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염전, 그 체험 삶의 현장에서

道雨 2009. 8. 20. 13:57

 

 

 

                          염전, 그 체험 삶의 현장에서

 

 

천일염이 인기 급상승이다.

 

천일염이 정제염에 비해 건강에 좋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천일염에는 바닷물에 포함된 각종 미네랄 성분이 그대로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 법률의 개정으로 천일염이 광물에서 식품으로 바뀌게 되었으며, 이에 공식적으로 천일염을 식품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천일염의 수요가 크게 늘 것 같다는 생각이다.

 

 

지난 일요일(2009. 8. 15) 오후, 염전 체험을 다녀왔다.

장인 어른의 생신 때문에 처가 식구들이 모였는데, 처가 쪽에 집사람의 친척 동생(나에게는 처남 뻘) 되는 사람 중에 염전을 경영하는 사람이 있었다. 김동선이라고 하는데, 작년에 KBS TV의 인간극장에서 5부작으로 소개(2008년 9월 방송)되었던 사람이기도 하다.

이런 저런 얘기 끝에 아이들을 데리고 염전 체험을 해보기로 하였다.

 

처가(전북 고창군 심원면)에서 차로 5분 정도 걸리는 가까운 곳에 처남이 운영하는 염전이 있었다.

그런데 염전의 바로 옆에는 골프장이 있어서 뭔가 낯설게 여겨지는 느낌이 들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염전과 바다 사이에 골프장이 조성된 것이었다. 골프장이 염전보다 약간 높게 조성되어 있어서 염전에서는 바다가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처남이 운영하는 염전은 물론, 인접한 골프장 까지 포함하는 땅의 소유주는 따로 있다고 하며, 매년 사용 계약을 맺는다고 한다.

 

처남이 운영하는 염전은 70평 단위로 블럭이 만들어져 있는데, 이를 약 40 개 정도 사용한다고 한다. 바닥은 맨땅이 아니고 타일로 붙여져 있었다. 신안이 우리나라의 천일염 주생산지인데, 그곳은 바닥을 비닐로 한다고 한다.

 

염전 체험하는 우리 일행이 모두 8명(중고생 조카들 4명 포함)이었는데, 8개 블럭에서 몇 시간 동안 작업을 하여 소금을 거두어들였다.  

 

소금 결정이 드문드문 보이는 곳에서 가래질을 하니 소금 결정이 더욱 많이 생긴다. 아마 포화상태의 농도라 충격을 받으니 결정화가 더욱 촉진되는 모양이다.

자동차의 윈도브러쉬처럼 생긴 대형 가래를 사용하여 물과 소금을 가운데로 모으니 소금이 작은 산처럼 쌓인다. 소금이 결정화되면서 산처럼 쌓이니 재미가 있다.

이렇게 쌓인 소금을 외발 수레에 담아 소금창고로 옮기는 것인데, 우리는 소금을 모아 수레에 담기만 하고, 수레를 옮기는 것은 힘이나 기술적으로 자신이 없어 모두 처남이 하였다.

 

70평 짜리 한 블럭에서 만들어진 소금이 약 세 수레 정도씩 되었는데, 이틀 분을 함께 해서 많이 나온 것이라고 한다.  매일 작업할 경우에는 한 수레에서 약간 더 나온다고 한다.

 

이렇게 약 40개의 블럭을 돌아가면서 몇 개씩 매일 소금을 거두어 들여야 하는 것이니, 하루라도 제대로 쉬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처음으로 염전을 눈앞에서 보고, 맨발로 밞고, 직접 소금을 채취하는 체험을 재미로 하였지만, 그 무거운 소금을 매일 거두어들이는 작업을 하려면 보통 힘든 일이 아닐 것이다. 또한 일이 힘든 것도 있지만, 만들어진 소금을 제 값을 받고 판매해야 되는데, 이 또한 아직 요원한 일인 듯 싶다.

 

처남은 인간극장에 소개된 덕분에다가, 인터넷 판매까지 하는 등으로, 판매에 그다지 어려움을 겪고 있지는 않지만, 노동의 강도나 소금의 품질에 비해 가격면에서는 아직 흡족치가 못한 상태라고 하며, 다른 사람들은 판매 자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날 있었던 소금(천일염)을 만드는 염전의 체험은 정말 즐거운 추억이면서 소중한 체험 삶의 현장이 되었다. 내 생애에 있어 처음으로 겪어본 염전 체험은, 노동의 고귀함과 아울러 노동(생산)의 즐거움까지 느끼게 해준  정말 값진 경험이 되었다.

 

이러한 체험이 삶의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 처남이 운영하는 염전에는 이 일대에서 유일한 수차(물을 염전으로 올리는 물레바퀴 모양의 기구)가 있다.

요즘에는 양수기로 바닷물을 염전에 올리지만, 예전에는 이러한 수차를 사용했다. 사람이 수차에 올라서서 몸무게로 수차를 돌리면서 물을 올리는 것이다.

처남의 염전에 이러한 수차가 하나 남아 있는데, 옛날의 모습을 떠올려주기 위함이라고하며, 실제 사용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내 바로 밑의 손아래 처남이 이 수차를 돌려보려 하다가 손잡이 작대기를 부러뜨리고, 정강이에 찰과상을 입었다.

그 후 내가 수차를 돌려보려 올라가다가 미끄러져 나도 정강이에 찰과상을 입었다. 아이들은 함부로 올라가면 위험하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 처가의 인근에는 갯벌 체험장이 여럿 있다.  그러나 염전도 이에 못지 않게 소중하고 훌륭한 체험장이 될 수 있는데,  아직 체험장이 되지 못하고 있다. 체험장이 되기 위해서는 편의시설(샤워장, 휴게실, 화장실 등)이 갖추어져야 하는데, 그 땅의 소유주(삼양)가 허락해주질 않아 건물을 지을 수 없다고 한다.

 

 

**** 우리가 염전 체험을 하는 동안, 처가의 큰집 손위 처남은 낚시로 망둥어를 30여 마리나 잡아왔다. 저녁에 집에 와서 손질을 해서 회무침으로 비벼먹으니 그 맛이 일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