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관련

아이들이 죽어가는데 머리 손질이라니…

道雨 2016. 12. 8. 10:33




아이들이 죽어가는데 머리 손질이라니…





사람이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세월호가 침몰한 2014년 4월16일, 300여 생명이 죽어가던 그 시간에 박근혜 대통령은 한가하게도 머리를 손질하고 있었다. 1분1초를 다투는 금쪽같은 시간에 그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책무가 있는 대통령의 행동이 결코 아니다.


<한겨레> 취재 결과, 박 대통령은 참사 당일 오후 승객 구조 대책을 마련하는 대신, 외부의 단골 미용사를 불러 ‘올림머리’를 하느라 상당 시간을 그저 흘려보냈다.

그날 점심 무렵 서울 강남의 전속 미용사를 전화로 부르고, 미용사는 1시간 가까이 걸려 청와대로 왔다고 한다.

청와대 경호실은 미용사가 오후 3시22분 청와대에 들어와 75분 뒤인 4시37분 나갔다고 밝혔다. 준비 시간이 있었더라도 1시간 가까이 머리 손질을 한 셈이다.

대통령은 서두르라는 재촉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민방위복에 맞춰 일부러 부스스한 모양으로 머리를 연출했다니 더 가증스럽다.


기가 막힐 일이다. 세월호는 오전 10시30분 침몰했고, 김장수 당시 국가안보실장은 11시23분께 315명이 가라앉은 배 안에 갇혀 있다고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그런 보고를 받고도 대통령은 아무렇지 않게 미용사를 불렀고, 오후 5시15분 중대본을 찾기까지 머리 손질 말고는 한 일이 없다. 구조대책 대신 치장만 고심했던 꼴이다.

이런 이가 대통령이었다니 새삼 경악하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맨발로라도 뛰쳐나가는 게 인지상정인 그 순간에 머리 손질부터 떠올린 비인간성은 더욱 절망스럽다.


청와대는 이제 ‘세월호 7시간’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머리 손질을 한 나머지 시간에 대통령이 무엇을 했는지 일정과 행적을 낱낱이 공개하는 게 우선이다.

참사 당일 오후 3시 넘어서야 머리 손질을 했다는데, 그 시간 이전까지 대통령이 어떤 상태였는지도 아리송하다. 머리를 손질하지 않고선 외부에 나서지 않는 박 대통령이, 아무런 일정이 없던 그날 점심 무렵에야 출근을 위해 미용사를 불렀다면, 적어도 오전 내내 대통령이 흐트러진 무방비 상태였을 수 있다. 그날 혹은 그 전날부터 대통령에게 대체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청와대는 미용사 출입 사실이 밝혀지기 직전까지 국회 국정감사에서 “당일 외부에서 들어온 인원은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

위증은 법에 따라 엄하게 처벌해야 마땅하다. 청와대는 이제 그런 뻔한 거짓말과 변명을 멈춰야 한다.



[ 2016. 12. 8  한겨레 사설 ]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because/773690.html?_fr=mt0#csidx8dbfde8537a55ba97fee077a4b7145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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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조청문회]"朴미용사, 세월호 당일 3시22분~4시47분 靑방문"



김기춘 "미용하는 사람 드나드는 줄 정말 몰랐다"



최교일 새누리당 의원은 7일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머리손질을 했던 미용사의 청와대 방문 시각과 관련, "저희 의원실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15시22분에 (청와대에) 왔다가 16시47분에 갔다'는 기록이 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조특위' 2차 청문회에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 논란을 질의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실장은 그러나 "저희 수석비서관도 그런 것을 아는 분은 드물 것"이라고 자신은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최 의원은 "세월호 당일 오후 3시께 미용원 원장이 (청와대에) 다녀갔다고 밝혀졌다"며 "증인은 알았을 것이다. 당시에는 몰랐어도 그 뒤에 세월호 7시간이 그렇게 문제가 됐는데…"라고 질타했다.

