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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와 8명의 법조팀장들, 그들이 모두 거쳐간 '이곳'

道雨 2023. 1. 30. 11:40

김만배와 8명의 법조팀장들, 그들이 모두 거쳐간 '이곳'

대법원 기자단 통해 인연... 대장동 사업 직접 뛰어들거나, 거액 거래, 화천대유에서 근무

 
 

 

 
 
 
대장동 개발사업자이자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기자와 부적절한 금전 문제로 얽혀 논란이 된 기자들을 이어준 끈이 있었다. 바로 대법원 기자단(각 언론사 법조팀장들이 속한 기자단)이다. 

현재까지 김만배 전 기자와 금전거래를 하거나 화천대유에 영입되는 등 관련성이 있는 언론인 10명 중 8명은 모두 각 언론사 법조팀장 출신으로 법조 선임기자나 사회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들은 지난 2004년부터 2021년 사이에 김만배 전 기자와 함께 취재활동을 하면서 친분을 쌓아왔다.  

이들이 김 전 기자와 금전적으로 관계를 맺은 유형은 크게 4가지다. ▲대장동 사업 직접 참여▲직접적인 돈거래 ▲대장동 시행사 화천대유에 임직원으로 영입 ▲고가의 선물 수수 등이다. 

이들 10명 중 3명은 적게는 1억 원에서 많게는 9억 원의 거액을 김만배 전 기자와 거래했고, 또 다른 3명은 김 전 기자가 대주주인 화천대유 임직원으로 영입돼 급여를 받았다. 또 1명은 김 전 기자로부터 명품 신발을 받았으며, 다른 1명은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7호' 소유주로 대장동 사업에 직접 참여해 배당금 120여억 원을 벌었다. 1명은 대장동 핵심인 남욱 변호사의 부인으로 대장동 사업과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된 위례신도시 개발회사 임원으로 등재돼 있었다. 나머지 1명은 화천대유 고문을 맡았다가 논란이 되자 퇴사했다.  
 
김만배 전 기자는 1990년대 초반 무렵 <한국일보>에 입사해 2004년 <머니투데이>로 이직했다. 검찰·법원 등 법조 기관 취재를 시작한 2003년경부터 2021년 9월 대장동 사건으로 <머니투데이>를 퇴사하기 전까지 17년을 법조 분야 담당 기자로 일했다. 2010년엔 <머니투데이> 법조팀장을, 2017년경까지 법조팀 부장을 맡았다. 2019년 부국장대우인 사회부 선임기자로 승진했고 이후 부국장으로 승진했다.
 


대법원 기자단에서 활동했던 그들 
 
 
김만배 전 기자와 9억 원 규모의 금전 거래를 한 것으로 밝혀져 해고된 석아무개 전 <한겨레> 기자는, 지난 2017년 3월부터 1년 간 법조팀장으로 일했다. 이후 법조팀을 함께 총괄하는 사회에디터, 사회부장 등을 역임했다. 2000년 입사한 그는 ▲2003년 10월-2005년 6월 ▲ 2009년 2월-2010년 3월 ▲ 2017년 3월-2018년 10월 (법조팀장) 3차례에 걸려 법조팀에서 일했다. 

석 전 기자는 9억원을 빌려 2억원은 이미 변제하는 등 '빌린 돈'이라고 해명했지만, 거액을 빌리면서 차용증을 쓰지 않은 점, 별다른 담보가 없었던 점, 이자에 대한 약정 등이 없었던 점 등에 비춰볼 때, 정상적인 돈 거래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만배 전 기자와 1억 원 규모의 금전 거래를 했다가 역시 해고된 김아무개 전 <한국일보> 기자도 법조팀장을 역임했다. 그는 1996년 <한국일보>에 입사한 후 사회부를 거치며 법조 취재를 시작했고 2008년부터 2010년 무렵까지 법조팀장을 맡았다. 김 전 기자는 2011년부터 정치부장, 국제부장, 논설위원 등을 거쳐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사회부장으로 일했다. 지난해 5월 편집국 총괄데스크 격인 뉴스룸국 뉴스부문장에 선임됐다.

김만배 전 기자와 총 1억 9000만원 규모의 금전 거래를 한 조아무개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2011년 무렵부터 법조팀장을 맡았다. 조 전 논설위원은 2002년부터 2015년까지 법조 기사를 썼는데, 법조팀장을 거쳐 2012년 사회2부 차장, 2015년 사회2부장으로 일하면서 계속 법조취재팀을 총괄했다. 2017년부터 사회데스크를 맡았다. 2018년부터 사직하기 전까지 논설위원을 맡으며 신문제작 부서 에디터 등을 역임했다. <중앙일보>는 지난 11일 조 전 논설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자 징계 절차를 거치지 않고 수리했다. 

김 전 기자와 조 전 논설위원도 김만배씨에게 사적으로 '빌린 돈'이라고 해명했지만, 언론인 윤리에 어긋나는 행위라는 사내외 비판이 이어졌다. 
 


화천대유로 간 전직 법조팀장들
 
 
<뉴스타파>가 보도한 검찰 작성 대장동 수사보고서(2021년 10월) 등에 따르면, 화천대유 임직원으로 등재된 언론인은 지금까지 4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아무개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강아무개 전 <머니투데이> 미래연구소장, 김아무개 전 <서울경제> 법조 선임기자, 신아무개 전 <뉴스1> 부국장 등이다. 

