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 대체한 해외교민들... BBC 기자의 놀라운 인터뷰
[게릴라칼럼] 외국인들은 한국의 코로나19 대처에 '찬사'... 불신만 쌓고 있는 한국 언론
▲ 지난 3월 9일 코로나19 정부합동 외신브리핑에서 앤드루 새먼 기자가 질문하고 있다. | |
ⓒ KTV |
"한국인들은 면역력 증진에 좋은 김치나 마늘을 많이 먹기 때문에 면역력이 높은 것입니까? 감염률이 높지만 치명률이 낮은 이유가 궁금합니다."
어느 외국인의 트위터 댓글이 아니다. 오랜 기간 한국 특파원을 지낸 <타임스> 한국 특파원 앤드루 새먼이, 지난 3월 9일 열린 '코로나19 정부합동 외신브리핑'에서 했던 질문이다. 동시에 앤드루 새먼은 "신천지 신도들 나이가 많지 않아서냐? 추후에 치명률(case fatality rate)이 올라갈 것이라고 보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연재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내과 전문의는 "개인적 생각"을 전제로 "증상발현과 확진에 이어 입원할 때까지의 기간이 굉장히 짧았던 것"과 "중국에 비해 젊은 연령의 인구가 많고, 빠르게 환자를 발견해 치료한 것" 등을 꼽았다. 다만, "집단 요양시설에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늘어날 경우 사망률이 증가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김동현 한국역학회장 역시 "지금 시점에서 치명률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한 지표가 아니"라면서도 "우리나라 확진자의 연령분포를 보면 20~30대가 굉장히 많고, (확진자 중 95%가 관련된) 신천지 요인(factor)이라고 할 수 있다. 정확한 데이터를 산출하려면 전체가 아니라 연령군으로 비교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김 회장은 중국과 일본, 이란과 이탈리아와 달리 우리가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에 성공했다면서도 "갑자기 환자가 (밀려)오는 상황에서, 장기요양시설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상황이 없었다면, 피할 수 없는 사망 확률을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두 사람의 답변 모두 단정적 평가나 자화자찬은 피하려는 신중함이 묻어 있었다.
BBC 로라 비커 기자가 만난 완치 환자
▲ 로라 비커 기자가 쓴 | |
ⓒ BBC 캡처 |
이날 브리핑의 전체 분위기가 그랬다. 전 세계 47개 외신 기자들의 질문은 날카롭고 전방위적이었다. 반면 모두발언을 한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을 비롯해 방역 당국을 대표한 8명의 전문가들은, 침착하고 신중하게 우리의 코로나 19 대응의 현재와 성과, 향후 전망 등에 대해 답했다.
최근 외신들이 한국 방역 당국과 정부의 코로나19 대처에 호평을 쏟아내면서, 이날 브리핑 내용 또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3일 청와대가 공식 유튜브 계정에 공개한 4분여의 요약 영상은, 이틀 만인 15일(오후 1시 현재) 110만 회에 육박하는 조회 수를 기록 중이고, KTV국민방송의 생중계 영상 역시 18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방역당국이나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고 흔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종 오보까지 양산하는 일부 우리 언론에 대한 불신이 반영된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이와 관련,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3일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 방송에서 이렇게 평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서 비난하는 건 한국 신문밖에 없다고 한다. CNN, BBC 등 외신들이 객관적으로 한국의 방역 대책을 평가해주는 민족정론지라 한다."
이렇게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을 호평한 외신 기사 중, 로라 비커 BBC 한국지국장이 12일 쓴 <한국의 '코로나바이러스': '추적, 검사, 치료'가 생명을 살리는 법>(Coronavirus in South Korea: How 'trace, test and treat' may be saving lives)이란 제목의 기사는 특히 주목할 만했다.
한국의 빠르고 정확한 검사 과정과 대처 방법을 높이 평가한 이 기사에 소개된 "한국인에게는 '빨리빨리' 유전자가 존재한다"던 권계철 충남대 교수의 설명이 일부 언론을 통해 기사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 등에서 회자된 대목은 조금 달랐다. 로라 비커 기자가 우리 언론이 주목하지 않은 인물을 발굴했기 때문이다.
바로 중국 우한의 직장에서 근무하다 정부 전세기로 귀국, 격리 수용됐던 28살 남성 김아무개씨였다. 기사에 따르면, 귀국 직후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던 김씨는 경증환자(무증상)였는데, 결국 완치 판정을 받았다. 이후 김씨는 매주 혈액 검사를 받고 있다.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김씨와 같은 완치 환자들의 혈액을 기증 받아 분석 중에 있기 때문이다. 이같이 우한에서 귀국했던 완치 환자의 혈액 기증은 우리 언론에선 전혀 접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양성 판정 이후 어머니가 매일 밤 울기도 했다"는 김씨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바람을 전했다.
