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진단키트 첫 수출...UAE에 5만1000개

코로나19 진단키트 첫 수출...UAE에 5만1000개

"국내 수급 영향 여부 검토...수출 가능하다 판단해 진행"
"한국, 코로나 범세계 방역전선에 기여하는 국가로 발돋움"

청와대가 국내 업체가 만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를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했다고 17일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선언 이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각국으로부터 수출 문의가 들어왔지만, 실제 수출까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UAE가 긴급하게 코로나 진단키트 구매여부를 외교채널을 통해 요청해 왔고, 외교부가 물품 생산업체를 찾아 지난 주말 진단키트 5만1000개(노블바이오사 제품)를 긴급수출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지난 12일 UAE에 도착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도 이날 비공개 브리핑에서 "UAE가 지난 7일쯤 긴급하게 코로나 진단 키트 구매 의사를 전해왔다"며 "담당 국에서 1주일 만에 업체를 찾아냈고, 수출 물량을 파악해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번 수출에서 가장 중요하게 체크했던 부분은, 국내 수요가 제대로 충족되고 있는지 여부였다"며 "생산업체로부터 잔여분이 있고 수출 가능하다는 답을 받았으며, 식약처 등에서도 국내 수급에 영향이 있을지 재차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와 청와대에 따르면, 이번 수출에는 UAE와 '특별전략동반자 관계'라는 점이 고려됐으며, UAE에서도 우리 측의 빠른 수출에 대해 사의를 표명했다. 아울러 현재 추가물량 공급 계약 체결을 위한 협의도 진행 중이다.

현재 코로나19와 관련해 재외 한국공관 또는 주한 외국공관 등 정부채널을 통해, 진단키트 지원을 공식 요청해 온 국가는 총 17개국(동남아 3개국, 중동 4개국, 유럽 2개국, CIS국가 2개국, 중남미 2개국, 아프리카 2개국, 기타 2개국)으로 전해졌다. 진단키트를 포함해 방호품 지원을 요청하거나 보건전문가 파견을 요청한 나라는 총 26개국이라고 한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무상 지원 형태로 지원해달라는 국가도 있고, 수출해달라는 국가도 있다"며 "수출의 경우 국내 수급에 영향이 없다는 전제 하에 여력이 되는대로 도와주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고, 무상지원의 경우 수출과는 다르기 때문에 관계부처 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UAE 긴급수출 외에도 국내 진단키트 생산업체들이 약 30여개 국가로부터 직접 수출 주문을 접수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구체적인 계약은 민간차원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는 지난 5일 정상통화를 통해 순방 취소에 대한 양해를 구하고, 코로나19 관련 양국 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강 대변인은 "진단키트의 첫 수출은 코로나19 관련 국제 공조의 일환"이라며 "코로나19 대처를 위한 국제공조가 시급한 상황에서, '코로나 외교'의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도 "코로나 사태 이후 우리나라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오면서 고통을 겪었는데, 이제는 우리가 범세계적 방역에 적극 기여하는 위치에 섰다는 의의가 있다"며 "외국의 코로나 대처에 우리가 도우미로서 역할하는 하나의 분기점이 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김현 기자,구교운 기자 =

minssun@news1.kr