이 전 논설위원은 2021년 6월부터 2022년 5월까지 1년 간 화천대유 고문으로 일하는 계약을 맺었다. 연봉은 1억 2000만 원이며, 수사보고서 작성 시점까지 4개월간 그는 총 3533만 원을 급여로 받았다.

이 전 논설위원은 오랜 법조 부문 취재 경력을 가진 기자다.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법조팀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12년 법조팀장 직함을 달았다. 이후에도 사회부 차장으로 법조 기자 생활을 지속하다 2017년부터 논설위원으로 쭉 일했다. 2020년 사단법인 법조언론인클럽 8대 회장단의 부회장직을 역임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부터 한 증권사의 미등기 임원인 법무실장(상무)으로 일하고 있다.

김 전 법조 선임기자는 2019년 초 <서울경제>를 퇴사한 직후인 그해 7월부터 화천대유 홍보실장으로 일했다. 연봉 6000만 원의 계약직으로, 2021년 10월까지 총 9000만 원을 급여로 받았다.

그는 금융부 등에서 오래 일하다 2012년부터 법조 기사를 주로 썼다. 2015년 사회부 차장 및 2017년 사회부 부장 직무대행 등을 역임하며 법조팀 데스크 역할을 했다. 2018년 법조 부문 선임기자로 임명됐다.

신아무개 전 <뉴스1> 부국장은 화천대유 고문으로 2021년 1월부터 대장동 개발 사업 의혹이 처음 보도된 2021년 8월 31일 무렵까지 일했다. 연봉 3600만 원으로 계약해 총 2400만 원을 급여로 받고 퇴사했다.

신 전 부국장은 1988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2008년 대기자로 퇴사했다. 그 사이 경찰팀장, 법조팀장, 일본 도쿄 특파원, 국제부장 등을 지냈다. 오랜 법조 취재 경력을 보유한 그는 2011년 <뉴스1>에서 사회부장을, 2014년 행정정책부장 및 2015년 사회부장 부국장 등을 역임했다. 

강아무개 전 <머니투데이> 미래연구소장은 법조팀장 출신은 아니다. 그는 2000년부터 2001년까지 이코노미스트 직함으로 머니투데이에 기사를 썼다. 2012년부터 머니투데이 산하 미래연구소장을 맡으며 2021년 6월까지 9여년 간 <머니투데이>에 글을 썼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그는 대장동 50억 클럽 중 1명인 홍선근 머니투데이미디어그룹 회장과 인척 관계다. 

강 전 소장은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8월 화천대유 고문으로 등재됐다가 대장동 사건 보도가 시작된 후인 같은해 9월 고문을 그만뒀다. 연봉 9600만 원의 자리였으나 입사 직후 퇴사해 급여는 받지 않았다.

<오마이뉴스>는 이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신 전 뉴스1 부국장, 강 전 머니투데이 미래연구소장에게 여러차례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대장동 관련된 내용에 대해 해명을 요청했지만 모두 답하지 않았다. 해외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아무개 <서울경제> 전 기자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명품신발 수수 의혹' 채널A 기자도 법조팀장 출신

  
채널A는 법조팀장을 맡았던 배아무개 기자를 최근 직무에서 배제했다. 채널A에 따르면 배 기자가 김만배 전 기자 측으로부터 명품 신발을 선물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현재 사실을 확인 중이다. SBS·MBC 등에 따르면, 검찰은 김만배 전 기자로부터 '내가 남욱 변호사에게 부탁해 2018년 11월 채널A 기자에게 고가의 명품 신발을 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배 기자는 2016~2021년 무렵까지 채널A에서 법조팀장을 맡았다. 김만배 전 기자와의 인연은 <머니투데이>부터 시작됐다. 2009년부터 <머니투데이>에서 법조 취재를 전담해 온 배 기자는 2011년까지 머니투데이 법조팀에서 일했다. 김만배 전 기자가 법조팀장으로 일하던 때로, 두 기자가 공동 취재해 보도한 기사도 적지 않다.


천화동인 7호 소유주는 머니투데이 법조팀장 출신

배성준 전 <머니투데이> 기자는 화천대유와 함께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사업자로 참여한 '천화동인 7호' 소유주였다. 7호는 전체 배당수익 4040억 원 중 2.9%인 120억 원 가량을 배분 받았다. 

남욱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관련 재판에서 "2011년 배성준 기자를 통해 김만배 전 기자를 소개받았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김만배 전 기자도 2021년 10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2012년 후배 기자였던 배성준의 소개로 대장동 개발을 추진하던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를 만났다"고 밝혔다.

배 전 기자는 1995년 경 YTN에 입사해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법조 취재 경력을 쌓으며 2013년 법조팀장까지 역임했다. 이후 2017년 보도국 편집4부장 등을 거쳤고, 2018년 보도국 선임기자로 임명됐다. 하지만 그 해 말 야근전담 PD로 좌천성 발령이 나면서 2019년 2월 <머니투데이> 법조팀장으로 이직했다. 이후 대장동 개발 사업 논란이 불거지면서 퇴사한 2021년 9월까지 법조팀장으로 계속 일했다.

<오마이뉴스>는 취재를 시작한 지난 18일부터 계속 배성준 전 기자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휴대전화 전원이 계속 꺼진 상태였다. 

이밖에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의 아내 정아무개 MBC 기자도 있다. 그는 대장동 사업과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된 위례신도시 개발회사 임원으로 등재돼 있다가, 대장동 사건이 논란이 되자 2021년 9월 회사를 사직했다. 

 

 

 

 

그래픽: 이은영(ohmy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