"경험에 의하자면, 여전히 조심해야 하고 안전은 정말 중요하지만, 바이러스 자체에 대한 두려움은 사람들이 덜 가졌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론 (증상이) 일반 감기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노년층은 더 조심할 필요가 있지만, 나처럼 건강한 젊은이들은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물론, 예방책은 정말 중요하고."
인천공항 다녀간 어느 일본인의 경험기
▲ 지난 13일 오전 주한외교단이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3층 1단계 발열체크 현장을 방문해 출입국 검역 절차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체온을 측정해보고 있다. | |
ⓒ 연합뉴스 |
"주한 외교단은 한국의 선제적인 출국 검역 및 IT 첨단기술을 활용한 효율적인 입국 검역 체계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출국 발열체크와 건강상태질문서 작성 및 자가진단앱을 통한 감염병 유입 관리 방안에 대해 다양한 문의를 했다."
13일 47개국 주한 외교사절단이 참석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입국 검역 현장 참관 행사를 마련한 외교부의 설명이다. 외교부는 오전 오후 두 차례로 나눠 진행한 이날 행사에, 15개국 주한대사가 직접 참석했다고 밝혔다. 우리의 코로나 19 대응에 대한 전 세계의 높은 관심을 엿볼 수 있는, 메르스 사태 당시 외신이 우리 정부의 '비밀스러운' 대응을 비판했던 5년 전과 확연히 달라진 풍경이었다.
이렇게 전 세계 외신이나 정치권, 전문가들이 우리의 대응을 호평하는 가운데,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로 우리 정부와 외교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만이 '나홀로 비판'에 나선 형국이다. 도쿄올림픽 강행 의지를 천명하고 있는 아베 정부는 연일 "일본이 한국보다 감염자 수가 적다"거나 "한국과 같은 코로나 위험국으로 취급하지 말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심지어 '의료 붕괴' 운운하는 주장까지 나왔다.
"한 경제 매체는 "한국이 대량으로 검사를 실시하면서 '의료 붕괴'를 초래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일본대사도 "한국의 검사 체제는 일본보다 앞서 있지만, 의료 붕괴에 가까운 상황이 초래된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재까지 검사 건수가 만 8천여 건에 그치며 내부 불안이 커지고 있는 일본 여론을 달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됩니다." (13일 JTBC <뉴스룸>, <"한국, 적극적 검사" 외신 호평…일본만 '나홀로 비난'> 중)
이와 관련, 이러한 일본 내 부정적 반응에 반하는 어느 일본인 트위터 사용자의 게시물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자신을 '한일교류센터' 관계자라 밝힌 가나야마 고헤이씨는, 12일 인천공항에 입국해 코로나19 검역을 받는 과정을 영상과 사진을 통해 자세히 소개하며 '호평'을 이어갔다.
"입국 심사는 평소대로 순조롭게 종료. WIFI를 빌려 예약해 놓은 택시에 연락해 탑승. 여기에서 무려 알코올(소독제) 선물(받음). "
특히 고헤이씨는 보건복지부의 자가진단앱에 접속, 자신의 건강 상태를 매일 신고하는 과정을 칭찬하며, 세세하게 기록하기도 했다. 고헤이씨의 인천공항 검역 영상은 조회 수 29만 회, 리트윗 6천 회를 기록 중이다.
홍콩에서 온 응원
▲ 한국의 선진적인 코로나19 검사 역량을 보도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갈무리. | |
ⓒ SCMP |
"제 주관적인 느낌에 한국보다 3~4주 정도 바이러스의 파도를 일찍 넘기고 있는 홍콩의 오늘 현재 모습으로, 서울에 계신 분들이 일상생활에 참고를 할 만한 정황을 전해 드립니다."
권오준 생태작가가 30년간 홍콩에 거주했다는 교민 친구의 글을 받아서 페이스북에 게시한 내용 중 일부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둔화되는 반면, 향후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상화와 장기화에 대비해야 하는 우리 정부와 국민들이 경청할 만한 조언이었다.
특히 홍콩에서 한국인으로서 경험한 판단이 꽤나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빠르게 공유되고 있는 이 글에서 이 홍콩 교민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밀접히 연관된 홍콩의 7가지 모습을 전했다.
