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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접대’ 김학의 결국 면죄부…검찰의 ‘봐주기’가 시작이었다

道雨 2022. 8. 12. 10:29

‘성접대’ 김학의 결국 면죄부…검찰의 ‘봐주기’가 시작이었다

 

 

 

사건 초기 ‘봐주기 수사’로 공소시효 지나
핵심 증인 사전 면담으로 진술 신빙성 흠결
“결국 검찰 잘못된 관행 탓에 무죄 나온 것”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모든 혐의를 벗고 무죄를 확정받았다. ‘별장 성접대 의혹’은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때문에 처벌 시기를 놓쳤고, 뇌물 수수 혐의도 검찰의 증인 사전 면담이라는 ‘잘못된 관행’ 탓에 무죄로 결론났다. 김 전 차관에 대한 사법적 단죄 실패에 검찰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전 차관 ‘별장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2013년부터 검찰은 ‘부실 수사’ 의혹을 받았다. 2013년 3월 법무부 차관에 취임한 직후 별장 성접대 의혹이 제기됐고, 김 전 차관은 차관에서 물러났다. 특별수사팀을 꾸린 경찰은 성범죄 동영상을 확보하고 별장 및 김 전 차관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그러나 김 전 차관에 대한 경찰의 통신사실조회 4차례, 압수수색 영장 신청 2차례, 출국금지 요청 2차례 신청을 검찰이 기각하며, ‘봐주기 수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경찰이 김 전 차관에 대해 특수강간 등 10여개 혐의를 인정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지만,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윤재필)는 무혐의 처분했다.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듬해 ‘2차 수사’가 시작됐지만 결과는 같았다. 피해 여성 이아무개씨가 김 전 차관과 윤중천씨를 고소했지만,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강해운)가 5개월 뒤 무혐의 처분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검찰은 김 전 차관에 대한 소환조사를 한 차례도 진행하지 않았다.

검찰은 특히 1·2차 수사에서 ‘성접대 영상’ 속 남성이 김 전 차관이라고 특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빈축을 샀다.

 

정권이 바뀌 뒤에야 김 전 차관에 대한 ‘3차 수사’가 시작됐다. 2018년 4월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가 대검찰청 진상조사단(단장 여환섭)에 김 전 차관 재수사를 권고하면서다. 이듬해 2019년 3월22일에는 김 전 차관이 타이로 출국하려다, 법무부 긴급출국금지 조처로 실패한 일도 발생했다. 검찰은 그해 6월4일 김학의 전 차관을 성접대 의혹을 포함해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공소시효가 문제가 됐다. 1심은 ‘성접대 동영상’ 속 인물이 김 전 차관이 맞다고 판단했다. 다만 마지막 성접대가 2008년 2월께라, 공소시효 10년이 만료됐다며 면소(공소시효가 지나 사건 실체에 대한 판단 없이 사건을 마무리하는 것) 판결했다. 뇌물 혐의도 공소시효 만료 및 증거 부족으로 면소 및 무죄 판결을 받았다.

 

2심도 ‘별장 성접대 의혹’ 등에는 동일하게 판단했다. 다만 사업가 최아무개씨에게 뇌물 4300만원을 받은 혐의는 유죄로 판단해 김 전 차관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항소심 증인신문 전 검찰이 최씨를 불러 ‘사전 면담’할 때 증언 내용에 대해 회유·압박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했다.

파기환송심은 진술 신빙성을 문제 삼아 김 전 차관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11일 대법원은 이를 확정했다.

 

결과적으로 차일피일 시간을 미룬 ‘봐주기 수사’와 진술 짜맞추기 의심을 살 수 있는 ‘사전 면담’ 관행 탓에 김 전 차관은 면죄부를 받게 된 셈이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결국 2013년 검찰의 ‘봐주기 수사’ 때문에 제때 김 전 차관을 단죄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이기고 싶은 사건의 경우, 증인 압박 차원에서 사전 면담이 많았다. 끊어야 할 관행인데 반복됐다”며 “결국 검찰의 잘못된 관행 탓에 무죄가 나온 셈”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차관 본인은 9년 만에 무죄를 확정 받았지만, 그를 수사하는 과정에 있었던 ‘불법 출국금지 논란’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2019년 3월 몰래 출국하려던 김 전 차관을 긴급출국금지 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진상조사단에 파견됐던 이규원 검사,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등이 재판에 넘겨진 상태기 때문이다. 해당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성윤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도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