김 전 실장은 그러나 "국회에서 이제 와서 밝혀지는 건 저도 언론보도를 보고 알았다"며 "그 당시에 무슨 미용하는 사람이 드나들고 이건 정말 몰랐다. 경호실에선 아는지 몰라도 저희 비서실에선 그 출입처에 대해 체크하거나 그런 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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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세월호 가라앉을때 ‘올림머리’ 하느라 90분 날렸다

 




정오께 강남 유명 미용사 정씨 불러 머리손질
해경 선체진입도 못한 시점에 골든타임 허비
남은 5시간30분 의문 여전…청 “20여분 걸려”


무엇을 하고 왔을까. 정말 ‘7시간’ 동안 피부미용 시술 받았을까?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16일 오후 5시 반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해 전남 진도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침몰 사고와 관련한 상황 보고를 듣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무엇을 하고 왔을까. 정말 ‘7시간’ 동안 피부미용 시술 받았을까?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16일 오후 5시 반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해 전남 진도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침몰 사고와 관련한 상황 보고를 듣고 있다. 청와대 제공



세월호가 가라앉던 2014년 4월16일 박근혜 대통령은 승객 구조 대책을 마련하는 대신, 강남의 유명 미용사를 청와대로 불러 ‘올림머리’를 하는 데 90분 이상을 허비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의문의 7시간 가운데 1시간30분은 밝혀진 셈이나, 나머지 5시간30분 동안은 무엇을 했는지 여전히 의문이다.
 

<한겨레>가 청와대와 미용업계의 관계자를 복수로 만나 들은 얘기를 종합하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ㅌ미용실을 운영하는 정아무개(55) 원장은,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2014년 4월16일 낮 12시께, 청와대로부터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해야 하니 급히 들어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이날 오후에는 예약 손님이 많았으나 예정에 없던 청와대 호출로 인해 미용실 직원들은 오후 예약을 모두 취소해야 했다.
정 원장은 승용차로 한 시간쯤 걸려 청와대 관저에 들어간 뒤 박 대통령 특유의 ‘올림머리’를 했다. 올림머리는 어머니 고 육영수씨를 연상시키는 머리 형태로, 수십개의 머리핀이 들어가며 위쪽으로 올려붙여 둥근 모양을 만드는 것으로, 화장까지 포함해 한 시간 반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을 아는 한 관계자는 “이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머리를 손질하는 데 90분가량이 걸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이미 국가안보실로부터 오전 11시23분 ‘315명의 미구조 인원들이 실종 또는 선체 잔류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를 전화로 받았음에도 별다른 주문을 하지 않았고, 정 원장은 평소와 다름없이 머리를 손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골든타임’ 와중에 최소 90분을 허비한 것이다.
특히 정씨가 청와대에 들어가 올림머리를 만들기 위해 대기하기 시작한 오후 1시께는 해경이 세월호에 갇힌 315명을 구조하기 위해 수중수색 작업에 착수한 시각과 일치한다. 해경은 오후 내내 선체 진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박 대통령은 오후 3시가 돼서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방문 ‘준비’를 지시했고, 5시가 넘어서야 중대본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박 대통령은 이경옥 안전행정부 2차관에게 “다 그렇게 구명조끼를 학생들은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라고 물었다.

<한겨레>는 정 원장에게 좀더 자세한 정황을 듣기 위해 지난 5일 동안 10여차례 만났다. <한겨레>가 파악하고 있는 4월16일 상황을 설명하며 확인을 요청하자, 정 원장은 짧게 “네”라고 답했다. 정 원장은 특검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을 수사하면 설명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말했다.

정 원장을 호출하기 전인 오전 시간에 박 대통령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는 여전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미용시술을 했다는 등의 온갖 추측이 있으나, 정 원장은 “말할 수 없다”고만 답했다. 하지만 머리를 손질하지 않고는 공개적인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박 대통령의 관례에 비춰볼 때, 낮 12시에 정 원장을 청와대로 불러들였다는 건, 최소한 오전에는 세월호 대책을 세우기 위한 청와대 내부 회의조차 할 뜻이 없거나, 그럴 상황이 아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정 원장은 대통령의 머리 손질과 메이크업을 위해 출입증을 발급받은 계약직 2명 중 한 명”이라며 “(2014년) 4월16일 출입기록에 따르면, 이들은 오후 3시20분경부터 약 1시간가량 청와대에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당사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머리 손질에 소요된 시간은 20여분”이라고 해명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773544.html?_fr=mt2#csidx84111cf347999ae99e450b8b1defc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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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 미용사 최순실 자매가 소개

 



