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사망률 높고, 암 위험성 커지고...효능 커녕 사람 잡는 건강기능식품

道雨 2013. 7. 17. 11:22

 

 

 

     임상 근거 부족한 건강기능식품 효능

 

사망률 높고, 암 위험성 커지고...효능 커녕 사람 잡는 건강기능식품

 

 

 

비타민·칼슘·오메가3 등 ‘위험경고’ 연구 수두룩

 

명승권 건강강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2년 9월 발표한 바를 보면, 국내 의약품 생산 실적은 15조5968억이고,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2011년 12월 보고한 바를 보면, 국내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 규모는 3조6000억원으로 추정돼 의약품 규모 대비 23%나 된다.

 

이 건기식 가운데 가장 많이 생산되고 팔리고 있는 제품은 홍삼류로 전체의 50%를 넘고, 비타민, 알로에, 오메가3 지방산, 프로바이오틱스, 인삼, 글루코사민, 칼슘 등이 많이 생산되고 있다.

 

그런데 건기식이 과연 건강에 도움이 될까?

홍삼류는 일부 실험실 및 동물실험 연구 결과는 있으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시험 결과가 극히 부족하기 때문에 논외로 하고, 나머지에 대해 의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얘기해 본다.

 

우선 비타민은 최근 수십년 동안 사람을 대상으로 관찰한 수백 편의 연구 결과를 종합한 결과, 각종 천연 비타민 및 항산화제가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는 사람은 그러지 않는 경우에 견줘 암이나 심장 및 혈관질환의 발생이 20~30% 이상 적은 것으로 결론을 맺고 있다.

 

하지만 합성 비타민 및 항산화보충제의 경우 총 47편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종합한 결과, 먹지 않는 사람보다 오히려 사망률이 5% 높다는 논문이 2007년 2월에 <미국의학협회지>에 실렸다.

2010년에는 22편의 임상시험을 종합해 분석한 결과, 항산화보충제 복용은 암 예방에 효과가 없으며, 오히려 방광암의 위험성을 52% 높였다는 연구 결과가 <종양학연보>에 나왔다.

지난 1월에는 50편의 임상시험을 종합해 분석한 결과 비타민 및 항산화보충제는 심장 및 혈관질환 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연구가 <영국의학저널>에 실렸다.

 

일부 유명 의대 교수 등이 고농도의 비타민 시(C)를 먹으면 건강에 이롭다고 주장하나, 이는 일부 실험실 및 동물실험 연구에 기초한 가설에 지나지 않으니 아직 권장할 수 없다.

 

오메가3 지방산 보충제의 경우 14편의 임상시험을 종합한 결과, 심장 및 혈관질환에 효능이 없음이 2012년 4월 <미국의학협회지-내과>에 실렸다.

 

글루코사민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 37편의 임상시험에 대해 종합분석한 결과, 제약회사로부터 연구비를 받지 않거나 질적 수준이 높은 연구를 종합했을 때 통증 감소 등의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다. 결국 2012년 3월부터 건강보험 급여 목록에서 빠졌다.

 

끝으로 칼슘보충제의 경우 골절 예방을 위해 쓰이고 있으나, 7편의 임상시험을 종합한 결과, 오히려 심근경색 위험성이 27% 높아졌다는 결과가 2010년 <영국의학저널>에 실렸다.

 

또 지난 2월 미국 질병예방서비스위원회에서는 골절 예방을 위해 칼슘과 비타민 디(D) 보충제를 먹는 것은 권고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이에 비타민제 등 건기식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임상적인 근거가 부족하며, 오히려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권장할 수 없다.

 

식약처 등 국민의 보건과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는 최근에 나온 건기식의 효능에 대한 연구 결과를 고찰하고, 이에 대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혀야 한다.

특히 이의 시판허가를 의약품에 준하는 엄격한 기준으로 관리하는 등, 건기식에 관한 법률 역시 전면적인 재검토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국립암센터 암정보교육과장 (의학박사ㆍ가정의학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