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당뇨에 아스피린 복용, 심혈관질환 예방 안돼

道雨 2012. 12. 25. 10:25

 

 

 

 

 당뇨에 아스피린 복용, 심혈관질환 예방 안돼

 

 

저용량 아스피린 처방받은 집단
되레 심혈관질환 위험 40% 상승

심장 및 혈관질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당뇨 환자들에게 권장되는 아스피린 복용이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박병주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바탕으로 2006~2007년 당뇨를 진단받은 40~99살 환자 전체를 ‘저용량 아스피린 처방군’과 ‘비처방군’으로 나눠 2009년 12월까지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의 발생 빈도를 비교한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연구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 200㎎ 미만의 저용량 아스피린을 처방받은 집단은 심장 및 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견줘 40%가량 높아졌다.

질환별로는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히거나 좁아지는 질환 발생 위험은 74%, 뇌 조직에 혈액을 공급하는 뇌혈관이 막히는 뇌졸중 위험은 14% 높아졌다.

결론적으로 당뇨 환자가 저용량 아스피린을 먹지 않으면, 이를 먹는 사람들에 견줘 심장 및 혈관질환 위험을 약 17.5%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한편 아스피린의 부작용으로 잘 알려진 위장 및 장관계 출혈 위험은 아스피린 처방군에서 14% 더 높았다.

 

그동안 저용량 아스피린을 먹으면 심장 및 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많았지만, 최근 2~3년 동안 당뇨 환자에게는 이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국외에서 여러 건 발표됐다.

이에 따라 미국은 2010년 고혈압, 고지혈증, 가족 가운데 심장 및 혈관질환에 걸린 사람이 있는 경우 등 당뇨 외에 추가 위험요인을 가진 50살 이상 남성이나 60살 이상 여성에게만 권장하는 쪽으로 지침을 바꿨다. 하지만 유럽은 애초 아스피린 처방을 권장하지 않는다.

 

박 교수는 논문에서 “이번 연구에서 미처 확인하지 못한 생활습관이나 가족의 질환 여부 등 다른 위험요인이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는 연구를 거쳐 당뇨 환자에 대한 아스피린 권고 지침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