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모음

弔詩 (장연구)

道雨 2012. 1. 13. 16:50

 

 

 

                                            弔詩

 

                                                                                        - 오 봉 렬 -

 

 

장연구, 그가 갔다.

위장에 암종이 생겨 힘겹게 병마와 싸우더니,

끝내 떨쳐 일어나지 못하고 마침내 그가 갔다.

 

늘 우리와 함께 했던 그가 갔다.

함께 족구 하고,

함께 테니스도 치고,

함께 고스톱도 치고,

함께 술을 나누고,

함께 울고 웃었던 그가 질곡의 삶을 버리고 떠났다.

 

회자정리(會者定離)라고,

언제고 헤어질 것이 분명하지만

그래도 너무 이른 것이 안타깝다.

큰 딸 겨우 결혼시키고, 막내 자식 이제 갓 대학에 입학했는데, ...

 

오늘, 그가 하늘로 돌아갔다.

우리끼리 정해둔 순서도 지키지 않고, 그가 먼저 돌아갔다.

아름다운 소풍을 끝내고, 이슬이 되고 구름이 되었다.

 

친구여, 잘 가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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