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항생제 때문에 장염 걸릴 수도

道雨 2013. 4. 23. 15:46

 

 

 

          항생제 때문에 장염 걸릴 수도

 

좋은 세균까지 죽여…설사땐 의심

 

세균성 질병을 치료할 때 광범위하게 처방되는 항생제가 오히려 장내 유익균을 죽여 장염을 발생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항생제를 사용할 때 좀더 신중해야 함을 알려주는 연구 결과다.

 

김유선 서울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전국 17개 대학병원과 대한장연구학회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간 공동으로 대규모 다기관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항생제가 원인인 ‘항생제 연관 장염’(CDI) 환자가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항생제 연관 장염은 2004년에 입원 환자 1만명당 17.2명이던 것이 2005년 20명, 2006년 21명, 2007년 24명, 2008년 27.4명 등으로 5년 사이에 1.6배에 이를 만큼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역학조사엔 서울백병원을 비롯해 서울대병원, 삼성의료원, 연세의료원 등 전국의 주요 대학병원이 대거 참여했다.

 

조사팀이 2008년 항생제 연관 장염 환자 1,367명을 분석한 결과, 무려 92%가 항생제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종류에 상관없이 거의 모든 항생제가 장염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도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는 항생제 세팔로스포린제와 퀴놀론에 의한 장염이 가장 많았다.

항생제를 쓰고 나서 평균 4~6일 뒤에 항생제 연관 장염이 발병했고, 대표적인 증상인 설사가 3~10일간 지속됐으며, 복통·발열·백혈구 증가·저알부민혈증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했다.

 

김 교수는 “항생제가 장내의 유익한 세균까지 광범위하게 파괴해 감염을 유발한다. 항생제 사용 뒤 설사와 같은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항생제 투여를 중단하고, 항생제 연관 장염 발병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장기 입원 환자, 악성 종양 환자, 최근에 수술받은 환자, 위장관 수술 환자와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 환자들의 경우 주의 깊게 증상을 살펴야 한다”며 “특히 65살 이상의 고령 환자는 항생제 연관 감염이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선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