정씨, 2005년부터 박근혜 헤어담당
최순실·순득 자매도 20여년 단골
대통령 취임뒤 청와대 수시로 불려가
유학파로 30여 지점 둔 유명 미용사


헤어디자이너 정아무개씨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의 한 미용실. 세월호 참사 당일 정씨가 청와대에 들어가 박근혜 대통령의 올림머리를 해줬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 헤어디자이너 정아무개씨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의 한 미용실. 세월호 참사 당일 정씨가 청와대에 들어가 박근혜 대통령의 올림머리를 해줬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대통령으로서뿐만 아니라 자연인으로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삶은 전적으로 최순실씨한테 의지해왔다.
세월호 침몰 당시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한 미용사 또한 최씨의 오랜 단골이었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 해도 미국산 시리얼에서부터 김치, 옷, 액세서리, 가방, 주사제, 병원 등 일상 전반에 걸쳐 최씨 일가의 도움을 받아왔다.

강남의 유명 미용사인 정아무개씨가 박 대통령의 머리를 맡기 시작한 건 2005년께다.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대표를 지내던 때였다. 정씨는 당시 박 대통령의 서울 삼성동 사저를 드나들며 머리를 손봤다. 박근혜 대통령이 된 이후 정씨도 자연스럽게 청와대 관저를 드나들었다. 10년이 넘는 관계다.

정씨는 대통령의 외부 일정이 있을 때면 수시로 청와대에 들어갔다. 박 대통령의 올림머리는 손질하기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인 고 육영수씨의 머리를 모방한 머리스타일은 수십 개의 실핀을 꽂아 모양을 내야 한다. 이 때문에 청와대 안팎에선 오래전부터 대통령이 머리하는 데만 ‘2시간’이 걸린다는 말이 나돌았다.
보통 때 정씨는 아침 회의 전 일찍 청와대에 들어가 대통령의 머리를 만지곤 했다. 청와대에서 긴급 호출이 오면 잡혀 있던 다른 손님의 예약은 취소된다.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평소 머리를 할 때 책을 읽거나 서류를 본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과 정씨를 잇는 고리는 최순실씨였다. 최순실씨와 언니인 최순득씨는 오래전부터 정 원장 가게의 단골손님이었다. 이 때문에 20여년 단골인 최씨 자매가 박 대통령에게 정씨를 소개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 밑에서 일했던 한 미용사는 “최씨 자매는 2000년 이전부터 우리 가게의 단골이었다. 원장님이 커트(머리 자르기)를 하면, 우리가 머리를 파마하거나 손질했다. 손님과 정치 및 종교 얘기는 하지 않는 걸 원칙으로 삼았기 때문에 특별히 주고받은 얘기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씨는 영국 유학파로 국내 최고 미용사 가운데 하나다. 전국에 30여개 지점을 두고, 청담동에서 직접 머리 손질을 한다. 정씨는 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는데, 정씨의 남편이 그 대표로 있다. 정씨 남편인 김아무개씨는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 인천 지역의 예비후보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류이근 하어영 기자 ryuyigeun@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773563.html#csidx66781946fdcbfb595270c1596e5f63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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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 “315명 배에 갇혀있다” 보고 받고도 미용사 불러

 


세월호 침몰 당일 ‘시간대별 재구성’

오전 10시 김장수 실장 세월호 첫 보고
10시30분 해경청장에 “구조 최선” 지시
11시23분 김장수 “315명 갇혀” 재보고
12시 박 대통령 머리손질 미용사 호출
오후 1~3시 올림머리 하느라 1시간여 걸려
3시 중대본 방문 준비 지시
5시15분 중대본 방문 엉뚱 질문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지만 지금까지 행적이 드러난 바는 없었다.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조차 그날 박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알 수 없다”로 일관했다. 문고리 3인방 중 핵심인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또한 “박 대통령이 관저에 있었다”는 말을 제외하면 침묵했다.

