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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너무 놀라지 마라

道雨 2009. 5. 2. 11:16

      너무 놀라지 마라``````

 

  동그란 풍선처럼 원만하고 눌러졌다가도 제자리로 되돌아오는 탄력을 지닌 때도 있던 가정이 있었다. 창경원에 김밥과 사이다를 점심으로 준비해서 소풍을 갔던 아련한 기억``````

 

  이제는 찌그러진 콩알처럼 원상회복이 어려운,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기에는 너무 손상된 그런 가정이 있다. 김밥을 준비하던 어머니는 아버지의 노름빚을 돈 대신 몸으로 갚아주면서 집을 나갔고```  아버지는 가족의 구성원들에게 좋은 기운을 나눠주는 구심점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한 채 늙지도 않은 나이에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만다.

  무명 영화감독이라는 형.

그 형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비굴한 상황이든 간에 모두 이용하는 파렴치한이 되어가고 있었다. 부인에게 노래방 도우미로 취직시켜줬다는 대사가 나온다. 그만큼 여자가 그런 직업을 가졌을 때 타락이라는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는 점을 모르지 않았을 텐데도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점에 부인을 쉽게 노출 시켜버린 것이다.

  결과는 부인은 돈을 벌면서 자신의 인생을 놓아버리기에 이른다.

술에 자신을 맡기고 나중에는 손님들에게 자신을 맡겨 버리고``````

문득 이러한 자신을 되돌아보는 순간, 진실을 보는 순간, 그녀는 부끄러운 자신을 죽음으로 끝내버린다.

   어머니가 집을 나가고 나서 자폐아가 되어 집안에만 있는 막내의 회상 속에서 찌그러진 가족에게도 행복했던  순간들이 한줄기 빛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김밥과 사이다, 창경원과 봄소풍``````

 

  삶에 대한 희망과 기쁨과 평안을 생산해낼 기능을 상실해버린 가정.

지치고 고단한 마음이 위로받고 다시 재충전할 수 있는 위로를 준비할 수 없는 가정.

 

  아버지와 며느리, 막내아들은 이러한 가정에 대한, 가족에 대한 희망을 반딧불을 볼 수 있기를 바라듯이 소망하면서 자신들을 지상으로부터 소멸시켜 버렸다.

그리고 우리에게 메시지를 던져준다. 자신들처럼 살지 말라고``````

그리고 부디 빠른 속도로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도 가정의 가치를 잊지말라고```

그래야 사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출처 : 해운대 부실이
글쓴이 : 부실이 원글보기
메모 : 위의 글은 저의 집사람이 부산문화회관에서 저와 함께 연극을 보고난 후에 쓴 감상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