"일반 대중식당들의 매출도 서서히 정상 수준을 향해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주전만 해도 매출이 1/3 이하로 떨어져서 많은 업체들이 폐업을 고려하기도 했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와중에(악수 금지), 개인 간 유동성을 다시 확보해서 사람들이 교류하기 시작, 예년의 평년 매출대비 70~80% 정도로 회복이 되었습니다."
"홍콩 사람의 90% 이상은 한국 돈으로 장당 500원 이하의 세 겹 부직포로 만든 의료용 마스크를 사용하고 있고, 현재는 마스크 부족은 완전히 해소가 되었습니다. 왜 한국에서는 장당 1500원 이상 하는 KF-94, KF-80 같은 게 주력 아이템이 되어, 공급부족, 유통곤란으로 고통을 받는지...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지난주에 만 18세 이상 홍콩 영주권자에게 홍콩 달러 $10,000불을 (한국 돈으로 150만원 정도) 차별 없이 지원하기로 의결을 하고 7월 이후 집행 예정입니다. 금융위기 때는 6천불을 지원했었고. 이번이 두번째입니다."
그는 ▲ 각급 학교는 4월 20일로 확정, 현재 온라인으로 학습지도 및 연락 ▲ 일반 회사 업무는 90% 이상 정상 복귀, 출퇴근 대중교통도 거의 정상화 ▲ 정부의 충분한 공급으로 인한 일상용품 사재기 중단 등 눈여겨 볼 만한 홍콩의 현 상황을 전했다.
끝으로 이 교민은 "현재 전 세계에서 제일 안전한 장소는 제 생각에 대만 (현재 확진자 50명), 홍콩 (134명), 마카오(10명)가 아닐까 싶고, 조만간 한국도 큰 줄기를 잡아가면서 안정적인 관리가 가능한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확신을 합니다"라는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이렇듯, 최근 코로나 19에 대한 우리 방역당국과 정부의 대처를 둘러싼 나라 밖 외국인들의 시선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유는 자명하다. 불신의 확산 말이다. 초기 코로나바이러스 자체에 궁금증이 쏠렸던 사태 초기와 '신천지'발 대규모 확산 이후 우리의 상황을 우리 언론이 제대로 전달하고 있지 않다는 불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런 불신으로 인해, 외신 기사와 함께 끊이지 않는 각국 교민들의 목소리 역시 관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관련 기사 : "외국 친구들이 그래요, 한국 정부 욕하는 사람들은 한국인 뿐이라고" http://omn.kr/1mtkf). 코로나19를 이겨낸 홍콩 교민의 조언은 물론이요, "가급적 유럽 여행을 자제해 달라"는 유럽 교민들의 목소리 역시 같은 맥락일 것이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태도를 바꿔서 한국식 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전격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이 막아야 될 나라에서 배워야 될 나라로 바뀌고 있습니다."
14일 MBC <뉴스데스크>의 클로징 멘트다.
이렇게 코로나 19 대응으로 세계적 관심과 찬사를 받고 있는 한편, 사태 장기화로 지쳐가는 '대한민국'에게, 우리 언론 대신 갖가지 나라 밖 목소리와 교민들의 응원이 희망을 주고 있는 지금이다.
***********************************************************************************************
WSJ "한국, 코로나19에 허를 찔린 나라들에 중요한 모델"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 대한 세계의 호평이 이어지는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도 16일(현지시간) "급속히 퍼져나가는 코로나19에 허가 찔린 다른 나라들에 한국이 중요한 모델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WSJ은 이날 '한국은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하게 됐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이 현재까지 미국이나 유럽보다 훨씬 많은 25만여명을 검사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서울 한 아파트의 주민 강민경(30) 씨가 퇴근길 자신의 현관문에 한국 질병관리본부가 붙여놓은 코로나19 검사 권유 안내문을 보고, 그날 밤 인근 진료소에서 무료 검사를 받은 일화를 소개했다.
해당 아파트 거주민 중 확진자가 발생했으니 48시간 내 검사를 받으라는 안내였고, 강씨는 안내에 따라 검사를 받았다. 검사는 10분 정도 소요됐고, 바로 다음날 오후 강씨는 음성판정을 받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신문은 "이러한 강씨의 경험은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공격적인 검사 정책을 펴는 한국에서 일반적이며, 한국의 확진자 규모가 8천명 언저리에서 큰 변동이 없는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고 보건 전문가들은 말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방심하고 있다가 급속히 퍼져나가는 코로나19에 허가 찔린 다른 나라들에, 200명당 1명꼴로 검사를 진행한 한국이 중요한 초기 모델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한국이 불과 1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던 지난달 4일, 이미 첫 번째 코로나19 진단 키트에 대해 승인했고, 그로부터 사흘 후 진단 키트가 진료 현장에 배분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추가로 3개의 진단 키트에 대한 승인도 열흘 내 신속하게 이뤄지면서, 그로부터 2주 후 확진자가 5천명 가까이 급증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한국이 현재 '드라이브 스루'를 포함해 전국 633개 진료소에서 하루에 2만명을 검사할 수 있고, 채취한 검체는 118개 실험실에서 1천200명의 전문가가 분석해 6시간 정도 후면 결과가 나온다고 소개했다.
