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측근) 관련

윤석열-한동훈, 석고대죄할 수 있나

道雨 2024. 4. 2. 08:52

윤석열-한동훈, 석고대죄할 수 있나

 

 

 

도대체 뭐가 잘못된 것인지 무척 궁금할 것이다. 속으로 “이럴 리가 없는데”라고 수도 없이 되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같은 일부 법조 엘리트 출신의 인생관은 오만하다. 자신은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뭐든지 다 잘할 수 있다고 착각하기 쉽다. 바둑을 배웠으면 이세돌이요, 피겨를 배웠으면 김연아요, 사업을 했으면 이건희 정도 됐을 것이라는 망상에 빠질 위험이 있다. 하물며 정치쯤이야.

 

 

법조계 출신 국회의원들이 정치가 결코 만만한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대부분은 초선 의원 때 철이 든다. 이성보다 감성, 결과보다 과정, 실체보다 태도, 법치보다 정치가 우선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은 국회의원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지금도 정치를 모르는 것 같다. 총선 민심이 정부 여당에 왜 이렇게 사나운지 이유를 전혀 모르는 것 같다.

 

 

유세에 나선 한동훈 위원장의 연설에서는 짜증과 당혹감이 배어 나온다. 입만 열면 ‘범죄자’요, 입만 열면 ‘종북’이다. 이재명, 조국 같은 ‘범죄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이나 자신과 같은 ‘정의의 사도’보다 도대체 왜 더 많은 지지를 받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이재명 대표가 형수에게 했던 말, 그거 쓰레기 같은 말 아니에요? 제가 그분이 했던 말을 한번 읊어볼까요? 여러분, 맞습니다. 제가 읊어볼 수조차 없는 말입니다. 여러분 다시 한번 들어주세요. 불편하지만 나라를 위해 들어봐 주십시오.”

 

한동훈 위원장은 자신이 야당을 심하게 욕할수록 표가 점점 더 떨어지는 이유를 끝까지 알지 못한 채 총선을 맞을 것이다. 그게 그의 한계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1일 서울시 강동구 명성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저와 정부는 더 낮은 자세로 국민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서, 국민의 아주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겠습니다. 저와 우리 정부는 어렵고 힘든 분들이 일어서실 수 있도록 따뜻하게 보살피고 이분들께 힘을 드리겠습니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인공지능이 말하는 것 같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일어설 수 있도록 따뜻하게 보살피려면 법을 바꿔야 한다. 법을 바꾸려면 야당과 대화하고 타협해야 한다. 야당 대표를 만나야 한다.

 

 

총선이 끝나면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날까? 안 만날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만나지 않았던 이재명 대표를 총선이 끝났다고 새삼스럽게 만날 리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동안 이재명 대표를 제1야당 대표가 아니라 피의자나 피고인으로 취급했다.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른 사람이 민주당 대표로 선출되면 윤석열 대통령이 만날까? 만나지 않을 것이다. 다른 핑계를 찾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재명 대표뿐만 아니라 야당 자체가 싫은 것이다. 혼자 다 하고 싶은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이 지금과 같은 태도를 고집하는 한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이기기 어려울 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할까? 국민의힘에서 그래도 정치를 오래 한 사람들이 올바른 진단과 처방을 내놓고 있다.

 

“일주일에 두번 세번 재판받으러 가는 사람이 민주당 대표다.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면 감옥 가야 할 사람이 조국혁신당 대표다. 야당 대표들이 그런데도 국민은 그거 다 알고 계시면서 그래도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이 더 밉다고 생각한다. 그게 본질이다.”

“근본 원인은 두 가지다. 첫째, 지난 2년 동안 경제와 민생에서 실패했다. 둘째, 윤석열 정부는 공정이라는 가치를 내세워 정권을 잡았다. 그런데 공정하지 못한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에게 무릎을 꿇어야 한다. 오만과 독선으로 불통의 모습을 보인 것, 정치를 파당적으로 한 것, 인사를 배타적으로 한 것, 국정과제에 혼란을 초래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것을 사과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의 전면적 쇄신을 국민 앞에 선언해야 한다. 인사부터 쇄신해야 한다. 작금의 민심 이반에 책임이 있는 대통령실과 내각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조해진 의원)

 

두 사람의 진단과 처방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이 석고대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할까? 하면 기회가 열린다.

그래도 안 할 것 같다. 사람이 본성을 바꾸기는 어렵다.

 

 

 

성한용  정치부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