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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충돌’에 대하여 ② 한주호 준위의 죽음과 ‘의문의 제3의 부표’

道雨 2018. 11. 6. 12:48







천안함 ‘충돌’에 대하여 ②
한주호 준위의 죽음과 ‘의문의 제3의 부표’
신상철 | 2018-11-06 09:06:59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UDT 베테랑, 한주호 준위가 잠수 중 실신하였습니다. 긴급히 살보함으로 옮겨 산소탱크에서 처치를 하였으나 끝내 살아나지 못하였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일각에서는 한 준위의 죽음과 관련하여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도 없지 않습니다. 어떻게 평생 잠수를 전문으로 한 베테랑 UDT가 겨우 20여m 수심에서 실신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합니다.


혹자는 또 말합니다. 그가 작업한 곳은 ‘제3의 부표’ 아래 침몰한 미국 혹은 미국과 관련된 잠수함이고, 그곳에서 그는 승조원 시신과 미사일 인양을 지원하기 위해, 그 미상의 잠수함 내부 깊숙이 들어간 유일한 한국군 현역 UDT라서, 그가 그곳에서 사망한 것이 참으로 석연치 않다고 지적합니다.


이에 대해 저는 잠수 인양 전문가 분들께 상황을 설명하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물은 바, 여러 다양한 견해가 있었습니다만, 수심이 그리 깊지 않아 수압의 영향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아도, 작업 환경과 장비의 문제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견해가 다수였습니다.

특히 알파잠수 이종인 대표께서는 “그게 잠수야. 언제 어디서 어떤 위험이 닥쳐올지 모르는 곳이 물속이야.”라는 말씀을 주시더군요.


그리고 천안함 사건의 수색과 구조 업무를 지원하던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하진 분들에 대해서도 우리는 돌아다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주호 준위, 링스헬기 조종사분들, 그리고 수색지원 중 캄보디아 상선과의 충돌사고로 변을 당한 9명의 금양호 선원분들… 모두 의인이십니다. 


오늘은 ‘한주호 준위, 다른 곳에서 숨졌다’는 특종보도로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은, 2010년 4월 7일 9시 뉴스와, 그 취재를 위해 백령도에 들어가 예비역 UDT 대원들과 한 집에서 기숙하며, ‘제3의 부표’를 집중취재한 KBS의 세 젊은 기자들 이야기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1. 의문의 ‘제3부표’ - “한주호 준위 다른 곳에서 숨졌다”


2010. 4. 7 KBS 9시 뉴스에서 “한주호 준위 다른 곳에서 숨졌다”라는 특종보도가 나옵니다.





KBS는 <”다른 곳에서 숨졌다”> 제하의 단독 보도를 통해 “한 준위가 당초 군 당국이 발표한 곳과 다른 제3의 지점에서 숨졌다는 증언이 새롭게 나왔다”며, 군 당국은 한 준위가 함수 부분에서 수색작업을 하다 의식을 잃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 고 한주호 준위는 이곳 함수가 아닌 다른 곳에서 수색작업을 하다 의식을 잃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2
. KBS 사회부 기자 - 황현택, 이병도, 최영윤


이 특종을 취재한 기자는 KBS 사회부 황현택, 이병도, 최영윤 기자였습니다. 이 세 명의 기자는 한주호 준위 사망사고가 보도된 즉시 백령도로 들어가 취재에 착수합니다.

그들은 백령도에서 한주호 준위를 만난 UDT예비역 대원들로부터, 한주호 준위가 국방부 발표와는 달리, 함수가 아닌 ‘제3의 부표’가 설치된 지점에서 작업하다가 사망하였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본사에 긴급히 알립니다.


KBS 황현택, 최영윤, 이병도 세 기자는 “한 준위는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의 함수로부터 1.8Km, 함미로부터 6Km 떨어진 곳인, 함수도 함미도 아닌 제3의 부표에서 숨진 것으로 보인다”며, 함수로부터 북서쪽 해상, 용트림 바위 바로 앞 빨간색 부표가 설치된 곳을 지목합니다.





함미와 함수 침몰지점에 크레인이 배치된 것은, 함미는 4월4일, 그리고 함수는 4월5일이었습니다. 따라서 한 준위가 사망한 3월30일에는 현장에 크레인도 없었고, 오로지 빨간 부표만 띄워져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한주호 준위와 UDT 동기인 예비역 이헌규 씨는, 3월29일 다른 예비역 회원들과 함께 백령도에 들어와 한 준위 작업팀에 합류하여 함께 잠수하였으며, 당시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증언합니다. (아래는 KBS 황현택 기자가 이헌규씨와 인터뷰한 녹취록이며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되어 있습니다.)





이헌규씨의 증언에 의하면, 한 준위가 작업한 장소(제3의 부표 지점)는 3월29일 한 준위가 어군탐지기를 이용하여 그 위치를 찾았으며, 한 준위가 직접 부이를 띄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 함수와 함미는 그 하루 전인 3월28일 저녁 8시와 10시경 각각 발견되어 부이가 설치되었고, 더구나 항소심 제5차 공판(2017. 5. 18)에 증인으로 출석한 권영대 중령의 증언에 의하면, ‘어군탐지기’를 이용해 함수를 찾은 사실은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한주호 준위가 어군탐지기로 찾은 물체는 함수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변호인: 함수를 발견할 당시 ‘어군탐지기’를 사용한 사실이 있는가요?
증 인: 없습니다.

(2017. 5. 18 제5차 항소심 공판에서 권영대 증인의 증언)



공식적으로 함수, 함미를 찾아 대국민 발표한 날은 3월28일. 그런데 그 다음 날인 3월29일 한주호 준위가 어군탐지기로 찾아서 직접 부이 (제3의 부표)를 설치한 곳. 그곳은 함수도 함미도 아니며, 용트림 바위에서 빤히 내려다 보일 만큼 가까운 지점입니다.