WSJ은 "한국의 검사 능률은 미국과 유럽의 느린 작업과 대비된다"면서, 누구나 쉽게 검사를 받지 못하는 다른 나라의 상황은, 바이러스의 전파 규모를 가리고, 바이러스의 진행 방향을 통제하는 데 있어서도 제약을 준다고 지적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이반 말도나도 전염병학 교수는 "검사는 정말 중요하다"면서 "감염된 사람들을 초기에 격리할 수 있다면 문제를 해결하는 게 더 쉬워진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pretty@yna.co.kr
*************************************************************************************************
외신 "한국, 민주주의 강점 드러냈다" 코로나19 대응 일제히 주목
로이터, 이탈리아와 한국 상반 대응 비교
WP “시민들, 자발적 협조”…BBC “메르스 경험 바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기에 대응하는 한국의 방식에 외신이 주목했다. 기민한 추적 검사를 호평하며, 이제 막 코로나19 확산기에 진입한 다른 나라들에 좋은 참고가 될 수 있다고 보도한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12일(현지시간) 한국과 이탈리아의 대응방식을 비교하며, 한국이 공격적이고 지속적인 검사로 효율적인 방역을 전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탈리아와 한국은 지난 1월 말 첫 확진자가 나온 후, 이탈리아는 북부, 한국은 대구ㆍ 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됐다.
이탈리아는 초반 광범위한 검사를 시행했지만, 이후 유증상 의심자로 검사 대상을 좁혔다. 또 지난달 22일 북부 11개 지역을 대상으로 주민 이동제한령을 내린 데 이어, 지난 10일 이동제한령을 전국으로 확대한 바 있다. 11일에는 모든 상점에도 휴업령을 내리는 등, 전례 없이 강력한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한국은 바이러스 감염 의심자를 적극적으로 추적해, 하루 평균 1만 2,000여건의 검사를 진행했다. 환자와 의료진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량에 탑승한 채 검사를 받는 ‘드라이브 스루’ 검사시설도 전국 50여곳에 설치했다. 특정 지역을 폐쇄하는 강제적 조치보다, 전방위적인 추적 검사에 집중하면서, 감염자를 조기 발견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로이터는 한국이 이탈리아보다 누적 확진자가 적다며 “(두 사례는) 공격적인 검사가 바이러스와 싸우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의 민주주의 체제에 주목했다.
칼럼니스트 조쉬 로긴은 11일 WP의 기고에서 “민주주의는 고유한 강점을 활용한다면, (중국의 권위주의 통치보다) 공중 보건 보호에 더 적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시민사회 역시 자발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주요 행사들이 취소됐고, 교회 예배는 온라인으로 이뤄진다”며 “정부는 도시 전체를 감옥으로 변모시키지 않으면서도, 시민들에게 확진자 대다수가 나온 대구와 거리를 두라고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영국 BBC는 한국이 짧은 시간에 검사를 늘리고 전방위적 조치를 취할 수 있었던 이유로, 한국인 특유의 ‘빨리빨리 유전자’를 소개하기도 했다.
권계철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이사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인은 빨리빨리 유전자가 존재한다”며 “한국인들은 시험을 설계하고 테스트를 만들고, 전국에 걸쳐 실험실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모든 것을 17일 안에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BBC는 한국이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 때 얻은 교훈이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BBC는 “한국은 메르스로 36명이 사망한 이후, 전염병에 대한 접근을 다르게 하기 시작했다”며 “한국의 질병관리센터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특별 부서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
"한국, 코로나19와 싸움서 민주주의의 힘 보여줘" <WP>
미국·이탈리아와 대조되는 한국 코로나19 대응책에 찬사
"중국, 권위주의 체제 우월 주장하나, 수개월간 코로나19 부인·은폐·실책"
"한국 정부의 대처, 비판과 시험을 열린 자세로 대해 더 강력"
한국이 민주주의 국가가 공공보건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증거라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둘러싼 글로벌 대응책을 다룬 논평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WP는 한국의 사례를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며 "민주주의 국가들이 코로나19에 대항해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한국이 증명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 같은 진단은, 권위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진정되고 있으나, 유럽과 미국 등 자유 민주주의 국가들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는 대조적인 상황에서 나왔다.
