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측근) 관련

‘명품백’, 외국인 선물이라 대통령 조사 안했다는 권익위

道雨 2024. 6. 13. 08:57

‘명품백’, 외국인 선물이라 대통령 조사 안했다는 권익위

 

 

 

정승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이 12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에 대해, 지난 10일 ‘위반사항 없음’으로 무혐의 종결 처분한 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추가 설명에 나선 것이다.

정 부위원장은 “김영란법에 따라 절차를 진행했다”며, 시종일관 아무런 흠결이 없는 것처럼 말했다.

국민을 우습게 아는 궤변이고, 상식 이하의 발언이다.

 

흔히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금지법에는 ‘공직자의 배우자가 수수 금지 금품을 받았을 경우, 해당 공직자는 그 사실을 인지하는 즉시 서면으로 신고하라’고 규정돼 있다(제9조).

이뿐만 아니라 그 금품은 제공자에게 지체 없이 반환하도록 하거나 거부 의사를 밝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해당 공직자는 3년 이하의 징역,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김 여사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의 인지·신고 여부가 중요한 이유다.

만약 윤 대통령이 명품백 수수 사실을 알고도 즉시 신고하거나 반환하도록 하지 않았다면 법 위반 문제가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에 대해서는 김 여사와 별도로 반드시 조사가 필요하다.

 

한데, 정 부위원장은 김 여사나 윤 대통령에 대해 조사를 했느냐는 물음에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김영란법에 정해진 절차대로 조사를 했다는 말만 반복했다. 제대로 된 조사를 했으리라는 기대가 없다.

 

정 부위원장은 이 대목에서 문제의 명품백이 대통령 직무와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대통령기록물’이라는 해괴한 논리를 폈다.

원래 김영란법은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이 뚜렷하지 않은 공직자의 금품 수수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만든 법률이다. 그런데 왜 형법 등에 있는 직무관련성을 끌어들이는가.

김 여사에 대해서는 “공직자의 배우자에 대한 제재 조항이 없다”며, 김영란법을 핑계로 면죄부를 주더니, 대통령에 대해서는 그 명품백이 외국인이 선물한 대통령기록물이라며 조사 자체를 하지 않았다.

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외국인이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권익위는 그를 조사한 적도 없다. 이러고도 법대로 처분했다고 말할 수 있나.

 

권익위 조사는 의도적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대통령 부부를 봐주기 위해 6개월 넘게 시간을 끌고, 조사를 회피하고, 억지 논리를 개발한 흔적이 너무나 뚜렷하다.

 

권익위 처분 뒤, 이원석 검찰총장은 “검찰 차원에서 수사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결론이 권익위와 같을지 다를지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 2024. 6. 13  한겨레 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