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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최고의 감성연극, '그 남자 그 여자'를 보고

道雨 2009. 3. 9. 12:50

 

 

 

 

                 이 시대 최고의 감성연극, '그 남자 그 여자'를 보고

 

 

 

 

 

 

 

 

 

 

 

이삼십년 전으로 돌아가 볼까?

아니다.

나는 이러한 경험이 없으니, 요즘 자식들 세대의 세계로 들어가 본다는 것이 맞을게다.

 

일요일 오후, 지하철 경성대 부경대 역 인근에 있는 소극장으로 연극을 보러 갔다. 극장 이름은 이름도 귀여운 '초콜릿 팩토리', 연극 제목은 이 시대 최고의 감성연극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으며, 익히 널리 알려져 있는 '그 남자 그 여자' 였다.

프리뷰 공연(개막 초기의 공연)인데, 문화메신저 카페를 통해 지난 주에 예매를 해둔 터였다.

최익환 동기생 부부와 우리 부부 등, 4명이 함께 한 자리였는데, 약 150여 명의 관객 중에 역시나 우리 네 사람이 가장 연장자처럼 보였다. 

 

 

 

 

 

젊은이들 틈에 끼어 있는 우리 모습이 약간 계면쩍은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이미 그러한 것을 예상하고 마음먹고 찾은 곳이라, 용감하게 넷이 나란히 앉아 관람했다. 

 

 

'그 남자 그 여자'는 사내 커플과 캠퍼스 커플 등, 두 쌍의 젊은 연인들 이야기 이다. 사랑이 시작되는 계기로부터 전개 과정, 오해와 망설임으로 빚어지는 갈등상황, 그리고 다시 상대방을 이해하면서 행복한 결말을 갖게 된다는 충실한 스토리를 갖고 있다. 

 

소극장 연극공연으로는 비교적 긴 시간 동안(약 1시간 50분 쯤 소요된 듯 하다), 공연 내내 관객들에게 웃음과 눈물, 기쁨과 안타까움을 전해준다. 

 

 

 

 

연극이 시작되기 전에 안내와 소개를 위해 나온 연기자는, 1인 다역을 능숙히 소화하면서 공연 전체에 걸쳐 소금과 같은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웨이타 역할 시의 이름인 '케빈'만 생각나지만...  

 

닭살멘트 대결도 인상적이고, 군대에서 첫 휴가를 받을 때 애인과 함께 하는 복명 복창은 군대 생활을 오래한 우리들에게는 익숙한 장면들이어서 친근감이 들었다. 

 

 

 

 

작년에 용천지랄 소극장에서 '서툰사람들'을 봤을 때, 공연이 끝난 후, 출연 배우들이 흥겨운 음악에 맞춰 개인기를 잠시 보여주고, 관객들이 나가는 길목에 서서 일일이 악수를 해주었으며, 사랑과 혁명 소극장에서 '그 남자 보이첵'을 봤을 때는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과 기념촬영을 해주어서 매우 좋았다. 

 

오늘 공연이 프리뷰공연이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관객과의 이러한 접촉이 없어서 아쉬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지나친 내 욕심이고 나만의 느낌일까?

소극장에서는 공연이 끝난 후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서 관객과 더욱 가깝게 되고, 차후 공연에 대한 호응도 더욱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극 내용 중에 인상적인 대사가 두 가지 생각난다.

그리움과 사랑은 한 걸음 차이 뿐이라고. 지금 바로 내가 먼저 다가서지 않으면 영원토록 그리움으로만 남아있을 지 모른다고. 

사랑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러니 잡을 수 있을 때 붙잡으라고...

 

지금 연애 중인 커플 들에게는 절실하게 느껴질 말이라 생각되고, 결혼한지 27년째인 우리 부부의 일상생활에서도 얼마든지 비슷하게 적용될 수 있는 말일 것이다.

 

 

연극 관람을 마치고,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국밥과 수육을 먹으며, 일상사 사는 얘기와 우리 모임 얘기를 나눈 것도, 우리네 삶에 활력소가 된 듯 하다.

 

 

 

 

 

 

 

 

 

 

 

* 집에 돌아오는 길에 본, 경성대 부경대 지하철 역 승강장에 게시된 글인데, 마음에 와 닿는 것이 있어 사진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