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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더가 만든 보수단체, 후원금 이용희 대표 계좌로 ‘수상한 이체’. ‘아스팔트 극우’ 집회

道雨 2018. 10. 26. 10:13




에스더가 만든 보수단체, 후원금 이용희 대표 계좌로 ‘수상한 이체’




[가짜뉴스의 뿌리를 찾아서] 에스더 비리 의혹

‘참교육어머니전국모임’ 계좌 입수
‘학생인권조례’ 비판 신문광고 내며
등록청에 신고 없이 후원금 모아
이용희 에스더 대표에게 5천여만원 송금
이용희 “카드로 선결제 뒤 받은 것” 해명
기부금품법 위반, 횡령 의혹


에스더기도운동본부가 보수단체 명의로 2012년 1월4일치 <조선일보>에 낸 의견광고. 전 에스더 활동가 ㄱ씨 제공
에스더기도운동본부가 보수단체 명의로 2012년 1월4일치 <조선일보>에 낸 의견광고. 전 에스더 활동가 ㄱ씨 제공


“이명박 대통령님, (중략) 초등학생 동성애자 만들고, 어린 학생 임신·출산 조장하는 나라 망치는 학생인권조례안을 꼭 폐지시켜 주세요.”(2012년 1월4일치 <조선일보>에 실린 의견광고)

‘가짜뉴스 진원지’로 지목된 에스더기도운동(에스더)이 유령단체를 내세워 이런 신문광고를 내고 후원금을 불법적으로 모아 이 중 수천만원을 이 단체 이용희 대표의 개인 계좌 등으로 입금한 사실이 드러났다.

25일 <한겨레>가 에스더의 유령단체 ‘참교육어머니전국모임’ 계좌 입출금 명세를 입수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등과 함께 분석한 결과, 이 계좌에 입금된 총 1억5천여만원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5300여만원이 이용희 대표 명의 통장으로 이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계좌는 에스더가 2011년 10월12일 개설한 것이며 2012년 1월 <조선일보> 등 4개 일간지에 동시다발로 실린 광고에도 이 계좌가 후원 계좌로 적혀 있다. 계좌 명의는 에스더 전직 간사 ㄱ씨로 돼 있지만, 관리는 이 대표와 에스더 회계팀이 했다고 ㄱ씨는 밝혔다. 에스더는 2010년 무렵부터 여러 유령단체 명의로 학생인권조례 반대(반동성애),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사퇴 요구 등을 담은 신문광고를 수차례 냈다.

계좌가 개설된 직후 적게는 만원부터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우파 시민’의 후원이 잇따랐다. 소액을 후원한 시민 가운데는 ‘힘내세요’ 등의 지지 뜻을 적어 입금한 사례도 있었다. 개설 2주 만에 모금된 520여만원이 이 대표 명의 통장으로 이체됐고, 2012년 1월에는 11차례에 걸쳐 약 4200만원이 이 대표 통장으로 옮겨졌다. 이렇게 총 15차례에 걸쳐 이 대표 계좌로 5300여만원이 이체됐다. 이 대표가 아닌 제3의 인물 계좌로 이체된 금액도 약 4200만원에 이른다.

이 계좌에 입금된 총액은 2014년까지 약 1억5천만원, 후원 내역은 300건이 넘는다. 이 가운데 5천만원가량이 광고대행사로 입금된 것으로 보아 신문광고료로 사용한 금액은 모금액의 약 3분의 1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뭉칫돈이 입금되면 그날 정확히 같은 금액을 이 대표 명의 계좌 등으로 이체한 사례도 여러 차례 발견됐다. 예를 들어 1월27일 ‘학생인권조례X’라는 입금명으로 2500만원이 들어오자 같은 날 여러 은행의 이 대표 명의 계좌로 나눠 6차례에 걸쳐 같은 금액을 이체했다. 2012년 2월2일에는 ‘학생인권조례X’가 3천만원을 입금하고, 당일 같은 금액을 신문광고 대행업체로 지급하기도 했다. ‘학생인권조례X’가 입금한 총액은 9450여만원에 이른다. 특히 이 입금자는 1월25일 1100만원, 26일 600만원에 이어, 27일 하루에만 세차례에 걸쳐 2500만원을 입금하는 등 이상한 행태를 보였다. 누군가 이 계좌에 거액을 지원했다는 의심을 살 만한 대목이다.


에스더의 모금 행위는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 1천만원 이상의 기부금을 모으려면 기부금의 모집, 사용 계획 등을 등록청에 신고하도록 돼 있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행정안전부 확인 결과, ‘참교육어머니전국모임’은 기부금품 모집 등록을 하지 않고서 후원금을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이 대표와 에스더 쪽은 “이 대표 개인 카드로 신문광고료를 선지급하고 후원금으로 이를 보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해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경율 회계사는 “선지급 뒤 보전받았단 해명이 타당하려면 최소한의 필요조건으로 통장에 잔액이 없어야 한다. 하지만 이 통장에는 잔액이 충분했다. 후원금 통장에 있는 돈으로 광고비를 결제해야 하는데 굳이 개인 카드로 결제한 뒤 나중에 보전받았다는 건 회계적으로 납득이 안 가는 해명”이라고 말했다.
김 회계사는 “불법자금이나 자금세탁이 의심되는 전형적인 혐의 거래로 금융정보원이 조사를 해야 하는 금융거래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횡령 혐의도 의심된다. 김광민 변호사는 “후원금을 대표 개인 계좌로 입금한 것 자체로 횡령을 의심할 수 있다. 대표가 돈을 목적에 맞게 쓰고 나중에 이를 후원 계좌에서 보전받은 것이라 해도 회계 처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좌 대여를 금지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소지도 있다. 에스더 전직 간사 ㄱ씨는 “계좌 개설도 이용희 대표 지시로 했다. 계좌는 개설 뒤 내가 아닌 에스더 회계팀이 운영해 입출금 내역을 전혀 몰랐다”고 했다.


