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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백지신탁 규정 알면서 고위 공직은 왜 맡았나

주식 백지신탁 규정 알면서 고위 공직은 왜 맡았나 박성근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배우자의 수십억원대 회사 주식을 백지신탁하라는 정부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도 배우자 주식 처분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낸 상태다. 공적 직무와 사적 이익의 이해충돌을 막도록 한 공직자윤리법을, 고위 공직자들이 소송을 통한 ‘시간 끌기’로 무력화시키고 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고위 공직자가 3천만원을 초과한 주식을 보유한 경우, 임명일로부터 두달 안에 팔거나 금융기관에 백지신탁해 처분하도록 하고 있다.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해충돌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한 장치다. 박 실장의 배우자는 중견 건설사인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의 장녀이자 이 회사 사내이사다. 올해 3월 고위 공직자 정..

검사 정권의 통치전략, 엄벌주의

검사 정권의 통치전략, 엄벌주의 “허세의 대가는 감옥에 가는 일이 될 것.”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말이다. 그는 최근 급증하는 살인예고와 관련해, 게시물 작성자를 예외 없이 기소해 “초장에 강력하게 잡”겠다고 했다. 강력한 대응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다수지만, 차분히 생각해보자. 허세에 감옥이 맞는가? 모방 범죄가 퍼질 때, 교육 등 대응 수단은 다양할 수 있다. 형벌의 최후 수단성은 언제나 문명국가의 중요한 원칙이어야 한다. 문제 되는 허세를 부리는 사람 절반이 미성년자라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 관심받고 싶어 살인예고 게시물을 올리는 청소년들이 성장기에 감옥에 갇히는 경험을 하고 전과자가 되면, ‘진짜’ 범죄자가 될 수도 있다. 범죄학의 낙인이론, 학습이론을 통해 검증된 이야기다. 하지만 대한민국 법무부..

시사, 상식 2023.09.06

10년이 아니라 30년쯤 후퇴했다

10년이 아니라 30년쯤 후퇴했다 뿔뿔이 흩어져 있을 때는 느껴지지 않는 특정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정체성이 같이 모여 있으면 매우 강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예를 들어, 간호사들은 전공을 선택할 때부터 환자 곁에서 살아가겠다고 결단한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있으면 선한 의지의 ‘아우라’ 같은 것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같은 내용의 강의를 해도 매우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직 대통령 중 한분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시민단체가 있다. 가끔 행사에 초대받아 가 보면 이마에 ‘착한 사람’이라고 써 붙인 것 같은 인상의 사람들이 여럿 모여 있다. 단체 사무실이 있는 건물의 분위기는 마치 공립도서관처럼 고즈넉하고 나도 모르게 행동거지가 조심스러워진다. 문재인 정부 말기 ..

시사, 상식 2023.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