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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책 읽어 주는 남자(영화)

道雨 2009. 5. 2. 11:11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별에서

아름다운 로맨틱이 있기 위해서는 처절한 고통의 시간을 통과해야 함을

'책 읽어주는 남자'는 다시금 확인케 한다.

 

 

15세 소년 마이클이 사랑한 30대의 여인 한나.

2차세계대전이 벌어지고 있던 독일의 한 도시에서 그들은 사랑인줄 알거나 혹은 유희로 여기면서 사랑찬가를 불렀다.

 

 

짧은 사랑의 날들이 있은 뒤 한나는 새로운 일을 찾아서 떠났다.

전직은 전철의 역무원이었는데 나치 친위대의 직원이 된 것이다.

이유는 단 하나.

한나는 글을 읽을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성실하게 근무한 성적이 현장근무에서 사무실 근무로 사실상 승진 발령이었는데 한나 입장에서는 다른 직장을 구할 수밖에 없었다.

 

  세월이 흘러``````

법대생이 된 마이클은 전쟁범을 재판하는 법원에서 한나를 본다.

수용소에 갇힌 유태인들의 감시원이었던 한나는 전범이 되어서 재판정에 서게 되었는데 한나는 여러 감시원들 중에서 가장 죄가 무거웠다.

그 이유는 감시원들의 책임자였다는 죄목이다.

법정에서 한나는 다른 감시원들을 지목하면서 다 같이 상의해서 결정하고 행동했다고 했고 증인의 말도 그러했다. 그러면 친필을 확인하게 사인을 하라고 법정에서 요구하자 한나는 망설이다가 자신의 책임이라고 받아들인다. 한나는 글을 쓸 수도 없고 읽을 수도 없다는 사실이 그렇게 죽을 만큼 챙피했던 것이다.

 

  마이클은 자신을 지도해주던 교수에게 한나가 글을 읽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밝히자 "해야 될 말을 하지 않아서 평생 무거운 짐으로 지고 살아갈 건가?"라는 질책을 듣지만 한나의 증인이 되어 진실을  밝혀 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외면한다. 한나를 사랑했다는 사실도 또한 밝혀야 한다는 사실이 두려웠던 것이다.

 

  그뒤로 마이클의 삶에서  한나는 계속 함께 살아가는 그런 공생이 이뤄진다.

무기징역을 살게 된 한나에게 마이클은 책을 읽고 녹음해서 보내준다.

이런 가운데 한나는 글을 익히고 마이클에게 편지를 보내기에 이른다.

 

20년을 감옥에서 보낸 한나는 이제 60이 넘은 할머니가 되었다.

그리고 가석방. 헌데 갈 곳이 없고 찾아갈 사람이 없었다.

한나는 자살을 택한다.

 

책을 읽어주는 나이든 남자 마이클.

첫사랑인 한나는 사랑이면서 또한 자신의 인생의 걸림돌이기도 했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의 바닥짐인 한나를 나름대로 견뎌냈다.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인 고통을 외면하지 않았던 남자 마이클.

그는 나를 눈물나게 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한나가 좋아했던 책 읽어 주는 일을 묵묵히 견뎌내던 마이클이``````

 

사랑은 고통 속에서 승화되었다.

마이클이 한나에게 책 읽어 주는 일을 통해서 자신의 바닥짐을 견뎌내고, 쓸모있는 인생으로 자신을 완성했다면,

한나는 마이클이 읽어서 녹음해 보내 주는 책을 들으면서 평생의 수치로 여겼던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마이클의 진심까지도 깨우쳤다.

 

 

'책 읽어 주는 남자' 영화를 보고 나서는데

영화 '잉글리쉬 페이션트'가 떠오른다. 사랑의 또 다른 모습을 보게 한 영화.

그리고 중년의 마이클을 연기한 랄프 파인즈가 주인공이었다. 가슴 먹먹하게 본 기억과 멋있는 남자 주인공``````

 사랑은 해피엔딩이 아니더라도 사랑이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음을 '잉글리쉬 페이션트'에서도 보여준다.

 

한나의 죽음은 또 다른 죽음 하나를 기억 속에서 불러낸다.

'쇼생크 탈출'에서 였던가.

무기징역수가 한나처럼 늙어서 모범수로 가석방되어 나오지만 많이 변해버린 세상에 적응해서 사는 게 힘들어 자살을 택한다.

 

  50년을 지구별 한 귀퉁이에서 머물다 보니 이제 조금은 보이고 들린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가?를````

나에게는 나의 바닥짐이 있고, 견뎌야 할 일상들이 있다.

마이클과 한나가 자신의 인생의 길 위에서 이룩한 일들은 일상의 축적이었다.

누구에게 말해도 그냥 그런 일상의 나열``````

그런데 한방울 한방울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위를 뚫었다고 했다.

마이클이, 한나가 일상을 물방울 삼아서 자신의 장애의 바위를 뚫어버렸다.

 

그들은 자신의 삶에서 자신들 나름대로 잘 살았던 삶이었다!

그래서 그들의 아름다운 선택의 순간마다, 고통이 물방울이 되는 순간마다

나는 눈물을 흘렸다. 나에게는 그 순간이 또다른 물방울이 고여드는 시간이 되었으리라. 바위를 뚫을 힘을 가진 물방울이 만들어지는 시간````

 

눈물 ``````  

출처 : 해운대 부실이
글쓴이 : 부실이 원글보기
메모 : 위의 글은 동백섬걷기대회를 마치고, 저와 함께 영화를 보고난 후에 저의 집사람이 쓴 감상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