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보자

[스크랩] 버스기사의 힘

道雨 2007. 6. 23. 03:05

 

야간수업을 마치구요. 집에 가는 길이였음다.

집이 광안리에 있는 지라 집에 가서 또 라면 먹어야 하는 고민과 함께

집으로 가는 51번 버스를 탔읍죠.

 

야간 5교시까지 하면 얼마나 배고픈 지 모를 겁니다.

배 고파서. 차야, 어서 가라. 하면서 먹을 라면 종류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뒤에 오던, 아마 134번 용당으로 가는 버스일 껍니다.

 

앞지르기를 시도하다가 우리의 51번 운전기사 아저씨와 경쟁이 돼서 드디어 싸움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신호등 앞에서 두 버스가 마주치게 되었는데. 51번 버스 아저씨와 134번 아저씨가 동시에 문을 열고 피튀기는 말싸움에 돌입했습니다.

결국은 우리의 51번 아저씨가 열이 받을대로 받아 134번 버스로 올라가 또 싸움이 시작 됐죠.

정말 흥미 진진 했습니다.

 

우리는 속으로 아저씨 이겨욧!! 아저씨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라고 응원 했는데. 젠장~

134번 기사아저씨가 신호등 바뀌자마자 우리의 51번 아저씨를 실은 채 떠나버린 겁니다. 휭~

 

그 순간 51번 버스에 있는 사람들은… 멍해졌습니다.

 

기사 없는 51번 버스 안에 찬바람이 휭하고 불었던 것이었습니다.

우쒸~. 기사 아저씨 언제 오나? 기다리고 있는데 100m 전방 유엔묘지 커브 도는 데서 열심히

뛰어오는 51번 기사 아저씨를 보았더랬습니다.

엄청 불쌍해 보이더군요. 얼굴 벌개가지고 들어 와서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고선 운전을 계속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저씨가 불쌍했어요. 정말루... 땀 삐질 삐질~ 불쌍한 아저씨! 51번 버스는 패배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부텁니다.

2분 뒤, 뒤에서 경찰차가 쫓아오는 것이었습니다. 우렁찬 경찰차의 스피커로.

 

"51번! 갓길로 차 대세욧! 갓길로 대욧!"

 

신경질적인 경찰의 목소리.

경찰의 지시에 순순히 따르는 51번 아저씨. 우리는 이렇게 생각 했습니다.

 

134번 한테 깨지고.이제는 경찰한테까지 깨지는구나.

그런데 올라 온 경찰의 한마디. 걸작이었습니다.

"빨리 차키 주세요!!"

그렇습니다. 우리의 51번 아저씨는 134번 버스 차키를 들고 뛰어온 것이었습니다.

 

오도 가도 못하고 있는 134번. 차안 승객은 또 한번 뒤집어졌고.

51번 아저씨의 능력을 보고야 말았던 것입니다.


 

출처 : 추억의 시간들
글쓴이 : buco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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