강남 청담동 미용실 원장인 정아무개씨는 그 ‘7시간’ 중 1시간30분 동안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것이 확인된 ‘유일한’ 사람이다.
5시간30분은 여전히 의혹으로 남아 있지만, ‘올림머리’는 그 시간으로 들어갈 수 있는 열쇠다. 90분의 머리 손질은 나머지 330분을 해석하고 추론할 가능성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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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23분: 김장수 “315명 갇혀”

박 대통령의 4월16일 오전 시간은 여전히 장막에 가려 있다. 알려진 바로는 2014년 3월부터 2014년 6월까지 해외순방 일정을 제외하고 매주 수요일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당일 일정 또한 비운 상태였다.
문제는 세월호 참사에도 불구하고, 관저를 벗어나 청와대 집무실로 가거나 청와대 밖으로 나가는 공식 일정을 오전 내내 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전 10시 세월호 침몰과 관련한 첫 보고를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받은 것을 시작으로, 수차례 보고가 있었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은 외부 접촉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오전 10시 반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에게 “해경 특공대를 투입해서라도 인원 구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직접 지시를 내렸다지만, 이 또한 지시를 직접 한 것인지조차 논란의 여지가 남아 있다.

박 대통령의 이런 상황인식은 올림머리를 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것으로도 유추할 수 있다. 박 대통령에게 올림머리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어머니 고 육영수씨를 떠올리는 듯한 모양을 박 대통령은 늘 고집해왔다. 최근 10여년 동안 박 대통령이 올림머리를 하지 않고 공식석상에 등장한 것은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다음날인 4월17일 하루뿐이라고 알려졌을 정도다.
그런데도 미용사 정씨를 호출한 시간이 12시라는 건 오전 내내 박 대통령이 ‘무방비 상태’였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박 대통령이 그 시각 그렇게 경계를 풀고 있었던 것을 놓고는, 미용시술부터 늦잠에 이르기까지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답해야 할 부분이다.


12시: 박 대통령 미용사 호출

‘올림머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업무를 시작했다는 신호이다. 하지만 절박함이나 긴급성은 찾아보기 힘들다. 박 대통령의 머리 손질을 위해 청와대가 미용사 정씨에게 연락한 것은 정오가 다 돼서다.
박 대통령은 11시23분께 김장수 실장으로부터 “미구조된 인원들은 실종 또는 선체 잔류 가능성이 많다”는 유선보고를 받은 상황이었다. 보고에는 315명이 구조를 받지 못하고 배 안에 갇혀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그럼에도 굳이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미용사 정씨를 청와대로 불러 올림머리 손질을 받으려고 했다는 것 자체가 박 대통령의 위기의식 수준을 보여준다.
정씨가 청담동 미용실에서 종로구에 위치한 청와대까지 이동하는 시간만 40분 내외다. 정씨는 청와대로부터 연락을 받고, 미용실을 통해 자신에게 예약된 업무를 취소한 뒤 필요한 물품을 챙겨 청와대로 향했다. 최소한 한 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말하자면 박 대통령은 300여명의 구조가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한 시간 반짜리 올림머리를 위해 강남의 10년 단골 미용사가 필요했던 것이다.

올림머리를 만드는 데 들었던 90분 동안에도 박 대통령의 납득하기 어려운 태도는 계속됐다. 정씨는 별다른 지시가 없자, 평소와 다름없이 올림머리를 완성해갔다. ‘서두르라’거나 ‘간단하게 하라’는 재촉이 없었던 것이다. 단지 박 대통령이 입을 민방위복에 맞춰 머리 형태를 조금 변형했을 뿐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오전 11시께의 전원 구조를 알린 오보 때문에 혼란을 겪었다고 설명했지만, 이는 청와대 보고보다 언론보도를 믿었다는 어불성설에 다름아니다.


■ 흘러간 골든타임 90분

박 대통령이 올림머리를 한 오후, 이른바 골든타임이 흘러가고 있었다. 이는 해경이 선체에 남아 있는 생존자들을 찾기 위해 수중수색 작업에 나선 때이기도 하다. 하지만 해경은 오후 내내 선체 진입도 하지 못한 채 구조 실패를 거듭했다.
재난·구조 전문가들은 국가재난의 상황에서 일상적인 초동대처를 할 수 있는 인원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군·경의 합동작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결국 합동작전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실제로 세월호 선체에 접근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설치된 것은 해경이 아닌 해군(SSU) 대원에 의해서였다.



이 와중에 박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 ‘준비’를 지시한 시각은 오후 3시였다. 방문이 아닌 방문 ‘준비’를 지시한 것으로 미루어, 3시까지도 박 대통령은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올림머리를 완성한 상태로 5시15분이 돼서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했다. 중대본 방문 뒤 에어포켓 등 생존자 수색과 관련한 요구는 계속됐지만 대통령의 지시는 이뤄지지 않았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773571.html#csidxe3613a582abbc5083f95421c9996b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