그러면 함수도 아니고 함미도 아닌 ‘제3의 부표’가 설치된 곳에는 무엇이 가라앉아 있었으며, 그곳에서 한 준위는 무슨 작업을 하다가 사망한 것일까요?


사실 이 비밀을 푸는 것이 바로 ‘천안함 침몰사건의 핵심’이며, 우리 군이 천안함 사고 첫 이틀 동안 함수와 함미 수색도 뒤로 한 채 올인하며 매달려야만 했던, 바로 그 제3의 부표’가 설치된 곳에 가라앉은 대형구조물에서의 작업내용이 ‘천안함 침몰 사건 비밀을 푸는 열쇠’인 것입니다.


예비역 UDT 이헌규 씨는 한주호 준위가 사망하기 전 한 준위를 만났으며, 한 준위가 작업하다가 사망한 곳에 직접 들어간 몇 안 되는 증인입니다. 그리고 그는 그가 보았던 물체에 대해 소상히 증언합니다.  



3. 예비역 UDT 이헌규 씨의 법정증언


2015년 6월 22일 제38차 공판의 증인으로 출석한 이헌규 씨는, 제3의 부표 아래 대형구조물에 대해 매우 구체적인 증언을 하였습니다. 


(1) “두 팔 벌려 둥그런 햇치.. 위에서 아래로 들어갔다”


이헌규 증인은 자신이 들어갔던 수중 구조물의 입구에 대한 설명으로 “두 팔 벌려 둥그런 햇치”라고 표현하였던 것은 언론에 알려져 있던 사안이었습니다. 저는 이헌규 씨에게 그 부분에 대해 다시 확인차 “두 팔 벌려 둥그런 햇치가 맞느냐?”고 질문을 하자, 그는 “맞다”라고 확인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헌규 증인은 햇치의 생김새에 대하여, 피고인이 제시한 여러 가지 샘플 가운데, 오른쪽 ‘둥그런 해치’를 선택하였습니다.





그런데 천안함 함수는 우현으로 90도 누워 있었으므로, 그가 들어갔다면 아래 사진과 같이 좌현 햇치로 들어갔을 터인데, 천안함 좌현에는 그런 ‘두 팔 벌려 둥그런 햇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천안함 좌현 햇치들은 사람이 서서 들어갈 만큼 큰 햇치들이어서, 결국 이헌규씨가 들어간 곳은 천안함이 아니었던 셈입니다.

이헌규 씨는 도대체 어디에 들어간 것일까요? 



2010. 4. 24 인양 중인 천안함 함수. 천안함 함수의 좌현 출입구는 모두 대형 4각 햇치이다

천안함과 동급의 초계함인 영주함의 햇치.
사람이 서서 출입하기에 충분하며 180도 열려 고박되는 햇치임.



(2) “한 손으로 들어올렸고, 햇치가 완전히 제쳐지진 않았다”


이헌규 증인은 변호인의 질문에 “햇치를 한 손으로 들어올렸고, 햇치가 완전히 제쳐지진 않았다”고 증언하였습니다.

선박의 모든 햇치들은 열었을 때 안전하도록 완전히 제쳐지거나 세워져 열린 상태에서 고박(시건장치)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앞의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천안함 좌현의 햇치들은 모두 사각햇치이며, 180도 완전히 열려 고정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오른쪽 그림과 같이 잠수함의 햇치인 경우 완전히 제쳐지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완전히 제쳐진다면 햇치의 무게로 인하여 개폐가 불편하고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하부로 내려가면서 닫을 수 있도록 통상 120도 정도의 기울기에서 멈추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한 손으로 열었고, 완전히 제쳐지지 않았다”는 이헌규 씨의 증언은 그가 천안함이 아닌 다른 구조물을 말하며, 그런 햇치를 가진 가장 대표적인 구조물이 바로 ‘잠수함’입니다.


(3) “들어가 보니 소방호스가 얽혀 있었고 격실이었다.”


천안함 좌현 출입구로 진입할 수 있는 공간은 모두 선실로 진입하는 햇치 뿐이며, 이곳은 거주구획으로 진입하는 곳이므로, 함장실, 전탐실, 함교, 침실등 얼마든지 여러 구획으로 이동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이헌규 씨가 말하는 ‘격실’이라는 의미는 ‘구획된 공간’을 말하는 것으로, 이것은 천안함 선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다른 구조물인 것입니다.


(4) “45도 기울어져 있었다”


이헌규 씨가 들어가 본 구조물은 “45도 기울어져 있었다”고 증언합니다.  이것은 제3의 부표아래 가라앉아 있는 대형구조물은 천안함이 아닌 다른 함선이었다는 결정적인 증언입니다.

KBS 황현택 기자의 녹취록에서 이헌규 씨는 대형구조물에 대해 “약간 45도 정도, 오른쪽 육지쪽이었나, 기울어져 있었다”고 진술하였습니다.





그러나 천안함 함수는 ‘45도’가 아닌 ‘90도’ 우측으로 누워져 있었습니다.
45도와 90도는 착각하거나 오판할 수 있는 각도가 아닙니다. 따라서 이헌규 씨가 들어간 구조물은 천안함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한주호 준위의 군대 동기인 예비역 UDT 이헌규 씨는, 제3의 부표 위치에서 한 준위를 만났으며, 그곳에서 한 준위가 작업을 하다가 사망하였다는 사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천안함이 아닌 다른 대형 구조물이 가라앉아 있었으며, 그는 그곳을 들어갔었음을 증언한 것입니다.


신상철 (前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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