중국은 자국 통치체계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데, 이런 상황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반면 이탈리아 정부는 현대사에서 보기 드문 전국 이동제한령을 발동해 혼란을 불렀고, 미국 정부는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저평가하고, 정치적 목적으로 확진자 수를 낮게 통제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WP는 "실제로 민주국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강점을 이용하기만 한다면, 공공의 건강을 보호하는 데 더 적합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그 실현 방식을 증명하는 한 국가가 있는데, 바로 한국"이라고 지목했다.
미국과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대응 부진이 개별 정부의 잘못일 뿐, 자유 민주주의 사회의 모델에 결함이 있는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WP는 한국이 일련의 단호한 조치를 통해 코로나19의 확산을 억제하고 있지만, 그 수단이 중국 정부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문은 "한국 정부의 조치는 대중교육, 투명성 제고, 시민사회 참여에 집중돼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는 수백만명을 강제로 가택연금하고, 소수자들에게 공장 강제노역을 시키며, 정부 조치를 비판하면 누구든 없애버리는 중국 정부의 방식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에 맞서 싸우는 한국의 가장 효과적인 무기로는, 현재 하루 1만5천건, 지난 1월 3일 이후 누적 21만건에 이를 정도로, 검사 규모를 신속하게 확대한 조치가 꼽힌다.
WP는 한국에서는 대규모 검사 때문에 확진자가 급속하게 늘었으나, 치사율은 겨우 0.71%에 불과하다고, 통계 자체도 긍정적인 시각으로 소개했다.
한국 시민사회가 코로나19 대응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는 점도, 코로나19 대응의 강점으로 평가됐다.
대규모 행사들이 취소됐다는 점, 교회들이 미사나 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했다는 점, 정부가 주요 발병도시인 대구 전체를 감옥으로 만들지 않고, 시민들의 방문 자제를 설득해냈다는 점이 그 사례로 거론됐다.
WP는 한국이 미국 등지로 출국하는 승객들에 대한 검사 수위를 공항에서 높이는 등, 코로나19를 해외로 퍼뜨리는 것을 막는 데 진력했다는 점도 높이 샀다.
신문은 "한국 정부는 다른 국가들이 한국과 계속 거래를 하고, 한국인들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신뢰감을 주길 원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사안을 왜곡하고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중국의 거듭된 행태가 아닌, 투명성과 개방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고 강조했다.
WP는 중국이 7∼8주 전에 한국처럼 노력했다면, 코로나19 사태가 지금처럼 악화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과 같은 권위주의적 접근법에는 불필요한 대규모 고통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신문은 "한국 정부의 이번 대처는 비판과 시험을 열린 자세로 대하기 때문에 더 강력하다"며 "그 덕분에 한국의 공공보건과 경제 상황은 더 빠르게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중국 체제의 우월성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다시 한번 증명됐다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의 선언에 대해, WP는 두 가지 뚜렷한 문제가 있다며 거센 비판을 쏟아부었다.
WP는 "코로나19 억제에 성공했다는 중국 정부의 자평을 받아들이려면, 일단 믿고 보는 거대한 맹신이 먼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중국의 대처를 승리로 보고 찬사를 보내려면, 지구촌 전체에 코로나19를 퍼뜨리는 데 중대 역할을 한, 중국 정부의 수개월치 부인, 은폐, 실책도 모두 눈감아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WP는 민주주의 국가들은 개인의 자유, 정부의 책임 사이에서 균형점을 잡는다며, 한국의 사례를 민주주의 가치가 국민을 취약하게 하는 게 아니라 더 강하게 하는 모델로 거듭 주목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뉴스자료, 기사 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 고맙다! 가장 피해가 큰 중국 우한시까지 우리나라에 마스크 6만장 지원 (0) | 2020.03.17 |
---|---|
전국 유·초·중·고 개학 4월6일로 2주 더 연기...어린이집도 휴원 (0) | 2020.03.17 |
외신들 "한국, 민주주의 강점 드러냈다" "한국은 코로나19 대응에 중요한 모델" (0) | 2020.03.17 |
경기도, 방역지침 위반 교회 137곳 '밀집집회 제한' 행정명령 (0) | 2020.03.17 |
한은, 기준금리 1.25%→0.75% 전격인하...0%대 금리시대 진입 (0) | 2020.0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