박준용 김완 기자 juneyong@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67482.html?_fr=st1#csidxd564d3e782d5dd8aaaa3b16ab0d8e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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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더, 보수단체 수십개 차려 ‘아스팔트 극우’ 집회 나섰다

 




[가짜뉴스의 뿌리를 찾아서] 에스더 비리 의혹

대학생통일연대·희망서울 등
기존 시민단체와 유사한 이름으로
간사 1명이 여러 곳 대표 맡기도

2012 총선·학생인권조례 반대 등
정치 주요 국면마다 집회 나서


에스더는 여러 보수단체 명의로 집회에 나섰다. 이들은 2011년 8월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국면에서 진보진영이 벌인 투표 거부 운동을 처벌하지 않는다며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가 항의했다. 전직 에스더 활동가 ㄱ씨 제공
에스더는 여러 보수단체 명의로 집회에 나섰다. 이들은 2011년 8월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국면에서 진보진영이 벌인 투표 거부 운동을 처벌하지 않는다며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가 항의했다. 전직 에스더 활동가 ㄱ씨 제공


‘가짜뉴스 공장’ 에스더기도운동(에스더)이 보수단체 20여개를 만들어 2012년 총선 등 주요 정치적 시기에 ‘아스팔트 극우’ 활동에 주력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에스더가 작성한 내부 자료와 관계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에스더는 2010~2012년 보수단체 20여개를 집중적으로 만들었다. 바른말사용하기국민연대, 기독신학생유권자연맹, 서울시민의꿈, 나라사랑학부모회, 대학생통일연대, 동성애입법반대국민연합, 참희망서울시민연합, 참교육어머니전국모임, 희망서울2012 등이다.
에스더가 작성한 2011년 ‘책임간사 회의록’을 보면, 이들 단체 가운데 5개의 사무실 주소가 에스더 본부 건물로 표기돼 있다.

에스더 전직 간사 ㄱ씨는 “이용희 대표의 지시로 간사들이 기존 시민단체 이름과 비슷하게 보수단체를 만들었다. 그래서 에스더 간사 한명이 여러 단체의 대표가 됐다. 집회를 열거나 성명을 낼 때 참여 인원 규모를 과장해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집회와 성명도 모두 이 대표가 지시했다”고 말했다.

에스더는 종교적 정체성을 숨긴 채 이 단체들을 앞세워 주요 정치적 이슈마다 ‘아스팔트 극우’ 진영 내에서 세를 과시했던 것으로 보인다. 2011년 8월에는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해 진보진영이 벌인 투표 거부 운동을 비판하는 활동에 앞장섰다.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은 “개표 가능 투표율(33.3%)이 달성되지 않으면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친 상황이었다.

이들 단체는 ‘성적지향 차별금지’ 조항이 들어간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반대하는 신문광고와 집회도 주도했다. 2011년 12월 서울시 종로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열린 ‘학생인권조례 반대 범국민연대’라는 이름의 기자회견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조례 제정에 반대하는 이유로 내세운 것은 “학생인권조례 제정이 초등학생 동성애자 만든다”는 주장이었다.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나선 곽노현 당시 서울시교육감도 이들 단체의 주요 표적이 됐다. 2012년 3월 교육감직 ‘후보 매수’ 혐의로 재판을 받던 곽 전 교육감의 항소심 공판 때 보수단체 이름을 앞세워 처벌을 촉구한 시위의 뒤에도 에스더가 만든 단체들이 있었다.

에스더는 2012년 3월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후보 매수’ 혐의로 항소심 재판을 받을 때 법원 앞에서 그의 처벌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전직 에스더 활동가 ㄱ씨 제공
에스더는 2012년 3월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후보 매수’ 혐의로 항소심 재판을 받을 때 법원 앞에서 그의 처벌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전직 에스더 활동가 ㄱ씨 제공


2012년 4월 총선 국면에서 이들은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로 서울 노원구에 출마한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진행자 김용민씨 반대 운동에 앞장서는 등 부지런히 움직였다. 총선을 이틀 앞둔 4월9일에는 김씨의 선거사무소 앞에서 반대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에스더 내부 자료인 기자회견 계획표를 보면, 연설자로 나선 보수단체 대표 6명은 모두 에스더 주요 인사였다.

이 대표는 에스더가 여러 보수단체를 만들어 활동한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문제가 될 만한 점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교단체가 나서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서 시민의 이름으로 반대하는 게 좋겠다고 한 것이다. 단체들은 에스더 스태프들이 만들었다. 그들도 소신껏 (단체를) 만들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정권 차원의 지원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정권 차원의 지원을 받은 적도 정치 활동에 나선 적도 없다”고 말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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