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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157만원으로 살 수 있나".. 경제장관들, 최저임금 비판에 '일갈'

道雨 2018. 1. 11. 16:53




"한달 157만원으로 살 수 있나".. 경제장관들, 최저임금 비판에 '일갈'





김동연 부총리 주재 경제관계장관회의 '최저임금' 토론
김부겸 "압구정아파트, 4500원 감당 싫어 경비원 해고"
"소득 3만불 시대, 최저임금 인상 소득주도 성장 선순환"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저임금 인상 정책과 일자리 안정자금에 대한 토론을 제안, 장관들이 발언을 잇고 있다. 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동연 부총리,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뉴시스 제공
         



“강남에 평당 시가가 6000만원 넘는 아파트 주민들이 최저임금 안 준다고 100여명의 경비원 아저씨들을 해고했다. 한 가구당 4500원 더 부담하면 되는데 감당 안 한다고 했다. 이렇게 공동체가 계속 갈 수 있겠는가.” (김부겸 행정안정부 장관)
        

경제부처 장관들이 한자리에 모여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11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올해 첫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장관들은 최저임금 인상의 정당성과 정부의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효과와 관련한 입장을 적극 피력해 눈길을 끌었다.



◇ “최저임금 인상 비판하는 사람들, 월 157만원으로 살 수 있나”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오늘 아침 일부 언론에서 어제 대통령 기자회견 관련 최저임금 문제를 포퓰리즘이라고 폄하했다”면서 “하루 8시간 열심히 일한 사람이 157만원 가져가는 것인데, 국민소득 3만불 나라에서 157만원 돈을 받아서 최소 살림을 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렵게 최저임금이 결정되는 과정에서, 정부 안과 소위 기업대표 안 사이의 토론 끝에는 시급 300~400원 차이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도 김부겸 장관의 발언에 공감을 표시했다. 김영주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한 달에 157만원 가지고 대한민국에서 살수 있는지 역지사지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부자인 압구정동 모 아파트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경비원 해고한다고 하는데, 그 아파트는 2014년에도 해고하려고 하다가 다시 채용하기도 했다”면서 “아파트 관리업, 편의점 등을 집중 계도하고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김부겸 장관이 절박한 말을 했다. 시급 7530원이라고 해도 월 150만~160만원”이라며 “가계소득의 70% 정도가 소비로 이어지는데, 소득주도 성장의 기본이 소비로 이뤄져서 시장 자극하고 생산, 성장하는 선순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이 아닌 잘 정착되는 사례들도 속속 발굴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현미 장관은 “지난해 비싼 아파트에서 일어난 것을 가지고 부작용을 말하는데, 인천 서구 등 일부 아파트처럼 최저임금을 인상했다고 해고하는 게 아닌, 급여 인상을 자율적으로 해내는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 “부처경제팀 한 목소리로 최저임금 안착 힘써달라”

경제장관들은 각자 부처에서 맡고 있는 업종의 특성과 애로사항을 이야기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농업계의 46%가 최저임금 대상인데, 5인 미만 사업자가 대부분”이라며 “앞으로 농민들과 대화하면서 필요하면 농식품부도 간접적 지원대책 마련하겠다. 정부가 적극적인 자세로 자신있게 나갔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저임금을 받는 여성근로자 수는 158만명 정도로 전체 여성근로자의 4분의 1로 추정된다”면서 “최저임금이 제대로 해결되면 남녀 임금격차 해소와 여성들의 재취업 유인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종학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은 “최저임금 영향을 받는 근로자 78%가 30인 미만 고용돼 있어, 수혜는 중소기업 근로자에게 집중된다”면서 “임금인상을 해주고 싶었지만 형편이 어려웠던 사장님들은, 정부의 도움을 받아서 임금을 인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복지분야 종사자들의 임금이 최저수준에 가깝기 때문에, 최저임금이 오르면 절반 정도가 혜택을 받는다”면서 “특히 지역아동센터, 가정보육사, 어린이집, 노인부양하는 분들의 생활이 나아져 각종 서비스들이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토론을 주재한 김동연 부총리는 마무리 발언에서 “장관들이 섹터별로 말씀이 있었는데 특별한 이견은 없었고, 최저임금의 안착, 일자리 안정자금과 간접지원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는 의사와 다짐을 표시했다”면서 “한 목소리 한 팀이 돼서 최저임금 안착을 위해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이진철 (che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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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압구정현대 경비원해고, 최저임금 무관 불법해고로 보여"




장하성 단장으로 TF, 경비원 해고 아닌 모범사례 방문 검토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2일 오전 청와대 세종실에서 열리는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장하성(왼쪽) 정책실장과 박상기 법무부장관이 대화하고 있다. 2018.01.02. amin2@newsis.com



청와대가 최저임금 인상 부담으로 경비원을 해고했다고 알려진 서울 압구정 현대아파트 관련 "최저임금 때문이 아닌 불법해고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12일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고용노동부 소관 업무이지, 청와대 최저임금 TF가 방문할 대상은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용부나 지방노동청 등 소관부처에서 압구정 현대아파트 경비원 해고에 대한 조사도 가능할 전망이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 때문에 경비원들을 해고, 외주용역회사에 맡긴뒤 재고용할 것으로 알려져 파장을 낳았다. 이에 청소원이나 아파트 경비원은 최저임금 인상이 취약계층의 고용 위기로 이어지는 대표적 사례로 여겨졌다.


그러나 청와대 한 관계자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사례는 최저임금 TF가 현장방문을 가진 어제(11일) 이전부터 최저임금 때문이 아닌 다른 사안이라는 분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파트 경비원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을 수용하고 고용을 보장하는 등 모범사례 현장을 방문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한편 청와대는 장하성 정책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최저임금 TF를 꾸려 첫 전체회의, 첫 현장방문을 11일 진행했다. 장 실장 등은 청소노동자 고용문제가 논란이 된 고려대를 찾아 학교측과 노동자 양측을 각각 만났다. 용역업체 소속인 청소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으나, 향후 단시간 노동자(아르바이트)로 대체될 상황에 놓이면서 논란이 불거졌던 바 있다. 고려대는 장 실장 모교이자 교수로 오랜기간 강의했던 학교다.


장 실장은 노동자들의 의견을 청취한 후 "도깨비 방망이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말 뿐이 아니라 진심을 다해 노력하겠다"며 "학교측과 충분히 상의해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학교 당국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후 "대학이 최소한의 사회적 가치를 지키는 곳이 됐으면 좋겠다"며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가는 방법을 찾는 데 대학이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장 실장은 "가장 열악한 처지에 있는 청소노동자들의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한 고용안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학교 측이 대책을 마련해 달라"며 "청소노동자들을 아르바이트로 대체하는 것이 고착화될까 우려된다. 나쁜 일자리가 새로운 고용 프레임으로 확산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TF에는 △장하성 정책실장(단장) △반장식 일자리수석 △홍장표 경제수석 △김수현 사회수석 △김현철 경제보좌관 △문미옥 과학기술보좌관이 포함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TF는 당분간 매일 회의를 열어 최저임금 상황을 논의하고, 부처와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며 "장 실장 등 TF 관련 인사들은 최저임금 인상 등을 이유로 불거지고 있는 다양한 문제의 현장들을 직접 방문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작업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휘 ,최경민 기자 sunnykim@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