이 더 중요하고, 채움보다 비움이 더 중요하며, 더함보다 나눔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또한 기쁜 일은 나눌수록 커지고, 슬픈 일은 나눌수록 작아진다고 합니다.

 

세 번째 당부의 말은 나눔입니다. 우리 이웃과 사회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내가 가진 것의 일부분, 꿈과 희망과 사랑을 나누어주는 일은, 자신의 존재의 의의를 갖게 하고, 두 사람의 삶에도 긍정적 에너지로 작용할 것입니다.

 

 

항상 모든 사람과 사물에 대하여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고,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힘든 일 들은 바닥짐이라는 긍정적 생각으로 헤쳐 나가고, 이웃과 사회를 위해 나눔을 행하면서 살아가기를, 아버지로서 뿐만 아니라 인생의 선배로서 새로이 첫발을 내딛는 두 사람에게 당부하는 바입니다.

 

 

마지막으로 사회자를 비롯해 이 결혼식을 진행하는데 도움을 주고 계신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리고, 바쁘신 가운데 참석해주신 하객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이 글은 둘째 아들 범진 결혼식(2022. 5. 15) 때 혼주로서 '아들, 며느리에게 당부하는 말'로 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